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남 거제에서 50대 남성이 복통을 호소하다 병원 10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하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전 3시28분께 거제 연초면에 사는 50대 남성 A씨가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창원과 진주, 부산 등 병원 10곳에 전화로 이송을 문의했으나 거절당했고, 수소문 끝에 같은 날 오전 4시46분께 거제지역 한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A씨는 이 병원에서 급성 복막염 진단을 받았으나 의료진 부족 등 이유로 수술은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다시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1시간 넘게 수소문해 같은 날 오전 부산 소재 병원에 사설 구급차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7 07:36:42[파이낸셜뉴스] 올해 20번째로 열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에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우리나라 인구 100명 중 2명이 찾는 행사인 만큼 열기는 뜨거웠지만, 철저한 안전관리 덕에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불꽃 아래 모인 시민들은 환호와 감탄 속 특별한 순간을 만끽했다. ■불꽃 보려 여의도에 107만명 운집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일대는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주최 측과 경찰 추산에 따르면 이날 축제엔 107만명의 관람객이 공원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러나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시민들의 의식은 성숙했고, 안전관리 인력을 대폭 증원하는 등 서울시와 경찰, 한화의 대비도 철저했다. 당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경찰, 한화 안전관리 스태프들은 미리 현장에 나와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부터 모여드는 인파를 관리했다. 형광 조끼와 빨간색 경광봉을 든 수십명의 스태프들은 연신 "역내가 혼잡하다"를 외치며 시민들이 분산해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역에서부터 한강공원에 이르기까지 경찰과 안전관리 스태프들은 곳곳에 자리를 지켰다. 특히 이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한강공원에선 더 바쁘게 움직였다. 펜스와 안전 통제선으로 돗자리를 펼치는 공간과 보행로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인파가 많은 쪽에는 출입을 통제했다.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보행로에선 우측통행을 안내하며 길이 막히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했다. 한강공원은 공연 시작이 3시간가량 남은 오후 4시쯤부터 일찌감치 모여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현장 곳곳에는 돗자리를 깔고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서둘러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간이 테이블 위에 태블릿PC를 올려놓고 영상을 시청하거나 잠을 청하며 불꽃축제를 기다리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친구와 함께 불꽃축제를 보러 온 홍모씨(33)는 "오후 2시에 도착해 돗자리를 겨우 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며 "불꽃축제까지 시간은 좀 남았지만, 날씨가 좋아서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고 말했다. 딸, 아들과 한강공원을 찾은 장모씨(47)도 "올해 불꽃이 크다고 해서 기대가 된다"며 "특히 서울시에서 신경을 많이 썼는지 안전관리가 아주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불꽃 터지자 일제히 환호 본격적인 불꽃축제는 오후 7시가 넘어 시작됐다. 개막식 이후 7시 26분께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첫 번째 불꽃이 하늘에서 터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가장 먼저 시작한 일본팀은 '다채로운 공간예술'을, 이어 미국팀은 '캘리포니아를 꿈꾸며'를 각각 주제로 강렬한 불꽃을 선보였다. 한국팀은 '시간의 섬광(Flashlight)'을 제목으로 K팝 노래와 함께 형형색색의 불꽃을 터트리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불꽃축제를 즐기러 온 노모씨(32)는 "불꽃축제를 보러 온 건 처음인데 너무 화려하고 불꽃에 압도됐다"며 "보러 오기까지 힘들었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에서 온 신모씨(30)도 "여러 팀 중 특히 한국팀 불꽃이 가장 멋있었다"며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불꽃축제는 개막식으로부터 1시간 30분이 지난 8시 46분께 끝이 났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도로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안전관리 스태프들은 호루라기를 불고, 경광봉을 흔들며 인파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시민들은 이들의 안내에 따라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인력 대폭 증원... 무사히 집으로 주최 측인 한화는 1200명의 한화 임직원 봉사단을 포함한 총 3400여명의 안전관리 및 질서유지 인력을 투입했다. 경찰도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 경찰서 558명, 기동대 23기 1380명, 기순대 20개팀 160명 등 경찰 경력 총 2417명을 동원했다. 서울시는 한화를 비롯해 소방재난본부, 영등포·용산구, 서울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고 전년 대비 안전 인력을 28% 증원했다. 안전을 위해 교통통제도 이뤄졌다. 경찰은 여의동로(마포대교남단~63빌딩)를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전면 교통통제를 실시하고, 여의동로로 이어지는 여의나루로, 국제금융로7길, 여의대방로, 63로는 아파트 거주민 및 행사차량만 선별적으로 통행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여의나루역은 불꽃축제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6시부터 9시25분까지 열차 77대가 무정차 통과했다. 서울시는 축제가 끝난 뒤 인파가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지하철 5, 9호선을 각각 18회, 52회 증회 운영했으며,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여의도환승센터·여의도역·여의나루역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 26개를 행사 종료 시각에 맞춰 집중 배차했다. 이날 하루 소방 구급 활동은 60여건으로 집계됐다. 두통, 복통 등 대부분 경미한 증상이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10-06 02:53:39[파이낸셜뉴스] 명절 연휴가 지나면 가정집마다 과일이 평시보다 늘기 마련이다. 통상 명절 전후로 감사함을 표하고 싶은 이들과 선물세트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이 바로 과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과와 배는 소비 수요가 가장 높은 과일 품목이기도 하다.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장은 “사과와 배는 심혈관 건강과 체내 수분 보충, 소화 촉진에도 좋아 명절 선물로는 안성맞춤인 품목”이라며 “그러나 과도한 섭취는 소화 불량과 혈당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19일 조언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달 소비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석 성수품·선물 세트 구매의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2%가 추석 선물 세트로 사과를 사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소고기가 16.2%, 과일 혼합 세트가 12.8%로 뒤를 이었는데, 사과 세트와 과일 혼합 세트를 사겠다는 응답자를 더하면 그 수치가 38.0%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2023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로 사과가 1위를 기록했으며, 배가 그 뒤를 잇기도 했다. 한의적으로 사과와 배는 약처럼 사용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 내 배는 즙을 내 복용하면 기침과 천식을 다스리고 열로 인한 목과 코의 통증 해소에 좋다고 기재돼 있다. 사과는 갈증을 멎게 하며, 급성 위장병(곽란)으로 인한 복통에 효과적이라고 기술돼 있다. 무엇보다 사과에 포함된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면역력 강화와 에너지 생산에도 도움을 준다. 배는 체내 수분 보충에 좋으며, 풍부한 식이섬유로 소화기 건강을 증진시키고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울러 사과와 배는 껍질에도 많은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사과 껍질에는 폴리페놀류 물질이 함유돼 체내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배 껍질에는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은 루테올린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해당 품목들은 고기류와 곁들여 섭취해도 좋은 영양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돼지고기에 사과를 함께하면 사과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와 칼륨이 돼지고기의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배의 경우엔 한의학적으로 찬 성질이 강한 과일류로 분류되는데, 따듯한 성질의 소고기와 만나게 되면 유익한 성분들의 인체 흡수를 돕는다. 고기 양념장에 사과나 배를 사용하면 고기 속 단백질 성분을 연하고 부드럽게 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다만 과도한 섭취는 경계해야 한다. 당분 함량이 높아 당뇨병 환자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만약 선물받은 물량이 많아 즙을 내 주스 등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엔 과당 흡수가 빨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는 혈액에 많은 양의 포도당을 쏟아지게 만들어 당뇨의 위험도를 높인다. 여기에 사과는 산과 당분을 모두 함유하고 있어 충치 번식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소는 탄산음료나 술보다 사과가 치아 손상 위험을 3.7배 높인다고 밝힌 바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19 09:07:11[파이낸셜뉴스] 민족의 명절 추석연휴엔 기름진 음식들이 식탁에 많이 올라오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반복되는 소화불량과 속이 답답하다면 담낭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나루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는 "추석 명절에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소화기 질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라며 "위쪽 배나 명치 부위에 통증이나 더부룩한 느낌이 있을 때 체했다고 생각하고 소화제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약을 먹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식후 1-2시간 뒤 심한 우상복부 통증이 발생할 경우, 담낭 질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담낭은 지방의 소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담즙을 모아뒀다가 배출시켜주는 기관으로 담즙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을 겪게 된다. 평소에 증상이 없는 담석증이 있었거나 담낭선근증, 담낭배출능 저하 등이 있었던 환자들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명절 연휴 기간에 갑작스러운 우상복부나 명치 통증 등으로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담낭 질환은 담석증, 담낭염, 담낭선근증, 담낭용종, 담낭암 등을 모두 포함하는 질환으로 최근 서구식 식습관, 운동부족 혹은 과도한 다이어트 등의 생활습관 변화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담낭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담석으로 콜레스테롤, 담즙색소, 담즙산 등의 성분이 담낭 내에서 결정화 돼 발생한다. 만약 상복부 불편감, 우상복부 또는 명치의 통증, 발열, 오심, 구토, 오른쪽 어깨나 견갑골 쪽으로 방사되는 통증 등이 있다면 담낭염일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담낭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으로, 담석이 담낭관이나 담도를 막아 담낭 내부의 압력이 증가하고 2차적 세균감염이 발생한 경우 담낭염으로 진행된다"라며 "담낭염이 아니더라도 담낭벽이 두꺼워지는 담낭선근증이 있는 경우 담낭 수축기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식후 복통이 지속된다면 담낭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13 15:51:33[파이낸셜뉴스] 최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 A씨는 한 한의원에서 한약과 영양·체중 관리 등으로 구성된 다이어트 9개월 패키지 치료를 진행하기로 하고 350만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한약을 처음 먹은 당일 구토와 복통, 설사 증세가 나타났고, 그는 한의원에 부작용이 발생한 사실을 알리며 환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의원은 단순 변심에 해당한다며 환급을 거부했다. 22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다이어트 관련 의료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은 모두 203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7건, 2022년 44건, 지난해 85건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접수된 피해 구제 신청도 지난 6월 현재 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건)보다 50% 늘었다. 피해자 연령대는 20~40대가 82.7%(168건), 성별은 여성이 92.1%(187건)로 절대다수였다. 사례별로는 한방이 54.2%(110건)로 가장 많았고 지방분해 주사 35.9%(73건), 지방흡입술 9.9%(20건) 등의 순이었다. 구체적인 신청 사유는 부작용이 40.9%(83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계약 관련 피해 39.9%(81건), 효과 불만족 15.8%(32건) 등이었다. 한방의 경우 한약 복용에 의한 구토와 울렁거림 등 소화기계 증상이 23.4%(11건)로 가장 많았다. 또 피부 반응이나 두근거림이 10.6%(5건)로 뒤를 이었다. 8.5%(4건)는 간 수치 상승이나 컨디션 악화, 두통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였다. 지방분해주사는 주사 부위의 두드러기 또는 멍과 같은 피부 반응(34.6%·9건)이 다수였고, 지방흡입술은 수술 부위 함몰과 비대칭, 염증 반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의료기관의 대응은 소비자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계약 전 치료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1회 또는 단기간 치료를 받아본 뒤 장기(패키지)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2 13:03:18[파이낸셜뉴스] 복통과 구토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의 뱃속에서 머리카락 뭉치 1㎏가 나왔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해당 여성은 수술까지 받았다. 18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여성 A(24)씨는 최근 극심한 복통과 잦은 구토,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결과 A씨의 위에 거대한 털 뭉치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들은 약 45분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이 이물질을 제거했다. 제거된 털 뭉치는 길이 약 40㎝, 약 1㎏ 무게의 머리카락 덩어리로 나타났다. 집도의 페드로 로바토는 “몸 외부에서 만져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거대했다”며 “환자는 정신과적 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반복적으로 머리카락을 먹는 트리코파지아(식모벽) 진단을 받았다. ‘라푼젤 증후군’으로도 알려져 있는 식모벽은 정신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스트레스 등 심리적 불안이 이 병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라푼젤 증후군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흔히 나타나며 성인보다는 청소년기일 때 발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에는 라푼젤 증후군을 앓던 영국의 16세 소녀가 머리카락이 소화기관을 막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23 07:08:00[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영조는 평소 위가 약해서 자주 배가 아팠다. 배는 항상 냉하고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의관들은 산증(疝症)으로 진단을 해서 이중탕과 과 같은 처방했다. 산증이란 냉기로 인해서 아랫배가 뒤틀리면서 아픈 증상을 말한다. 크게 봐서 산증은 냉증의 일종으로 기능성 위장장애에 속한다. 영조는 즉위하고 나서 평소 반총산(蟠蔥散)과 함께 이중탕(理中湯)을 즐겨서 복용했다. 반총산은 훗날 자신의 주인으로 삼았다고 할 정도였다. 이중탕도 마찬가지로 이중탕으로 효과를 많이 봐서 건공이중탕(建功理中湯)이란 벼슬까지 내렸었다. 이중탕은 인삼, 백출, 복령, 감초로 구성된 처방이다. 역시 냉증으로 인한 복통에 특효한 처방이다. 그런데 반총산이나 이중탕만으로도 영조의 복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영조의 위장장애는 시간이 지나면서도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영조 20년(1744년), 영조는 어느 봄날 회충을 토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현기증을 느끼면서 갑자기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럽더니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진정이 되었다. 이러한 증상은 예전의 담기(痰氣) 때문에 어지러운 것과는 달랐다. 회충을 토한 이후로는 더욱더 기운이 없고 배는 더 고픈 듯 불편해 졌다. 의관들은 안회이중탕(安蛔理中湯)을 처방했다. 안회이중탕은 이중탕에서 감초를 빼고 포건강, 천초(川椒, 제피열매), 오매(烏梅, 구운매실)를 넣은 것으로 비허증(脾虛症)과 함께 회충으로 인한 복통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안회(安蛔)는 회충으로 인한 증상은 안정시켜준다는 의미다. 이중탕이 기본방이 된 이유는 회충의 증상도 냉증과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영조는 안회이중탕으로 복부 불편함은 다소 진정이 되는 듯해서 자주 복용했다. 영조 24년(1748년), 영조는 한 여름에 신하들을 갑자기 불러들였다. “내가 일찍이 회기(蛔氣, 회충의 기운)가 있다고 하교한 바 있다. 무언가 목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하고 구역감이 있다. 내의원에서 생강차를 올려서 먹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안회이중탕을 복용하면 배가 편한 듯하지만 그때뿐이다. 어찌 이것을 잡지 못하는 것이냐?”라고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한 의관이 “회기(蛔氣)가 도는 것은 위가 냉한 것 때문이오니 사군자나 오매를 차로 마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의관이 거들면서 “사군자나 오매에 추가로 빈랑과 천초를 넣어서 차로 마시면 회충이 저절로 내려가서 방해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또 한 의관이 “무엇보다 천초가 좋습니다. 천초는 여염집에서도 뱃속에 회충이 있을 것을 염려한 까닭에 마땅히 상복하는 약재입니다.”라고 했다. 영조는 “천초는 제피나무의 열매 아니더냐?”하고 물었다. 영조는 평소에 치통으로 고생을 했는데, 그때마다 천초로 치통을 치료한 적이 있어서 잘 알고 있었다. 잘 익은 천초는 색이 붉어서 홍초(紅椒)라고도 부르는데, 껍질을 볶아서 가루내서 물에 타서 먹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도 넣었다. 옛날에 민간에서는 천초를 먹으면 회충이 사라진다고 해서 많이 먹었다. 영조는 천초가루를 먹으면 구역감도 줄어들고 복통도 잠잠해졌다. 영조는 천초 이외에도 고추장도 많이 먹었다. 영조 25년(1749년) 영조는 초가을 어느 날, 의관들에게 “내가 요금 콩밥도 싱겁고 보리밥도 싱거워서 몇 숟가락을 먹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천초 같은 것과 고추장을 좋아한다. 이것은 식성이 점차 어릴 때와 달라진 것이냐 아니면 역시 위기가 약해져서 그런 것인가?”하고 물었다. 사실 영조는 배가 냉하고 회충이 있어서 천초와 고추장과 같은 기운이 열(熱)하면서 맵고 자극적인 것들 즐겨 먹게 된 것이다. 영조는 수라상에 수시로 고추장을 진어하도록 했다. 고추장은 음식이기 때문에 임금의 수라를 담당하는 사옹원에서 맡아야 했는데, 영조의 수라상에 올리는 고추장은 내의원에서 맡았다. 내의원에서는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 진어했다. 먼저 대두 1말을 푹 삶고 백미 2말을 곱게 갈아 함께 찧어 탱자나 작은 참외 크기만 한 메주를 만들어 솔잎에 놓고 온돌방에 두었다. 메주가 마르면 소금 3되, 고춧가루 3술로 장을 만들어 앞의 재료의 양에 따라 넣고 반죽하여 항아리 속에 담았다. 그 뒤에 찹쌀 1말로 밥을 지어 식으면 달걀만 한 환을 만들어 항아리 안쪽 가장자리에 두고 해가 드는 곳에서 익혔다. 날이 추울 때는 햇볕에 두고, 더울 때는 그늘에 두었다. 그렇게 보관해 놓고 수시로 꺼내서 진어했다. 당시 고추장은 약이었다. 허리나 옆구리, 어깨에 담이 결리고 아플 때 고추장 1숟가락과 꿀 1숟가락을 섞어 물에 타서 따뜻하게 복용하기도 했다. 종기가 처음 생기면 고추장으로 떡을 만들어 종기에 붙였다. 그렇게 하면 종기가 쉽게 화농되면서 빨리 아물었다. 영조는 고추장을 먹으면 입맛이 돌고 뱃속의 냉감도 줄면서 속도 편했다. 수의가 묻기를 “요즘 약방에서 계속해서 고추장이 잘 진어되고 있습니까?”라고 했다. 영조는 “그렇다. 그런데 요즘 내의원에서 만든 것보다 지난달 초에 들여온 고추장이 매우 좋았다. 맛이 다르니 어떻게 된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자 의관은 “전하께서 말씀하신 고추장은 조종부집안의 것입니다. 그것으로 다시 들여옵니까?”라고 했다. 영조는 “그렇게 하라.”라고 했다. 영조는 내의원 고추장보다는 사헌부 지평인 조종부(趙宗溥) 집안에서 만든 고추장을 좋아했다. 흥미롭게도 영조가 최고로 여겼던 고추장을 만든 조종부는 순창 조(趙) 씨다. 그렇다고 영조에게 고추장을 순창에서 만들어서 올린 것은 아니다. 당시 조종부는 한양에 살았다. 영조 29년(1753년), 영조의 회충은 여전했다. 심지어 또다시 회충을 토하기도 했다. 어느 봄날, 영조는 입안으로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있어서 입을 크게 벌리고 토해냈다. 양손에 올려놓고 보니 3~4촌 길이의 회충이었다. 요즘 길이로 하면 10~12cm 정도다. 약 10년 전에도 회충을 토한 적이 있었는데, 잠잠하다가 다시 토한 것이다. 영조는 원래 위장이 약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 더더욱 비위(脾胃)가 상해서 수라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심지어 “나는 식욕이 없어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토해낸 회충은 통통하니 내 기혈을 모두 빨아먹었던 것이 아니냐?”라고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의관들은 걱정하는 영조에게 “민 판부사 또한 회충을 토한 적이 있습니다. 회충을 토하는 일은 빈번하게 있는 일이오니 너무 상념하지 마시옵서서.”라고 했다. 영조는 증상이 불편할 때면 어떤 것도 먹을 수 없었다. 심지어 그 좋아하던 고추장도 물렸다. 의관들은 그때면 안회이중탕을 조제해서 복용하게 했다. 안회이중탕은 언제나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다. 몇 년 후에도 영조는 회충을 토해서 의관들을 불렀다. 영조는 죽을 먹고 난 직후 연한 홍색의 회충을 토했다. 의관들은 이중탕에 오매를 넣어서 처방을 했다. 안회이중탕보다는 약한 처방이었다. 그러면서 수라상에 반찬으로 다시 고추장을 올렸다. 영조는 무엇보다 고추장을 먹으면 속이 편했다. 영조는 70세가 넘어서도 고추장을 즐겨 먹었는데, 심지어 고추장을 송이버섯, 생복, 새끼 꿩고기와 비견되는 맛으로 평가해서 늙어서도 입맛을 잃지 않은 것을 고추장 때문으로 여겨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영조가 즐겼다는 고추장은 승정원일기 등에 고초장(苦椒醬), 고초장(苦草醬), 호초장(胡椒醬), 초장(椒醬)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붉은 고추는 이미 임진왜란(1592~1598년)을 거치면서 조선 땅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요즘의 우리가 먹는 붉은 고추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천초(川椒)로 만든 것도 초장(椒醬)이라고 했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고추도 초(椒)의 일종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는 천초(川椒)로 천초장(川椒醬)이나 초시(椒豉)를 만들었다. 천초장은 고추 대신 천초를 이용해서 만든 장이다. 그리고 초시는 천초 열매와 두시(豆豉, 메주콩)를 섞어서 만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천초장이 고추가 유입되면서 빨간색 고추장으로 발전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조가 즐겨 먹었던 것이 천초장이던 고추장이던지 모두 영조의 속이 냉해서 나타나는 복통과 회충에 의한 증상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당시 고추장은 내의원에서도 만들었으니 약이라고 할만하다. * 제목의 〇〇〇은 ‘고추장’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승정원일기> 〇 영조 20년 1744년 4월 14일. 前月晦間, 微有眩氣, 而當其發作時, 必也靜臥以鎭之矣. 今則其症已歇, 而頭部微疼之氣, 亦已盡愈, 但以氣弱之故, 時有痰氣之往來, 而猶不如前日之若烟羃矣. 頃一吐蛔之後, 氣若虛餒, 則胸膈之上, 輒有衝上之物, 似是蛔蟲. (지난달 그믐에 약간 현기증이 있었는데, 그에 발작 시에 당하여 반드시 바른 자세로 편하게 앉아 있으면 진정이 되었다. 지금은 그 증상이 이미 사라지고 머리만 약간 아픈 기운이 있으니 역시 모두 나았으니 단지 기운이 약한 까닭으로 여겨지고 때로 담기가 왕래하고 지난번처럼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지는 않다. 한번은 회충을 토한 후에 기운이 허하고 배가 고픈 듯하더니 흉격 위로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은 회충 때문인 것 같다.) 〇 영조 24년 1748년 6월 15일. 上曰, 曾以蛔氣, 有所下敎者, 而自昨喉間有蛔蟲欲出之氣. 故進御薑茶, 而終無效, 何以則爲好耶? 應三曰, 此是胃冷之致, 使君子·烏梅等物, 作茶飮溫服, 則好矣. 壽烓曰, 此是痰入胃口之致, 不必爲慮. 使君子·烏梅, 加入檳樃·川椒, 以茶飮進御, 則順下而無妨矣. 益河曰, 閭閻家, 或慮腹中蟲盛, 故常食川椒矣. (상이 이르기를 “일찍이 회충의 기운을 하교한 바 있다. 그리고 간간이 목에 회충이 나오려고 하는 기가 있다. 고로 생강차를 진어했지만 결국 효과가 없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라고 했다. 응삼이 말하기를 “이것은 위가 냉한 소치입니다. 사군자나 오매 등으로 차를 만들어 따뜻하게 해서 복용하면 좋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수계가 말하기를 “이것은 담이 위구로 들어간 소치이니 반드시 염려하실 것은 없습니다. 사군자와 오매에 빈랑, 천초를 넣어서 차로 마실 수 있도록 진어하면 순조롭게 내려가 방해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익하가 말하기를 “여염집에서는 뱃속에 회충이 있을 것을 염려한 까닭에 마땅히 천초를 상복합니다.”라고 했다.) 〇 영조 25년 1749년 7월 24일. 水剌, 則豆飯常有口淡之患, 麥飯則不淡, 而所進, 亦每不過數匙矣. 嘗見昔年進水剌時, 必進鹹辛之物, 今予亦常嗜川椒之屬及苦椒醬. 此乃食性, 漸與少時不同者, 其亦胃氣之漸衰耶? (수라상이 들어와도 콩밥은 맛이 싱거운 경우가 많고 보리밥은 싱거워서 먹어보려고 해서 역시 매번 불과 몇 숟가락만 떠먹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수라상에 반드시 짜고 매운 것들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역시 천초 같은 것과 고추장을 좋아한다. 이것은 식성이 점차 어릴 때와 달라진 것이냐 아니면 역시 위기가 약해져서 그런 것인가?) 〇 영조 27년 1751년 윤5월 18일. 若魯曰, 苦椒醬近日連爲進御乎? 上曰, 連進御矣。向日初入之苦椒醬, 甚好矣. 若魯曰, 此趙宗溥家物也. 更入之乎? 上曰, 唯. (약노가 말하기를 “고추장은 근래에 연속에서 진어가 되었습니까?”라고 했다. 상이 이르기를 “연속에서 진어가 되었다. 지난번 초에 들여온 고추장이 매우 좋았다.”라고 했다. 약노가 말하기를 “이것은 조종부집안의 것입니다. 다시 들여옵니까?”라고 했다. 상이 이르기를 “그렇게 하라.”라고 했다.) 〇 영조 29년 1753년 4월 22일. 上曰, 중략. 久不吐蛔蟲, 近又吐之, 而恐或挨口, 大開口而使之抉出, 則其長如許矣. 仍擧兩手, 示三四寸許. 若魯曰, 吐蛔何日爲之乎? 上曰, 十七日間爲之, 而腹部如有其氣矣. 중략. 上曰, 蛔蟲上來時, 川椒, 勝於生薑耶? 文秀曰, 頗勝矣. 若魯曰, 蛔旣始上來之後, 則無還爲下去之事矣。上曰, 閔判府事, 亦爲吐蛔云矣。若魯曰, 然矣, 而頻數多吐矣. (상이 이르기를 “중략. 오랫동안 회충을 토하지 않다가 근래에 또 토했으니 두렵고 혹은 입 가까이 올라오면 입을 크게 벌리고 빨리 빠져나오게 해서 그 길이를 알 수 있었다. 손에 들고 보니 3~4촌 정도 되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약노가 말하기를 “회충을 토한 날은 언제였습니까?”라고 물렀다. 상이 이르기를 “17일 전이었던 것 같고 배에 그 기운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중략. 상이 이르기를 “회충이 위로 올라올 때 천초가 생강보다 좋으냐?”라고 했다. 문수가 답하길 “약간 좋습니다.”라고 했다. 약노가 말하기를 “회충이 이미 비로소 위로 올라온 이후에는 다시 되돌아 아래로 내려갈 일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상이 이르기를 “민 판부사도 역시 회충을 토했다고 하더냐?”라고 했다. 약노가 답하기를 “그렇습니다. 빈번하게 많이들 토합니다.”라고 했다.) 〇 영조 33년 1757년 5월 7일. 上曰, 予旣別無所損, 但痰氣, 有時升降而且吐蛔, 故今日召卿等矣, 卿等實過慮矣. 중략. 傳敎曰, 參橘茶停止, 加減理中湯五貼製入, 問候, 湯劑繼進日爲之事, 下敎. 出榻敎 晩曰, 饌饍中苦椒醬好矣. 上曰, 然則入之, 可也. (상이 이르기를 “내가 이미 손상된 바가 별로 없고 단지 담기가 있고 때에 따라서 오르내리면서 회충을 토하는 때가 있어 지금 경들을 부른 것이다. 경들이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중략. 전교에 따라 인삼귤차를 정지하고 가감이중탕 다섯첩을 지어서 들이고 문후하고 탕제는 계속해서 날마다 해야 할 일로 하교하였다. 만이 이르기를 “반찬으로는 고추장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상이 이르기를 “그렇다면 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했다.) 〇 영조 44년 1768년 7월 28일. 上曰, 松茸·生鰒·兒雉·苦椒醬, 能有四味, 以此善食, 以此觀之, 口味非永老矣. (상이 이르기를 송이, 생복, 어린 꿩, 고추장은 능히 4가지 맛이 있으니 이것은 맛있는 음식이다. 이것을 보면 내 입맛이 영영 늙지는 않은 것 같다.) <의휘(1871년)> 椒醬法. 假令大豆一斗爛烹, 白米二斗細末, 同擣作燻造, 如枳子大如小苽大, 安於松葉上, 置于溫房. 待乾以鹽三升, 苦椒末三槡匙爲醬, 量入拌匀, 納于缸中, 後粘米一斗作飯, 候冷, 打丸如鷄子大, 揷于四邊置之, 陽照處待熟. 食甘如蜜. 寒則置陽處, 熱時置陰處. (초장법. 대두 1말을 푹 삶고 백미 2말을 곱게 갈아 함께 찧어 탱자나 작은 참외만 한 메주를 만들어 솔잎에 놓고 온돌방에 둔다. 마르면 소금 3되, 고춧가루 3술로 장을 만들어 앞의 재료의 양에 따라 넣고 반죽하여 항아리 속에 담은 뒤에, 찹쌀 1말로 밥을 지어 식으면 달걀만 한 환을 만들어 항아리 안쪽 가장자리에 두고 해가 드는 곳에서 익힌다. 맛이 꿀처럼 달다. 추울 때는 햇볕에 두고, 더울 때는 그늘에 둔다.) <동의보감(1610년)> 椒豉元. 治浮腫神方. 椒目 一錢, 豉 二七粒, 巴豆 一箇, 去皮心熬. 右硏細, 滴水和丸菉豆大. 溫水呑下三丸或五丸, 以微注爲度. (부종을 치료하는 신방이다. 초목 1돈, 두시 14알, 파두, 껍질과 심을 버리고 볶는다. 1개를 곱게 가루내고 물로 반죽하여 녹두대로 환을 만든다. 따뜻한 물에 3알 또는 5알씩 약간 설사할 정도로 먹는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7-17 16:46:19[파이낸셜뉴스]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을 모르는 장내 염증반응이 오랜 기간 지속돼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과거에는 서구에서 발병률이 높았으나,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뉘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장내미생물이나 식이, 약물, 흡연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17일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1차 직계 가족의 경우,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약 20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성 척추염, 건선, 포도막염과 같은 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까지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침범하는 질환이며, 주요 증상으로 혈변, 설사, 점액변 등이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조절되지 않는 염증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으며, 염증이 오래되면 대장암과 같은 중증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주로 20~40대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60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걸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의 전층을 침범하는 염증이 깊게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해보면 깊은 궤양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협착이나 농양, 천공, 누공 등의 합병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주로 10~20대에 많이 발병하며 연령대가 낮은 만큼 유전적 요인이 발병이 중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복통과 설사가 흔한 증상이지만, 이러한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유사하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 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호전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이 늦어지거나 합병증이 발생된 상태에서 진단이 될 수 있다. 고 교수는 "젊은 나이에 반복적인 복통과 설사가 있거나 체중 감소를 동반하는 경우, 과거에 치루, 치열, 항문 주위 농양으로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 염증성 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선이나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꼭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질환인 만큼 장기적인 관리와 천공, 농양, 대장암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합병증이 없는 상태에서 조기에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로 염증 상태를 적절히 관리한다면, 평생 일상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17 09:48:46[파이낸셜뉴스] 어린이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인 복통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면 되지만, 몇 달씩 반복되는 만성 복통은 대부분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복통인 경우가 많아 더 문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방미란 교수는 “만성 복통은 수면에 영향을 주거나 학교 결석의 원인되기도 한다"며 "금방 지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넘기다 보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17일 조언했다. 소아 만성 복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명백한 기질적 질환이 없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배꼽 주변 혹은 명치의 통증을 주로 호소하며, 다른 부위로 통증이 전파되지 않고, 복통이 없는 시기에는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특징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약 20%의 소아가 기능성 위장관 질환을 겪고 있으며 학령기 소아 약 40%가 주 1회 이상 복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복통의 원인을 세 가지로 나눠 치료하게 된다. 첫째는 스트레스와 같은 정서적인 불편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통이다. 긴장감을 해소하는 향사육군자탕, 가미귀비탕, 시호소간탕등을 활용할 수 있다. 둘째로 소화기가 허약해서 생기는 통증으로 배가 은은하게 수시로 아프며 공복에 통증이 심하다가 식후에 통증이 감소하며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이 줄어든다. 이중탕, 소건중탕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소건중탕은 맛도 좋아 아이들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셋째로 혈액이 잘 돌지 않고 뭉쳐서 통증이 생기는 복통으로 배가 찌르듯이 지속적으로 아픈 양상을 보이며 고정된 부위가 아프고 통증 부위에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이때는 혈액 순환을 돕는 실소산, 소복축어탕을 활용할 수 있다. 한약 치료 외에도 추가로 뜸, 침 치료를 통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소화에 도움되는 혈자리인 중완, 신궐혈에 뜸치료를 할 수 있으며 중완, 천추, 족삼리와 같은 경혈에 침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배꼽 주변을 시계방향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해주거나 소아 추나치료도 진행한다. 추나치료는 엄지손가락과 손바닥의 경계로 아이의 엄지손가락 지문 쪽에서 손목까지 400회 가량 부드럽게 밀어주는 보비경(補脾經)을 시행할 수 있다. 소아 만성복통에서의 한의치료는 환자 개별의 건강상태나 성장상태를 고려해 근본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잦은 복통이 있다면 먼저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는지, 성장은 원활한지, 다른 기질적 질환은 없는지, 스트레스는 없는지 등을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한의치료를 시행해 통증의 일시적 완화에 그치지 않고 통증 감소는 물론, 소화 기능 개선과 더불어 정서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다. 복통을 예방할 수 있는 있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방 교수는 “평소 배를 따듯하게 해주고 과식을 피하며 복부 가스를 과다하게 유발하는 인스턴트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일상에서는 박하 오일, 회향차 등이 소아 만성 복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16 13:23:17[파이낸셜뉴스] 염증성장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우 교수는 복통, 설사, 혈변의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19일 조언했다. 김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과민성 장증후군, 감염성 장염, 치질 등으로 오해하기 쉬워 진단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게 될 경우 지속적인 영양결핍과 복통, 설사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발생하고 심할 경우 장폐색, 장천공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20~30대에 많이 나타나는 궤양성대장염은 직장과 결장으로 이어지는 대장 점막에 넓게 퍼진 염증이 특징이다. 점액이 섞인 혈변과 수회에서 수십 회의 설사가 주된 증상이며, 심한 경우에는 발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10~20대 환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깊은 궤양을 동반한 염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며 주로 복통과 체중 감소의 증상을 보인다. 전신 쇠약감, 식욕부진, 구토 같은 전신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의 진단은 한 가지 검사로는 어려우며 증상을 비롯한 병력 청취, 혈액검사, 복부 엑스선, CT 및 내시경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염증성장질환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규명된 것이 많지 않다. 유전, 환경, 면역체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크론병의 경우에는 흡연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서구식 식습관과 지나치게 깨끗해진 위생환경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으로,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 삶의 질 향상을 치료의 목적으로 한다.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가 주로 이뤄지지만, 장 협착, 천공, 농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치료도 고려한다. 이전에는 치료약제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새로운 생물학적제제와 소분자물질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다양한 약물을 환자에 맞춰 적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되지 않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시키고 염증 수치가 정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약을 처방대로 투여하고 식이요법, 운동 등을 잘 실천하면 수술 한 번 받지 않고도 평생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사례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0-19 14: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