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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경고 "인플레, 예상보다 질기다"...깜짝실적에 주가는 급등

[파이낸셜뉴스]
월마트의 경고 "인플레, 예상보다 질기다"...깜짝실적에 주가는 급등
세계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속도가 기대에 못미친다고 경고했다. 2013년 11월 26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월마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세계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경고했다. 제품 가격 하락을 기대했지만 예상만큼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둔화를 금리인하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디플레이션 예상 빗나가


소매업종 경기풍향계 역할을 하는 월마트의 전망이 급속히 바뀌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초가 되면 물가하락을 관리해야 할지 모른다고 예상한 바 있지만 20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은 전망을 뒤집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맥밀런 CE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자사의 미국내 일반잡화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올 1월까지 석달간 가격 하강 움직임이 무뎌졌다고 말했다.

앞서 맥밀런은 지난해 11월 실적발표 당시만 해도 2024년 초에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관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아


맥밀런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제품 가격이 1년 전보다 낮아진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지난해 11월 실적 발표 당시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가파르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식료품과 소비재들은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올랐다고 덧붙였다.

13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6일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미국의 물가상승 둔화세가 더뎌졌다는 점을 가리킨 바 있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의 5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접고 이를 6월 이후로 미루기도 했다.

맥밀런은 자사 일반잡화 제품 가격이 1년전, 심지어 일부 품목은 2년전보다 낮아졌지만 청소용품 등은 되레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깜짝 실적


비록 인플레이션이 질기다고 경고하기는 했지만 월마트는 이날 깜짝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연말 쇼핑 대목에 장사를 잘한 덕분이다.

순매출은 전년동기비 5.6% 증가한 1720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 전망보다 10억달러 많았다. 4분기 순익은 1년 전보다 12.4% 급감한 55억달러에 그쳤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약 10억달러 많았다.

전망은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앞으로 1년 매출성장률을 3~4%로 전망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고 있는 4.5%보다 비관적임을 시사했다.

비지오 인수


한편 월마트는 이날 미 가전제품 업체 비지오(Vizio)를 2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비지오는 설립 20년이 넘은 곳으로 TV 등을 생산한다.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마트캐스트도 보유하고 있다.

월마트는 비지오 인수를 통해 광고부문 성장에 탄력이 붙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깜짝 실적 발표에 힘입어 이날 월마트는 5.50달러(3.23%) 뛴 175.86달러로 마감했다.

비지오는 1.55달러(16.26%) 폭등한 11.08달러로 올라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