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 하계올림픽 유치 나선 전북특별자치도
국내서 서울 제치고 선정 '이변'
최종 선택 앞두고 유치전 본격화
카타르·이집트 등 10여國과 경쟁
김관영 도지사, 8일 스위스行
바흐 IOC 위원장 만나 전략 설명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앞줄 왼쪽 네번째)와 관계자들이 지난 2월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년도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대회 유치 국내 후보지로 전북이 선정되자 손을 들어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2036 하계 올림픽'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전북특별자치도가 이제 국제 경쟁을 앞두고 있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림픽 유치 시 소요예산 10조2000억원 대비 42조원의 큰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또 분산 개최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이 기대되며 많은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1극으로 꼽히는 서울을 제치고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점을 감안하면 꿈 같은 기대만은 아니다.
전북도가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다른 지역에서는 코웃음을 쳤고, 지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49대 11이라는 큰 차이로 후보지가 된 것이다. 정확히는 전북 전주가 개최 중심 도시지만 유치전을 전북도가 주도하고 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올림픽 국내 후보지 선정은 도민들 성원과 연대 도시들이 힘을 모아 만든 성과"라며 "반드시 전북이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도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8일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전북의 2036 하계올림픽 전략을 짜임새 있게 설명하겠다"며 "올림픽 유치 관련 중앙부처 승인 등 국내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일 것"이라며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100여일만에 국내 후보지 선정
전북도는 하계올림픽 유치를 지난해 11월7일 발표하고 3개월여가 지나 2월28일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발표 당시만 해도 뜬금없는 소리였다. 당시 기준으로 2년 전부터 올림픽 유치를 천명한 서울과 경쟁하겠다는 것도 터무니없어 보였다. 하지만 김관영 전북도지사 의지는 분명했고, 결국 국내 후보지가 됐다.
지난해 11월7일 기자회견을 자처한 김관영 지사는 제36회 2036년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를 선언했다. 전주와 새만금 등을 중심으로 조성할 경기장은 저탄소·저비용 건축 방식으로 설계하며, 기존 경기장 22곳을 적극 활용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광주와 충남 등 인접 도시와 시설 사용을 협의해 신설 경기장은 4곳에 불과하다. 전북도는 올림픽 개최 예산을 10조2905억원으로 추산한다.
재원 조달은 국비 2조278억원, 지방비 7360억원, 공공기관 2조6202억원, IOC 지원금·스폰서십 3조665억원, 사업수익 8047억원, 라이선스·기부금 등 1조353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로 예상되는 경제 파급효과는 42조원에 달한다. 관광객 증가와 인프라 확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우리나라 국제 위상 향상이 기대된다. 당시 김관영 지사는 "하계올림픽 유치로 전북은 세계와 함께 도약하고,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1년 반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고, 발표 시기를 한인비즈니스대회(2024년10월) 이후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쉽지 않은 남은 여정
전북이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가 됐지만 아직 남은 절차와 경쟁이 많다. IOC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쟁쟁한 국가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 도시의 도전이 아닌 대한민국의 도전이 된 것이다. 전북의 올림픽 도전은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2년여 전부터 구상을 하다가 2023년 6월 '2036 올림픽 유치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첫걸음을 뗐다. 이후 국제대회 유치를 위한 체육시설 및 소요 재원 분석(2024년5월), 올림픽 대회시설 적합성 간이 조사(2024년7월)를 거치며 철저한 준비를 이어갔다.
대한체육회가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공고를 발표한 2024년 9월, 전북은 즉시 대응했다. 올림픽 유치 TF를 구성하고, 개최 계획서를 수립하는 등 유치 경쟁력을 강화했다.
같은 해 11월12일, 대한체육회에 개최 계획서를 제출하고 공식적인 국내 후보 도시로서의 절차를 밟았다. 비수도권 연대 전략을 내세운 전북도는 광주와 전남, 충남, 충북, 대구 등 연대에 나선 지역과 협의를 거쳐 주요 시설물에 대한 사용 승낙서를 접수(2024년11월)하는 등 국가 균형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 발표심사에 영상으로 전북의 올림픽 유치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연대의 힘을 보였다.
하계올림픽 유치는 지역의 경제·사회적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 및 철도망 확충, 체육시설 신축 및 개보수, 관광 인프라 개선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에서 방문하는 선수단과 관광객을 맞이하며, 전북의 국제적 인지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북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하계올림픽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생산유발효과 전국 40조4000억원, 전북 27조9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전국 17조8000억원, 전북 12조9000억원, 취업유발효과 전국 44만9000여명, 전북 37만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전북은 국내후보지 선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및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은 후 대한체육회와 협력해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IOC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뒤에는 IOC 미래유치위원회 평가를 받게 된다.
이후 미래유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 도시가 추천되며, 최종적으로 IOC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개최지가 결정된다. 현재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해외 도시들도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등 10여 개 국가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인도는 수도권을 벗어나 국가 전역 개최를 검토 중이며,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초 올림픽을 목표로 한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2022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카타르도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kang123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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