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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1년간 수익 안나면 보수 0원 [이런 펀드 어때요?]

VIP자산운용 VIP한국형가치투자펀드
절대운용성과에 따라 보수 결정
최준철·김민국 대표가 직접 운용
금리 2배인 年8~10% 수익 목표

가치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1년간 수익 안나면 보수 0원 [이런 펀드 어때요?]
VIP자산운용이 내놓은 'VIP한국형가치투자펀드'는 운용성과에 따라 보수가 달라진다. 이 펀드는 소액 적립식으로도, 연금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VIP운용의 첫 번째 주식형 공모펀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상·하방이 막힌 것으로 보이는 답답한 증시에서 상승 기대감이 있는 가치주에 투자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 한국형가치투자펀드는 지난 3일 설정돼 172억원(7일 기준) 규모의 자금이 모아진 상황이다. 수익률은 이제 트랙레코드를 쌓기 시작한 단계다.

■ 운용보수는 운용성과에 비례

한국형가치투자펀드는 직전 1년 운용성과에 따라 (다음 분기의) 운용보수가 결정된다. 펀드의 절대운용성과에 비례해 운용보수가 바뀌는 국내 첫 펀드다.

기본 운용보수가 연 0.8%인데 직전 1년 성과가 연 8%보다 낮을 경우 다음 분기 운용보수가 0.8%보다 낮아지고, 1년 손실이 날 경우 다음 분기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운용보수는 펀드수익률에 따라 최저 0%에서 최고 1.6%까지 달라지게 된다.

한국형가치투자펀드는 'VIP한국형가치투자증권모펀드'에 90% 이상 투자하는 자펀드다. 모펀드의 투자비중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결정된다.

최준철·김민국 VIP운용 공동 대표를 포함 펀드매니저 총 4명이 공동으로 운용을 맡았다. 최준철 대표는 "공모펀드가 대중의 신뢰를 잃은 큰 이유 중 하나가 상장지수펀드(ETF)에 비해 성과도 그리 좋지 않고, '고객이 손해를 봐도 운용사는 수수료 다 떼어가지 않느냐'는 불만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펀드의 절대수익에 따라 다음 분기 운용보수가 변화되는 국내 첫 성과연동운용보수 펀드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객의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회복할 때까지 운용보수도 0%를 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목표수익률에 대해 최 대표는 "이 펀드는 성과보수연동펀드로 연 8%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면 기본운용보수가 연 0.8%보다 낮아지도록 설계돼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금리의 2배 수준인 8~10%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VIP운용의 지난 20년 운용성과는 연환산 수익률 14%였음을 강조했다.

■올해 증시 전망 "상하방이 막혀 있을 것, 실적 좋은 가치주 기대"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 최 대표는 "올해 지수만 놓고 보면 상·하방이 다 막혀있을 것 같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금리와 그 부작용으로 인해 지수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지난해와 같은 전격적인 금리인상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하방도 막혀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섹터 로테이션과 종목 순환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면 실적 좋은 가치주들이 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가치투자펀드는 어떤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일까. 최 대표는 "좋은 기업에 장기투자할 경우 예금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장기적 낙관주의자, 지난 20년간 수익률로 보여준 것처럼 VIP운용이 고객을 대신해 좋은 기업을 잘 골라낼 것으로 믿는 가치투자자, 가볍게 시작한 주식투자였지만 어느덧 생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부담이 커진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전했다.

VIP운용이 전통적으로 가치투자의 강자인 만큼 여전히 가치투자가 유효한 방식인지 물었다. 최 대표는 "창업한 2000년 초반에도 많은 분이 한국에서는 가치투자가 안 된다고 했고, 최근 몇년 동안 성장주 대비 가치주들의 부진이 지속되자 비슷한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면서 "결과로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IP운용은 가치투자만으로 20년 전 100억원의 운용자산을 3조3000억원까지 키워냈고, 33억원의 자기자본을 1300억원으로 불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치투자야말로 가장 마음 편하고,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20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20년 VIP한국형가치투자펀드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식형펀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VIP운용은 가치투자가 한국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수익률로 보여주자는 결의를 지닌 두 명의 서울대생이 2003년 창업한 자산운용사다. 현재 세계최대 국부펀드, 연기금,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3조3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올해 2월 출시한 첫 번째 공모펀드 'VIP The First펀드'"는 출시 하루 만에 300억원 완판을 기록한 바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