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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계열사 비주력 사업 매각… 전기차·로봇 신사업 집중 [현대위아 ‘모태사업’ 판다]

전기차·모빌리티로 그룹 사업전환
계열사도 일부 구조조정 불가피
"사업 흑자전환 올해가 매각 적기"
그룹 계열사 재편 신호탄 될 듯

[단독] 현대차, 계열사 비주력 사업 매각… 전기차·로봇 신사업 집중 [현대위아 ‘모태사업’ 판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위아의 공작기계사업 매각을 추진하면서 계열사 체질개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가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현지 공장을 매각한 사례가 있지만 주요 계열사의 비주력사업 매각을 검토하는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재편작업 신호탄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계열사 체질개선' 신호탄

26일 재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은 주로 자동차, 항공기, 선박, 전자제품을 포함한 기계류의 부품 제작에 활용된다. 기계를 만든 기계인 셈이다. 재계에선 현대위아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도 매각 검토작업에 착수한 만큼 계열사 재편작업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회장직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취임 이후 '통 큰' 인수합병(M&A)을 이어왔다. 2021년 글로벌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사들였고, 2022년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 등 유망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지분투자에 나서는 한편 미국엔 미래항공교통(AAM) 독립법인인 슈퍼널도 신설했다.

이처럼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 AAM, 로봇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의 경영 방향을 바꾸면서 계열사의 구조조정이 일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부품과 기계사업이 주력인 가운데 기계사업 내에 포함된 공작기계사업은 그룹 내에선 현대위아가 유일하게 갖고 있다. 특히 공작기계는 정 명예회장의 '품질경영' 시작점이기도 했다. 현대위아의 창원공장은 1~5공장이 있는데 공작기계는 1공장에서 생산된다. 주요 생산제품은 CNC 선반, 수직 및 수평 머시닝센터, CNC 연삭기, 보링기, 전용기 등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제품군에선 일본·독일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저가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위아의 기계사업이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현대차그룹은 공작기계사업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매각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로봇과 방산 등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위해 매각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로봇·방산' 신사업에 방점

현대위아는 공작기계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향후 전기차 부품, 로봇, 방산 등 신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친환경 전기차 부품 체계 구축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의 핵심인 통합 열관리 시스템이다. 엔진과 같은 별도의 열원이 없는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는 열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위아의 열관리 시스템은 모터와 배터리의 열관리에 실내 공조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으로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로봇 사업도 현대위아의 미래 먹거리다. 이미 현대위아는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인 지능형 로봇 제품군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되는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에는 현대위아의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들어간다. 이와 함께 모바일 로봇 통합관제 시스템과 주차관제 시스템도 개발했다. 아울러 원격사격통제체계, 안티드론 시스템 등 방산과 항공 분야인 AAM의 착륙시스템 등 핵심 구성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