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 둔화에도 비은행 연체율 상승과 취약차주 대출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산건전성이 1·4분기보다 2·4분기에 개선되는 등 양호한 복원력을 고려할 때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이 전체 금융시스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1043조2000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707조8000억원, 352조3000억원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고 가계대출은 감소세가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은행 대출에 비해 비은행 대출의 증가세가 더 빨리 둔화됐다. 자영업자의 은행대출은 2·4분기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60.2%로 팬데믹 이후 증가세가 완만히 둔화되는 추세다. 반면 비은행 대출은 2022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30.2%에서 최근 1.7%로 큰 폭 하락했다.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의 76.8%를 담당하는 상호금융조합의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며 저축은행 대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확대된 영향이다. 차주 특성별로 보면 저소득, 저신용 차주의 대출이 각각 132조3000억원, 42조4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7조1000억원, 10조1000억원 늘었다. 이에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도 12조8000억원 증가한 12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41만명)의 대출 비중도 10.5%에서 11.5%로 상승했다. 한은은 취약 자영업자 부실 증가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의 복원력이 양호해 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은행은 BIS기준 총자본비율이 2·4분기 말 기준 17.7%로 전분기 대비 0.1%p 상승하며 규제비율(11.5%)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올해 7월까지 114.4%로 모든 일반은행이 규제 완화 전 비율(100%)을 상회하고 있다. 비은행권도 유동성비율도 모든 업권에서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유동성비율은 2022년 4·4분기 이후 크게 늘어났던 예금이 만기도래하면서 유동성부채가 감소세를 이어감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상호금융의 경우 유동성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유동성 자산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점도 유동성비율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호금융의 유동성 비율은 2·4분기 말 기준 106.4%로 전분기(99.5%) 대비 상승했다. 한은은 “최근 자영업자 차주간에 소득 및 신용도 측면에서 일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자영업자 차주들의 상환능력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26 09:40:55[파이낸셜뉴스]지방은행의 연체율이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개인사업자와 가계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 등 경기 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여력은 낮아지고 있어 지방은행이 ‘이중고’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은행은 지역경기 회복 지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은행간 경쟁 증대 등의 영향으로 지방은행의 자산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 이때 지방은행은 2024년 5월부터 시중은행인 아이엠뱅크로 전환한 대구은행을 포함한 6개 은행이다. 우선 지방은행 연체율은 올해 6월말 0.67%로 4대 시중은행(0.29%)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 2010년 4·4분기부터 2014년 2·4분기까지는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4대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후에는 지방은행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의 경우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상승했으나, 대기업과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하락했다. 가계의 경우도 신용대출 연체율이 1.63%로 주담대(0.24%)에 비해 크게 높은 데다, 4대 시중은행(0.26%)에 비해서도 1.37%p 높아 취약차주 중심으로 대출자산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특히 경기민감 업종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5%)중 건설업(1.36%)이 가장 높은 가운데, 숙박음식업(1.04%), 도소매업(0.85%) 및 부동산업(0.66%) 등도 최근 상승세다. 이들 업종의 연체율 상승은 4대 시중은행도 비슷한 추이지만 속도가 지방은행이 대체로 더 빠르다. 이같은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방은행의 손실흡수여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방은행의 BIS 자본비율은 15.9%로 큰 변화가 없으나, 부실자산에 대한 대응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57.3%로 2022년 6월말(198.3%)에 비해 낮아졌다. 한은은 “일부 지방은행 적립비율의 경우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커지면서 장기간 감독기준(100%)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손실흡수능력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방은행의 연체채권 대비 매·상각률은 올해 상반기 중 65.9%로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26 09:39:55[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주택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누증 등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26일 경고했다. 특히 금융 불균형의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상승하는 등 국내 금융시스템의 중장기적인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 내리면 가계부채 누증 가능성↑한국은행은 26일 ‘2024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하가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주택구입 부담이 경감되고 매수심리가 강화된다는 분석에서다. 이미 국내외 통화정책 피벗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되는 과정에서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2%가 넘는 서울지역 자치구는 7~8월 중 15개를 넘어선 상태다. 최근에는 인천·경기 등 수도권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의 전주 대비 상승률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던 가격 상승세가 점차 서울 여타 지역과 인접한 수도권으로 전이되고 있다. 주택가격지수 추정 결과, 대출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은 1년 이후 0.43%p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p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폭이 2배 가량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더해 한은은 민간신용 증가율이 경제성장 속도를 상회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이 6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빠르게 늘어났는데, 금리하락은 주택 매수심리 및 가격 상승기대를 강화시키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취약성지수 상승도 상승 전망금융 불균형 정도도 확대될 전망이다. 과거 2010년 이후 2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기(2012년 2·4분기~2017년 3·4분기, 2019년 2·4분기~2021년 2·4분기)에 금융 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각각 17.4에서 27.6로, 33.5에서 56.2로 상승했다. 당시 기준금리는 2012년 7월 3.25%에서 2017년 11월 1.25%까지 하락했고, 2019년 7월 1.75%에서 2021년 8월 0.50%까지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2년 2·4분기부터 2017년 3·4분기 중에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이 증가하고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상승으로 복원력이 저하되면서 FVI가 상승했다. 2019년 2·4분기에서 2021년 2·4분기중에는 팬데믹 이후 부동산시장 및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자산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확대됐다. 특히 직전 금리 인하기인 2019년 2·4분기부터 2021년 2·4분기까지 2년 동안 FVI가 가파른 상승(분기평균 2.8)을 보였는데, 첫 번째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 주택가격 상승의 기여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DSR 등 거시건전성 정책 중요한은이 금리인하 기대 및 거시건전성정책 관리 방안을 함께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 결과, 금융여건 완화 상황에서 FVI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나 거시건전성정책이 강화될수록 FVI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그 효과도 시차를 두고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나리오1보다 거시건전성정책이 강화된 시나리오2에서 FVI 상승 억제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금융여건 완화 시 부동산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누증 등의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간 조화로운 정책조합(policy mix)에도 유의해야한다고 봤다. 한은은 “신규주택 공급대책은 중장기적 시계에서 부동산 가격의 상승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수요측 요인에 의한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 운용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이미 발표한 정책들을 예정대로 일관되게 시행하는 가운데, 특히 스트레스 DSR의 안착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며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미리 준비하고 부동산가격 안정 및 정부의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유지되도록 정책 공조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26 09:39:33[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규모가 지난 2010년 저축은행 사태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낮은 연체율과 손실흡수능력 개선 등으로 금융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내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 추진 경과 및 평가'에서 이같이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진행한 PF 사업장의 사업성 재평가 결과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4조3000억원(저축은행 4조9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사태 당시(10조5000억원)의 2배를 넘었다. 신용평가사 기준에 따른 사업성 재평가 결과를 금융업권별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업권에서 PF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10.9%에서 올해 6월 말 29.7%로 18.8%p, 상호금융은 같은 기간 5.1%에서 19.7%로 14.6%p 각각 올랐다. 비은행 연체율은 전체 여신 기준 0.5~8.5%로 저축은행 사태 당시인 지난 2011년 9월 말(29.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자본비율도 크게 높아지면서 과거와 달리 금융기관들이 PF부실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으로 평가됐다. 향후 PF 사업장의 부실이 심화되는 경우에도 업권별 자본비율은 여전히 규제기준을 크게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업권별로 PF 관련 충당금 추가 적립, 증자 등 선제적 대응을 이어온 것도 금융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제한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한은은 "감독당국의 구조조정 추진 및 금융권의 유동성 확보 노력에 힘입어 부동산 PF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지방 건설사의 유동성 부족 가능성 등 잔존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PF 사업성 평가와 정리계획이 마련됨에 따라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하락에 기대어 구조조정을 유예·지연하려는 행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정리계획 이행을 철저히 점검하는 가운데 미흡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이행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비은행간 건전성 규제 차이에 따른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관기관간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9-26 08:24:27주택가격이 올해 6월 말보다 20% 떨어지면 대출자 100명 가운데 5명은 주택 등 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전세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집주인 11%는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야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좀 더 지속되면 신용리스크 쓰나미가 본격화된다는 진단이다. 실제 국내 금융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상승 속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취약부문의 부실위험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기준금리가 지난 6월 말 수치보다 2.0%p 오를 경우 취약 가계·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7%p(5.6%→7.3%), 3.6%p(5.7%→9.3%)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를 말한다. 금리인상으로 한계기업의 부실위험도 높아져 이들 기업이 1년 후 부도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6월 말보다 금리가 2.0%p 오를 경우 기존 3.52%에서 3.75%로 0.23%p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재무건전성 분석에서는 주택가격 하락이 리스크로 지목됐다. 올해 6월 말보다 주택가격이 20% 떨어질 경우 고위험가구 비중이 전체 대출가구 기준으로 3.3%에서 4.9%로 상승했다. 고위험가구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상환이 어려운 가구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저금리로 자산가격이 급등한 이후 (금리인상으로) 이를 조정받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장 유의해야 한다"면서 "차주들의 부실화 발생 가능성과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한 임대인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우려도 제기됐다. 한은은 전세보증금이 10% 하락하면 전세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12-22 18:05:54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온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부동산 PF 부실이 커질 경우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내년 2월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과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56조원에 달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 하락 정도가 더 가팔라질 경우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금융기관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향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증대될 경우 PF-ABCP, 증권사 및 취약업종 CP 발행 및 차환 여건이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2일 "향후 집값 하락 폭이 확대되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주택가격 하락이 부동산 PF 사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 국장은 "주택가격 하락 정도가 PF 사업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 수준에 따라 부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 정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있어 금융기관 자본력 점검이나 주택시장 연착륙 방안 등을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안정화정책 시행 효과로 CP시장 경색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발행시장의 경우 CP 발행은 10월 중 PF-ABCP, 증권회사 CP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순상환됐다가 11월 들어서는 정책자금 집행이 본격화된 데 힘입어 순상환 규모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향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증대될 경우 PF-ABCP, 증권사 및 취약업종 CP 발행 및 차환 여건이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증권사 CP(25조7000억원) 및 PF-ABCP(30조1000억원) 등 55조8000억원의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회사·여전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유동성 부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다. 증권사의 유동성비율은 2019년 말 133.7%에서 올해 9월 말 120.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카드사는 220.3%에서 155.6%로, 캐피털사는 169.8%에서 134.4%로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도 9월 말 기준 135.3%로 규제수준(100%)을 크게 상회하고는 있으나 분기별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등 공통요인과 파생결합증권 관련 마진콜(증권회사), 거액예금 이탈 가능성(저축은행) 등 업권별 특이요인이 맞물리면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증권사는 부동산 경기 둔화 시 PF 채무보증 이행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9월 말 기준 23조9000억원이다.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규모는 지난해 말 40조4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44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여전사는 대규모의 자금을 시장성 자금으로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으로 여전채 발행여건이 악화됐다.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경계감 등으로 지난해 1.97%에서 올해 1∼9월 4.03%로 큰 폭으로 올랐다. 여전사의 자금조달 구조 단기화로 차환리스크도 높아졌다. 여전사 자금조달 중 CP·단기사채 비중은 지난해 12.9%에서 올해 9월 17.7%로 높아졌다. 여전채 발행액 중 2년 이하 비중도 지난해 31.5%에서 올 9월 말 51.3%로 확대됐다. 여전사의 부동산 PF(27조1000억원) 대출 중 브리지론은 유동성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2018년 이후 급증한 거액예금(5000만원 초과 예금)의 이탈 가능성 등 수신 이탈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평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12-22 18:01:42한국은행이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금융지원 정책효과까지 소멸하면 내년 말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이 19%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실위험 규모는 40조원가량 늘게 된다. 22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금융안정보고서 참고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규모가 빠르게 늘고 경기위축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위험률은 오히려 하락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취약부문 금융지원 조치가 적극 시행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은이 경기·금리 및 정책효과에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 부실위험률 모형을 통해 시나리오별 변화를 시산한 결과 금리상승과 경기부진에 더해 정책효과 소멸까지 덮치면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은 최대 19.1% 커졌다. 부실위험 대출은 이미 연체가 시작된 대출이나 세금 등을 체납한 차주가 보유한 대출을 뜻한다. 부실위험률은 부실위험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이 코로나19 이전 규모로 회복되면 2023년 말 자영업자 부실위험 규모는 최대 39조2000억원 확대됐다. 취약차주는 15조~19조5000억원, 비취약차주는 16조1000억~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된다는 추정이다. 이에 한은은 "부실위험 축소를 위해 취약차주의 채무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차주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의 단계적 종료 및 만기 일시상환 대출의 분할상환 대출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 대출 부실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영업구조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폐업지원 및 사업전환 프로그램도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자영업자 대출은 최근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말 기준 1014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3% 늘었다. 특히 차주별로는 취약차주(18.7%)가 비취약차주(13.8%)에 비해 크게 늘고, 업권별로는 비은행금융기관(28.7%)의 증가세가 은행(6.5%)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비중(32.7%)이 높았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2-12-22 18:01:38[파이낸셜뉴스] 국내 금융시장이 경색 국면에서는 벗어났으나 CP시장을 중심으로 한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부동산 PF 부실화, 연말 자금 수급 악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도 상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이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12월)에 따르면 최근 단기금융·채권시장 불안이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은행채·공사채 발행 확대로 신용증권시장의 수급 부담이 늘어나고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CP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지난 10월의 경색 국면에서는 다소 벗어난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대책 등에 힘입어서다. 다만 CP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신용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용채권금리는 상당폭 하락했으나 CP금리와 신용스프레드 확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공사채·은행채 발행 물량이 소화되고 발행 스프레드도 낮아졌지만 회사채·여전채 발행부진과 증권사 CP 및 PF-ABCP의 차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향후 국내 CP·신용채권 시장에서는 시장 안정 대책 효과가 가시화되겠지만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고 부동산 PF 부실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또 연말에는 자금수급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 한은은 이 같은 시장 불안의 기저에는 과도한 리스크 추구 행위가 있다고 판단했다. 저금리 기조 하에서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부동산 등 특정 부문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이들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문제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2-12-08 09:31:09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라는 복합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나라가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금융안정 상황을 알 수 있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코로나19 위기 직후 수준인 '주의' 단계로 진입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누적된 가계부채와 높은 주택 가격에 금융취약성지수도 장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불안지수, 3개월째 '주의' 단계 한국은행이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에 따르면 금융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FSI는 지난 5월 기준 13.0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진 이후인 지난 2020년 9월(15.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금융불안지수가 8.0을 넘으면 '주의' 단계라는 설명이다. 올해 3월 8.9로 주의 단계에 진입한 이후 4월에도 10.4를 기록하며 석달째 8.0을 넘었다.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가속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올해 1·4분기 52.6으로 장기평균(2007년 이후)인 37.4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 2·4분기 59.9, 3·4분기 58.6을 기록한 데 이어 4·4분기에는 54.8로 점차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가계부채 누증과 높은 주택 가격 수준 등이 주요 취약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는 평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4분기 219.4%로 전분기(219.5%)보다 다소 줄었지만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 증가세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급증한 자영업자 대출, 내년 상환 리스크 증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 대출은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내년부터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3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960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보다 40%가량 증가한 규모다. 특히 취약차주가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도 30.6%나 증가했다. 최근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금융지원이 중단될 경우 저소득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리스크가 시한폭탄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해마다 0.5%p씩 오르고, 금융지원과 손실보전금이 없어질 경우 소득 수준에 따라 내년 자영업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저소득층(하위 30%)이 올해 34.5%에서 내년에 48.1%로, 중소득층(40∼70%)이 38.6%에서 47.8%로, 고소득층(상위 30%)이 39.5%에서 44.4%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여신전문회사나 저축은행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더라도 취약차주에게 채무재조정, 폐업지원 등 연착륙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난해까지 크게 늘다가 금년 들어 둔화되고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는 움직임이지만 가계부채 누증 수준이나 주택 가격 수준은 여전히 경계감을 늦출 단계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따른 국내외 정책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 위험선호 변화 등을 통해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 및 취약차주의 부실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06-22 18:15:50[파이낸셜뉴스] 올해 6월 말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투자규모가 48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투자 다변화가 요구되면서 해외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면 해외투자 관련 잠재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종합적인 유동성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2020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 면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투자규모는 올 6월 말 486조원으로, 해외투자가 급증한 한 지난 2013년말 이후 3.8배 증가했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증권사·보험사·연기금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해외투자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14년부터 올 6월중 전체 금융기관 해외투자 증가액(357조원)의 91.8%를 차지한다. 이 기간 비은행금융기관의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은 10.3%에서 21.8%로 11.5%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은행의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은 1.3%(38조원)로 0.8%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투자상품별로 살펴보면, 해외채권과 해외주식이 각각 210조원, 176조원으로 전체 해외투자의 43.2%, 36.2%를 차지해 가장 많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의 투자비중이 각각 46.1%, 22.2%로 많았다. 부동산 등에 대한 해외대체투자도 100조원을 기록해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사태로 예년보다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중 금융기관 해외투자 증가율은 4.6%로 지난해 증가율(25.7%)을 하회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해외투자가 주춤해지고, 해외대체투자는 상업용 부동산 경기 부진 우려와 해외투자 현장실사의 어려움 등으로 주춤해졌다"고 했다. 한은은 저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른 높은 수익률 추구와 투자 다변화 영향으로 앞으로 해외투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해외투자 관련 잠재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해외채권은 우량등급 투자 비중이 높아 신용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나, 코로나19로 해외 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신용리스크 확대에 따른 신용·시장 손실 가능성이 커질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대체투자 손실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해외대체투자의 정보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 사후관리 강화 유도, 비은행금융기관의 외화 조달·운용상 종합적인 유동성리스크 관리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2020-09-24 0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