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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율 세계 최고 수준인데...뚜렷한 해법 안보인다

은퇴연령 빈곤율 39.3% 주요국과 격차 커
노인 3명 중 1명 일해 "생활비 벌러 나간다"
주요 소득 국민연금 개시 상향 가능성 커
기초연금 부동산자산 포함 선별 지원 주장도

[파이낸셜뉴스]
노인 빈곤율 세계 최고 수준인데...뚜렷한 해법 안보인다
/사진=뉴시스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의 57% 정도만 공적연금을 수령하며, 노인 3명 중 1명 이상은 일을 해야 하는 고령 노동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을 받는 시기마저 늦어지고 있어 소득 공백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 노인 빈곤율 세계 최고 수준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3%로 전년에 비해 다소 나아졌지만 OECD 회원국과 비교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0년 자료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한국 빈곤율은 40.4%이다. 호주(22.6%), 미국(21.6%)이고, 뉴질랜드(16.8%), 영국(13.1%) 등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격차가 크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의 50%(빈곤선) 이하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을 포함해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8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소득과 자산으로 진단한 노인 빈곤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에 자산까지 포함하는 연금화 방식으로 보더라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6.7%로 집계됐다. 독일(10.7%) 미국( 9%) 호주 (7.9%) 이탈리아(7.3%)등에 비해도 높다.

이승희 KDI 정책위원은 "자산을 소득화해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을 계산하면 소득 기준 노인빈곤율에 비해 빈곤율이 다소 낮아지지만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일하는 고령 인구도 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6.2%로 전년보다 1.3%포인트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6.1%포인트 상승했다. 93%가 '본인 배우자 부담으로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답한 점을 볼 때 부족한 노후 대비로 노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법정 정년을 넘겨 일하는 고령층은 늘었지만 고용의 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발표한 '정년 60세 법제화, 노동시장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은 35.1%로 15~54세 핵심 근로 연령층의 상용직 비중(65.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신 55세 이상 고령 취업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27.7%)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비중(31.7%)은 전체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노후 소득보장체제인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공개한 재정안정 방안 가운데 보험료율을 15%로 높이고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은퇴시기는 현재 60세지만 주된 일자리 퇴직연령은 지난해 기준 49.3세다.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는 기간이 늦어지면 노인 빈곤 우려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정년 연장·기초연금 선별 지원 등 주장도

이렇다 보니 소득 공백을 줄이기 위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화 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계에서는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과 법정 정년을 같게 해 소득 공백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은 63세이지만 2033년에는 65세로 연장된다.

반면 기업들은 은퇴 후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 부담을 통해 지원하는 기초연금을 고령층 내에서도 취약 계층에 선별적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체 고령층의 70%가 기초연금을 받지만 지급 기준을 지급보다 낮춰 선별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승희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고령층을 세대별로 구분해 소득과 자산을 활용한 경제적 상황을 분석한 결과, 세대간 차이가 굉장히 컸고 특히 1940년대생 및 그 이전 출생세대에서 노인빈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취약계층에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이 재산을 고려한 소득 인정액 일정 수준 이하인 고령층에게 집중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