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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노동생산성 낮은데"…재계 '반대' 목소리[제조업 주4.5일제②]

"현행 근로시간 제도 개선 먼저 돼야" "생산 유연성 제한…주 4.5일제 '어불성설'" "4.5일제 도입, 기업 자율로 결정할 문제"

"지금도 노동생산성 낮은데"…재계 '반대' 목소리[제조업 주4.5일제②]
[울산=뉴시스]23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2023.08.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재계는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제기한 '주 4.5일제'가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뜩이나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노동 유연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근로 시간이 더 줄면 생산성 저하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근로시간 단축보다는 현행 근로제도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9일 경총 관계자는 "현재도 주요국에 비해 한국 노동 생산성은 낮은 상황"이라며 "주 4.5일제 도입은 생산성 저하를 비롯해, 고용 비용의 과도한 증가로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확보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법정근로시간 단축보다는 현행 근로시간 운용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근로시간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2023년 노동생산성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내 28위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현행 근로제도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조업계의 주 4.5일제 도입은 현 상황에선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무역업계의 생산 유연성이 제한돼 있다"며 "수출 경쟁력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 4.5일제'는 고려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계에선 주 4.5일제를 도입하더라도, 법제화를 통한 도입이 아닌 개별 기업의 자율 결정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 4.5일제가 법제화되면 중소 기업의 경영 환경이 위축되고, 건설업과 조선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영세 기업 입장에서 주 4.5일제 법제화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근로 시간 감축을 견딜 수 있는 기업에서 상황에 맞게 도입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과 SK 등에선 임원을 중심으로 근무 시간이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인력 중요성이 큰 제조업에서 당장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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