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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5배 올린 EU집행위, '역대 최대' 예산안 공개…3230조원

2028~2034년 7년 계획…EU 총 GNI 1.26% 규모
우크라에 1000억 유로 배정…국방비 5배 증액
국방비 증액은 미국 의존도 줄이는 '유럽 자강론' 반영된 결과
5가지 자체 수입안도 마련…대기업 기여금 부과 포함

국방비 5배 올린 EU집행위, '역대 최대' 예산안 공개…3230조원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집행위는 16일(현지시간) 2조유로(약 323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장기 예산안을 제안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2028년~2034년 2조유로(약 323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예산안을 공개했다. 2020년 승인한 1조2100억유로(약 1956조7636억원)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것은 지금까지 제안된 것 중 가장 야심찬 계획이 될 것"이라며 "더 전략적이고 더 유연하며 더 투명해졌다"고 밝혔다.

EU집행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예산은 2028년부터 7년간의 '다년도 재정계획(Multiannual Financial Framework·MFF)'이다. 이번에 제안된 규모는 EU 전체 국민총소득(GNI)의 1.26%로, 현재 1.13%를 크게 웃돈다.

집행위의 청사진은 3가지 역점에 따라 예산 구조를 재편한다.

△농업, 어업, 통합, 사회 정책에 8650억유로(약 1398조6963억5000만원) △연구·혁신을 포함한 경쟁력 강화에 4100억유로(약 662조9659억원) △우크라이나 1000억유로(약 161조7250억원)를 포함한 대외 활동에 2000억유로(약 323조4820억원)를 투입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예산은 현재 상황과 미래 과제를 모두 고려했다"면서 "예산의 약 35%는 기후 및 생물 다양성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국방, 안보, 우주 분야엔 현재 예산의 5배에 달하는 1310억유로(약 211조7929억4000만원)를 배정했다. 국방과 안보에 대규모 예산을 배정한 것은, 미국 없이도 안보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유럽 자강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유럽 내에서 빠르게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회원국 기여금 변동 없이 EU가 자체적으로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전기 폐기물과 담배, 대기업 수익에 대해 EU 전역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EU 배출권 거래제(ETS)로 연평균 96억유로(약 15조5237억7600만원)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으로 연평균 14억유로(약 2조2638억8400만원) △전자 폐기물로 연평균 150억유로(약 24조2535억원) △담배 소비세로 연평균 112억유로(약 18조1116억3200만원) △유럽을 위한 기업 기여금(CORE)으로 연평균 68억유로(약 10조9974억3600만원)의 수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CORE는 중소 기업을 제외하고 EU에서 운영·판매하며 연간 순매출이 1억유로(1617억2700만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일시불로 납부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번 재정 계획은 유럽의회와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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