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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떼내는 美 생물보안법… K제약바이오 진격 기회

美하원 심의… 연내 입법 가능성
북미시장 영향력 큰 中우시 대체
삼성바이오로직스 반사익 기대↑

미국 생물보안법이 15일(현지시간) 하원 감독위원회에서 심의가 진행됨에 따라 국내 바이오 기업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미국바이오협회 소속 기업의 상당수가 중국 기업에 위탁생산(CMO)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제정될 경우 중국을 대체하기 위한 업체로 우리 바이오 기업이 부상할 수 있어서다.

15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생물보안법 입법으로 국내 기업 수혜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는 단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생물보안법으로 직격탄을 맞을 중국 CDMO 기업의 경쟁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입법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말에도 미국 의회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법안이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에 의해 발의되면서 홍콩 증시에서 우시바이오로직스(항체의약품 중심)와 우시앱텍(합성의약품 CDMO)의 주가가 폭락하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혜 가능성이 주목받은 바 있다.

우시바이오 매출에서 북미의 비중을 절반을 훌쩍 넘는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못하게 될 경우 해당 물량이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1위인 60만4000리터의 생산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생산력을 높이고 있어 미국 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역량을 보유한 중소형 CMDO 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합성의약품 CDMO에서 미국과 유럽의 GMP 실사와 인증 경험이 있는 레퍼런스를 갖춘 업체로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상황에서 역시 반사적 이익이 기대된다.

최근 미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기업 124개사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두거나 중국이 소유한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생산 뿐만 아니라 전임상과 임상 서비스에서도 미국 기업의 대중의존도가 높았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제조 파트너를 바꾸는데는 최대 8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따른 공급망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환자들의 의약품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국내 바이오 업체들에게 즉각적으로 호재라기 보다는 중장기적 수혜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지정학 이슈에서 자유로운 기업이 주목을 받을 것이므로 우리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생물보안법은 미국 하원에서 통과되면 상원과 하원의 전체회의를 거쳐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입법이 된다. 올해 1월 말 발의 이후 입법 과정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 만큼 연말까지 추진되는 필수 입법 패키지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