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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하이브'에 맞선 민희진...증권가 "'뉴진스' 아닌 '민희진' 배제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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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5일 간 시총 1조 증발, 외인·기관은 1900억 팔아
뉴진스 음반활동 제한 없다면 중장기 동력 훼손 없어

'거대 하이브'에 맞선 민희진...증권가 "'뉴진스' 아닌 '민희진' 배제될 것"
인기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민희진 어도어(ADOR)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하이브의 모든 증시 지표가 휘청거렸다. 시가총액은 단 5일 만에 1조원 넘게 감소했고, 주요 투자자인 외국인과 기관은 연일 하이브의 주식을 매도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4.95% 하락한 20만15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 때 주가는 5.75% 내린 19만9800원까지 거래돼 20만원선마저 붕괴됐다.

하이브의 주가는 민 대표와 회사 간 갈등이 드러난 지난 22일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25일 민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 이후에는 더 떨어졌다.

지난 19일 23만5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5일 만에 12.58%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무려 1조2079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에 있다. 외국인은 지난 26일 하루에만 135억2500만원어치를 파는 등 최근 5일 연속 366억5700만원에 달하는 하이브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도 이 기간 연속 순매도에 나서 총 1545억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순매도 규모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인 지난 26일 592억1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대부분 민 대표의 주장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하이브는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우려해 즉각 반박문을 냈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대기업과 직장인 간의 대결 프레임도 민 대표에 대한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단기 변동성 확대에도 여전히 매수 의견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나타났던 목표가 상향(한화투자증권 34만원) 러시는 잠잠해진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 박수영 연구원은 "아직까지 정확한 사실 관계가 파악되고 있는 것은 아니나, 여러 상황을 가정해 볼 필요는 있다"라며 "하이브 아티스트 라인업 중 뉴진스가 배제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하이브 내 민희진 대표 배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이화정 연구원은 "(하이브의) 전반적인 레이블이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및 신인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 단일 레이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지 않고 있다"라며 "어도어 관련 갈등이 빠르고 원만하게 해소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만일 그렇지 못한 상황이 오더라도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동력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뉴진스가 여전히 하이브의 지식재산권(IP)이라는 점에서 투자의견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뉴진스의 팬덤은 엄연히 그 프로듀서인 민 대표가 아닌 뉴진스를 바라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투자증권 안도영 연구원은 "양측 모두 뉴진스 IP의 훼손을 원치 않기 때문에 5~6월 발매 예정인 음반 활동이 영향 받을 가능성은 낮다"라며 "만약 추후 크리에이티브 대체가 필요해진다 하더라도 기존에 보유한 팬덤 및 하이브의 매니지먼트 역량 고려 시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