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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도지사 "도청 공무원 통해 희망 봤다"

재선 국회의원 뒤 전북도지사로 첫발 뗀 김관영
기업유치 통한 경제 살리기 총력 중 희망메시지

김관영 전북도지사 "도청 공무원 통해 희망 봤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지난 6일 전북도청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 하며 자신의 비전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 인간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향한 전북도민의 기대가 크다.

오래도록 쌓인 상대적 열패감, 고질적인 경제난, 지속되는 인구감소 등 전북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다.

이런 상황에 이제 52살의 정치인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며 도백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전국 광역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82.11%)을 올리며 도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가 걸어온 정치 행보와 경제를 살리겠다는 진심이 통한 결과다.

전북도지사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전임 송하진 지사의 대항마는 눈에 띄지 않았다.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으로 단체장을 16년간 역임하며 형성된 안정감에 "송하진의 경쟁자는 송하진 자신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송하진 전 지사를 선거일 2달여 전 출마한 김관영 지사가 이긴 것이다. 전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도민의 열망이 그를 전북도청으로 이끌었다.

김관영의 이력은 화려하다.

사법시험, 행정고시, 공인회계사 등 '고시 3관왕' 타이틀은 그를 천재로 불리게 했다. 행시(36회)로 공직에 입문해 당시 재정경제부 등 중앙정부 요직에서 8년간 일했다. 이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0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러더니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군산은 재정경제부 장관과 16~18대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봉균이라는 정치 거물이 버티고 있었다. 김관영의 새로운 도전에는 늘 거대한 경쟁자가 있었다.

그의 정치적 역량이 빛을 발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다. 탄핵 표결 직전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표로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했다. 우리나라 최대 정치 이슈로 건국 이래 처음 탄핵된 대통령의 문제점을 설명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진지한 표정에 확신에 찬 목소리, 논리적인 설명은 탄핵소추를 이끌었다.

그런 그를 두고 전북에서는 고건 전 국무총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대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잇는 큰 정치인이 나왔다며 반기고 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년 전 총선에서 국회의원 3선에 도전했지만 석패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공공정책전략연구소를 설립하고 전국을 돌며 지방자치 문제와 해결방안, 중앙정부 역할 등에 대해 공부했다. 이 기간 키운 실력은 김 지사에게 약이 됐다.

나아가 기성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싫증을 피할 수 있었고, 재선 국회의원의 안정감과 신선한 캐릭터를 동시에 챙길 수 있었다.

그렇게 전북도지사에 당선됐고 후보 시절부터 현재까지 한결같이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의 일성은 "기업 유치를 통한 경제 발전"이다. 전북이 가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 발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기업 유치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는 "도청 안에 들어와 보니 공무원들의 열정과 역동성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공무원 사회는 정체 되고 소극적일 거라는 대중의 인식과 상반되면서도 희망적인 말이다.

김 지사는 "공개되지 않은 지시도 많이 내린다. 그럼 직원들이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 주고 있다"라며 "분석과 개선점을 잘 찾아오더라. 고마운 일이다"고 전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도청 공무원 통해 희망 봤다"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지난 7일 전주 모래내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장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전북도

전북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자리에 앉아 있지만 '정치인이 아닌 인간 김관영'의 꿈을 묻는 질문에는 "주어진 사명을 모두 마친 뒤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삶을 즐기고 싶다"는 인간적인 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 김 지사를 지난 6일 전북도청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선 국회의원에서 광역단체장이 됐다. 차이가 있나.

▲어깨가 무겁다. 도정은 국방, 안보를 제외하면 국정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대안 없이는 말을 할 수 없고, 어느 문제 하나 소홀할 수 없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더 나은 삶을 향한 성장까지 도지사 책임의 범위는 광대하다. 모든 영역에서 ‘전북이 가는 길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게 할 것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취임 두 달이 지났다. 짧지만 성과가 있었는데.

▲핵심 공약인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 중 1개사 유치에 성공했다. ㈜두산이 김제지평선산단에 693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9000억 원 규모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새만금 유치, 국립호남권 청소년 디딤센터 익산 유치, 군산항의 숙원이었던 제2준설토 투기장 건립도 이뤄냈다. 큰 성취는 작은 성과, 성공에서부터 시작된다. 성공이 누적되고 쌓여서 전북 전체가 함께 성공하는 미래가 올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기업 유치에 열정적이다. 유치 협상 중인 기업이 있나.

▲기업 유치를 위해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협상 과정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전북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특히 새만금이 기회의 땅으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트라이포트가 가시권에 들면서, 새만금 잼버리 부지를 중심으로 투자 제안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쌀 한 톨을 수확하려면 1년 동안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기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임기 내 공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하는 도정을 위해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

▲인사원칙은 분명하다. ‘민생중심, 실력중심’이다. 전북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사명을 중심으로 판단할 것이다. 도청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산하기관도 마찬가지다. 출신, 지역, 성별을 떠나 실력을 우선으로 평가할 것이다. 속도감 있게 실행하며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인재들을 중용하겠다.

-하이퍼튜브, 대중에는 생소한 사업이다.

▲하이퍼튜브는 비행기 속도와 철도 접근성을 함께 갖춘 미래형 초고속 교통수단이다. 최고 시속이 1200km에 달해 부산에서 서울을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교통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하게 만들 수 있는 혁신산업이기도 하다. 2032년까지 9046억 원을 투입해 새만금 농생명용지에 하이퍼튜브 시험선로와 연구동, 차량기지 등이 포함된 종합시험센터를 조성한다. 시험센터 구축과 실증, 연구, 관련 기업 유치 등 경제적 효과가 향후 20년간 9조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도청 공무원 통해 희망 봤다"
전북 새만금에 들어설 하이퍼튜브 시험센터 위치도.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유치 당시, 직접 PT에 나서서 주목을 받았다.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는 ‘반드시 우리가 유치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곧장 TF 구성을 지시하고, 직접 공모 선정을 위한 대응 준비를 챙겼다. 경쟁이 치열했다. 게다가 경쟁지였던 충남과 경남이 여권 도지사가 이끄는 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강력한 유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직접 제안 설명과 질의응답에 나섰다. 현장 효과를 높이려고 PT 당일까지 발표자를 보안에 부쳤다. 무대엔 내가 나섰지만 그 뒤엔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있었다. 유치에 노력해준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

-새만금 사업은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개발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내년에 완공되는 남북도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내부 간선 도로축이 완성되면 방조제와 바다만 보이던 새만금이 완전히 달라 보일 것이다. 도민들도 새만금의 변화를 체감하고,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남북도로(2023년), 신항만(2025년 2선석 완공), 인입철도(2030년), 국제공항(2028년) 등 이른바 트라이포트(Tri-Port)가 완공되고 거주공간인 스마트 수변도시가 조성되면 새만금 개발에 결정적인 모멘텀이 생길 것이다. 본궤도에 오른 새만금 개발을 뒷받침할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디즈니랜드 같은 복합테마파크, 마리나리조트, 국제학교를 유치, 조성해 글로벌 허브로 정립시키겠다.

-전북도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물가로 민생이 어렵다. 농촌은 쌀값 폭락으로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전북경제 살리기와 도민의 삶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 지방정부가 민생과 경제를 살릴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도민에겐 겸손한 도지사, 도정에서는 유능한 도지사가 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