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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비은행 부동산 PF부터 美상업용부동산까지...한은 "잠재 리스크 누적" 경고

2024년 3월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비은행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지속 상승”
“대출 부실화-수익성·유동성 악화 ‘이중고’ 우려”
“미 NYCB 등 지역은행 부실 위기, 파급 우려”
“국내 투자 금액 적지 않아...모니터링 강화해야”

韓비은행 부동산 PF부터 美상업용부동산까지...한은 "잠재 리스크 누적" 경고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올해 부동산시장 잠재리스크로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꼽았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비은행권의 연체율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최근 건설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만큼 면밀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 상업용부동산(CRE)발 리스크를 뇌관으로 평가하며 국내 금융기관이 투자한 금액이 많은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 “비은행 금융기관 부동산 PF 리스크, 올해도 지속”
韓비은행 부동산 PF부터 美상업용부동산까지...한은 "잠재 리스크 누적" 경고
한국은행 제공.
14일 한은은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물량이 향후 주택가격의 하방압력으로, 신생아 특례대출과 신규주택 공급물량 감소 등의 상방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PF대출을 대폭 늘린 비은행 금융기관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비은행 금융기관은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부터 연체율 상승 등 PF 대출 부실화에 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른 수익성 악화까지 이중고를 겪는 상태다. 이에 더해 건설업 및 부동산업 기업에 대한 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잠재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요구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고 높아진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부진은 가계의 채무상환부담 증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며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가격 하락은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PF 부실화, 취약차주의 신용위험 등 부동산시장과 관련한 금융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주택시장 부진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나가야 한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 누적된 불안 요인을 경감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늘린 국내 금융기관...모니터링 강화해야”
韓비은행 부동산 PF부터 美상업용부동산까지...한은 "잠재 리스크 누적" 경고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리스크뿐 아니라 미국의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에서 시작된 미국의 CRE발 리스크도 지적했다. 미 지역은행 부실로 인한 시스템 위기 발생 가능성이 재부각되는 한편 미국의 위기가 다른 나라로 파급될 우려도 제기된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 CRE 시장은 사무실을 중심으로 거래 부진이 지속되면서 CRE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CRE 가격은 전년 말 대비 5.9% 하락하였고, 2023년 3·4분기 거래금액 역시 82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고평가 인식이 퍼지고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등의 영향으로 CRE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한다.

특히 도심지역 사무실과 아파트 가격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가격은 2023년 말까지 전년 말대비 16.1%로 하락했다. 재택근무 확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도심지역 사무실의 경우 29.2% 하락했고 아파트 가격도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급등(31.3%)했다가 이후 2023년 말까지 14.5% 하락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 및 연기금이 주요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해외 대체투자 잔액은 1153억달러(약 154조원)이며 이 가운데 부동산은 416억달러(약 55조6000억원)에 달한다. 금융연구원도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대체투자가 지역별로는 미국 58%, 유럽 23%, 투자유형별로는 오피스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