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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대만 반도체기업 담은 ETF…내년 업황 회복땐 수혜 [이런 펀드 어때요?]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
2월 상장 이후 수익률 25% 넘어
AI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 전망
中수출 제재는 단기 리스크 될듯

韓·日·대만 반도체기업 담은 ETF…내년 업황 회복땐 수혜 [이런 펀드 어때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재구성되고 있다. 아시아 반도체 강국인 한국, 대만, 일본 3곳이 그 영향권이 들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에 투자하고 싶다면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적합하다.

■ 상장 후 수익률 25%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월 첫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린 해당 ETF는 지난 17일까지 수익률 25.57%를 기록했다. 같은 시점 순자산은 약 430억원이다. 자금은 주로 연기금 등에서 들어왔는데, 상장 이후 누적 순매수 금액은 399억원 수준이다.

이 상품은 'iSelect 아시아반도체 제조동맹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으며 한국 메모리반도체·장비,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발굴해 선별 투자한다. 미국이 단행한 대중국 반도체 규제로 공급망 형성 과정에서 제외돼 구조적 성장이 제한적인 중국 기업은 담지 않는다.

실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 일본, 대만은 2021년 기준 74%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이 수치는 82%로, 4년 전인 2017년 대비 7%p 상향됐다.

포트폴리오상 국가별 비중은 지난 4일 기준 한국 40%, 일본 35%, 대만 24%다. 구체적으로 국내 반도체 시장에선 향후 폭발적 성장이 예고된 고대역폭메모리(HBM)나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같은 메모리의 가치사슬(VC) 종목들이나 삼성 파운드리 관련 기업들을 찾아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합 반도체 기업(IDM) 뿐 아니라 한미반도체, ISC, 주성 엔지니어링 등이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

대만 기업 중에선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을 필두로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담당하는 곳들이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서버 외주개발 업체 위윈, 퀀타 컴퓨터 등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서버 제조 사업을 해왔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 하강 국면에서도 단가를 높이며 올해 실적 목표치를 올려 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일본 반도체 시장에선 장비 기업들이 강세다. 글로벌 점유율은 미국에 이어 2위(24%)에 올라 있으며 엔저로 수출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는 만큼 주가 상황도 양호하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아날로그 반도체), 어드반테스트(검사장비), 디스코(후공정 장비), 소시오넥스트(디자인하우스) 등이 올해 들어 모두 2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2팀장은 "반도체 산업은 기본적으로 주기성을 보이는 만큼 이를 분석하면 유연한 액티브 운용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일본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ETF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반도체는 초정밀, 고난도 생산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하이엔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도 중장기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반도체, 내년 업사이클 진입"

아직까지 반도체 수요가 온전히 회복되진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줄곧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불안정한 거시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이 개선 국면에 돌입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감산을 통해 공급을 제한하면서 수급 평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통화긴축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김 팀장은 반도체 산업이 내년엔 업사이클(상승 국면)로 들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으로 장기적 △인력 교류 확대 △기술 협력 △공급망 협력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물론 중국향 수출 제재로 단기 리스크는 존재한다. 현재 미국은 슈퍼컴퓨팅이나 AI 반도체 관련 기술 및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무엇보다 제3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 기술이 10% 이상 쓰였다면 역시 수출을 막는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을 적용 중이다.


김 팀장은 "AI가 등장과 동시에 다른 경쟁 제품들을 몰아내고 시장을 쥐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하면서 과거 반도체 기업에 기회를 제공했던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이후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당 산업이 장기적 성장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엔 일반 기기에 탑재될 '추론용(인퍼런시아)' AI 반도체가 중심을 이룰 전망으로, 5년 이상의 중장기 사이클을 지속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 펀드는 지난 4일 기준 엔화 35%, 대만 달러 24% 등 외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별도 환헤지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시 환율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