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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해외법인 '역량 강화' 조직 신설..조주완의 특명

[단독] LG전자, 해외법인 '역량 강화' 조직 신설..조주완의 특명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월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LG전자가 해외법인 역량 강화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브랜드 위상 제고에 나섰다.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해외법인의 경쟁력 전담 조직까지 만들면서 조주완 대표의 해외 중심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법인 역량 강화 조직 신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초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해외법인역량강화담당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설된 해외법인역량강화담당은 산하에 △성장시장법인역량강화팀 △선진시장법인역량강화팀 △해외영업인텔리전스플랫폼팀 등을 두고 있다. 해외법인역량강화담당 임원으로는 전 영국법인장인 이범섭 상무를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시장과 선진시장 등으로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프리미엄 가전 최대 시장인 북미·유럽은 물론 포스트 차이나 시대 중요성이 높아지는 인도·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기업간거래(B2B) 확대와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B2B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LG전자가 CEO 직속 글로벌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면서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가전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등 관련 주요 글로벌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산하에는 그간 독립적으로 운영된 △북미·유럽·중남미·중아(중동·아프리카)·아시아 지역대표와 법인 △글로벌마케팅그룹 △소비자 직접판매(D2C) 사업그룹 등이 묶이면서 해외영업에서의 시너지 도모에 나섰다. 해외영업본부장으로는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윤태봉 부사장이 선임됐다.

LG전자는 지난해 해외 연구·개발(R&D)법인도 신설해 해외법인 역량 강화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3월 베트남에 전장(VS)사업본부의 R&D법인을, 7월에는 인도네시아에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첫 해외 R&D 법인을 신설했다.

'해외통' 조주완 "해외 점유율 더 늘린다"

연이은 해외영업 강조 기조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의 의중이 깊게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 근무를 시작으로 캐내다법인장, 호주법인장을 거쳐 2014년 미국법인장을 역임한 조 대표는 전자업계 대표적인 '해외통' CEO로 꼽힌다. 조 CEO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2개국 글로벌 현장 행보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30년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LG전자의 청사진을 위해 해외시장은 놓칠 수 없다는 판단도 해외법인 역량 강화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조 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약 75%인데 2030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하기 힘들지만 해외에서는 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3·4분기 기준 LG전자의 지역별 매출은 △북미(24.6%) △유럽(14.5%) △아시아(9.6%) △중동·아프리카(4.3%) △중남미(3.8%) △중국(3.1%)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1.2%) 순이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