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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직장인 "들쭉날쭉 내월급…저축 잔고가 늘 제자리예요" [재테크 Q&A]

고정·비정기 수입으로 구분… 정확한 소득파악 먼저

3년차 직장인 "들쭉날쭉 내월급…저축 잔고가 늘 제자리예요" [재테크 Q&A]
Q. 3년차 사회초년생 A씨는 부모에게 빌린 3000만원과 전세대출 자금을 합쳐 주거지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시간을 두고 대출금을 갚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를 감당하는 일이 적잖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더구나 투자했던 주식은 날마다 떨어지고, 최근 1년 가계부를 따져보니 저축액은 미동도 없었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불규칙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소득편차가 매달 200만원에서 많을 땐 400만원까지 난다. 지출 역시 월 80만~190만원이 나간다. 운동비, 의류비 지출시 10만원이 넘어가면 할부로 구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A씨는 자신의 월급 정도면 얼마를 써야 되는지 감을 잡지 못하는 상태다. 연 1000만원은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대출을 먼저 상환하는 게 우선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신용대출 만기는 4년 정도 남았다.

A씨의 월 소득은 220만원이다. 연간 비정기 수입은 900만원 정도 된다. 상여 및 성과금이 300만원이고, 나머지는 수당이다. 지출은 230만원이 넘는다. 고정비(73만원)로는 보장성보험료(12만원), 통신비(6만7000원), OTT 이용료(2만3000원), 모임비(2만원), 영어학원비(5만원) 등이 있다. 변동비는 148만원이다. 식비(80만원), 교통비(8만원), 용돈(20만원), 주거관리비(8만원), 신용카드 할부(32만원) 등이 포함된다.

자산으로는 전세보증금(1억2000만원), 청약저축(56만원), 주식(230만원), 보통예금(400만원) 등이 있다. 부채는 전세보증금대출(8400만원), 신용대출(760만원), 신용카드 할부(120만원) 등 1억원 가까이 남아있다.

A.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계획없이 떠오르는 대로 소비하다 보면 전부 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고 조언했다. 당장 이달 카드 값을 낼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며 살 게 아니라면, 소득을 관리하는 원칙과 흐름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A씨는 부모님 도움과 대출로 독립해 주거하고 있으나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지출(주거비·대출이자)을 감당하면서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며 "1년 간 가계부를 쓰고 저축하면서 소비도 줄여보려고 노력했으나 순자산이 제자리라면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개선돼야 할 점은 자기 수입 흐름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고정수입과 비정기수입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A씨처럼 월 소득 편차가 큰 경우 스스로의 소득이 정확히 얼마인지 정의하지 않고 소비할 경우 적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상여금이 공짜로 굴러 들어온 돈이라고 인식해 뭉텅이로 써버릴 수도 있다.

사소한 할부 습관이 저축을 방해할 수 있단 점도 유의해야 한다. A씨처럼 10만원 이상 소비를 할부로 처리하는 행위는 근시안적 사고의 결과다. 금감관 관계자는 "다음달 상환 요구금액만큼 긴축해야 하고, 할부 상환액은 할부 기간만큼 의무적 고정지출이 된다"며 "할부 건수 누적시 매월 의무적 지출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산에 맞는 생활이나 저축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쓸 것만 쓰기 때문에 예산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은 A씨 저축액이 늘어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예산은 지출액이 작든 크든 횟수가 적든 많든 세워야 한다. 이때 월과 연 단위 두 기준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식비, 생활비 같은 변동비 혹은 경조사 예비비, 운동비, 여행경비 등 연간비용을 섞어 월급에서 통째로 지출하다보니 그 액수가 커진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까지 해결했다면 저축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명분이 있어야 돈을 모을 동기가 탄탄해지기 때문이다. 목표가 있다면 소비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떻게든 아껴서 목돈을 만들게 된다.

신용카드가 '만능키'가 아님도 주지해야 한다.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소득 흐름을 파악하고, 저축목표를 세우는 일이 의미가 없어진다. 잔고와 관계없이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편리함 탓에 모든 지출을 섞어 신용카드에서 나가게 만든다. 예산에 맞춰 소비해야 하는 원칙이 깨지는 동시에 얼마를 사용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들다.
이 행태가 반복되면 가계부를 월 단위로 정리해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되도록 사용하지 말고, 소비 목적에 맞게 통장을 쪼개 관리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부채의 경우 가지고 있는 예금액(400만원)으로 우선 상환하고, 비정기수입에서는 비상금을 일부 제하고 내년 연간비용 목적으로 저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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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