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일본)=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반려동물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반려견 유기나 유기로 인한 야생견이 사회문제로 등장해 있다. 일본에서도 특히 유기견 살처분이 가장 많았던 히로시마현은 2016년부터 유기견 살처분 '제로(0)'를 유지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인 피스윈즈재팬이 이곳에서 유기견을 구조견으로 양성하는 사업 '피스완코(강아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살처분에 처한 개들을 모두 구조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달 히로시마현 진세키군에 위치한 피스윈즈재팬의 유기동물 보호소와 양도센터를 찾아 피스윈즈 재팬의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살펴봤다.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현에만 4곳의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소에는 직원 50여명과 수의사 3명이 있으며 수의사들은 매일 4개 견사를 차례로 방문해 유기견의 상태를 살핀다. 모든 보호소는 도심에서 떨어진 깊은 산속에 위치해 주민들에게 소음이나 악취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한다. 각 보호소들도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다. 총 4개 보호소에 머무는 2200마리 이상의 유기견들은 피스윈즈재팬의 체계적인 위생관리 및 개들의 복지를 우선시한 운영으로 비교적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 전용 수영장·공원 갖춰 이 중 제3보호소는 4개 보호소 중 가장 많은 유기견(1250마리)를 수용하고 있다. 오니시 켄스케 피스윈즈재팬 대표가 히로시마현의 동물 애호센터 등에서 살처분 대상이 된 개들의 전수 인수를 염두에 두고 지은 보호소라 규모도 상당하다. 제3 보호소는 4개동으로 이뤄졌으며 그안에 수백개의 견사를 갖췄다. 각 견사 뒷편으로는 문이 있어 직원들이 견사안을 청소할 때 개들이 야외에서 햇빛을 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뒤로는 울타리가 쳐진 넓은 숲속과 연결돼 있어 개들이 뛰어놀 수 있다. 직원들은 하루 두번 견사의 안과 밖을 치우고 소독한다. 적게는 3마리부터 많게는 15마리의 개들은 상태나 성격, 종에 따라 견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직원들은 개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간호실에 격리시키기도 하고 시간에 맞춰 약을 먹이기도 한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개들은 따로 격리시켜 보호소 내의 새식구는 살처분을 앞둔 유기견들에 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곳에서 9명의 직원은 물론 5~6명의 청소 도우미들이 매일 견사 청소와 개산책을 담당한다. 청소 도우미들은 대부분 정년퇴직을 한 후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로, 피스윈즈재팬이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제3 보호소를 총괄하는 사가구치 마키 매니저(29) "검역소에서 한달에 50~100마리의 유기견이 보호소로 들어온다. 한주에 적어도 10마리 이상은 들어온다"며 "그 중 히로시마현에서 운영하는 보호센터에서 매주 화요일 살처분 예정 유기견을 데리고 오, 시에서 운영하는 3개 보호센터에서는 연락을 받으면 별도로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보호단체 중 불쌍하다는 감정적인 이유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기견 양도 과정 체계적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에 있는 양도센터는 피스윈즈재팬이 거둔 유기견 중 입양이 가능하도록 완벽하게 훈련이 된 개를 보호하는 곳이다. 생긴지 두달이 채 안됐지만 최근 방송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센터를 찾는다. 이곳을 찾는 자원봉사자는 평일은 하루에 2개팀,주말에는 20개팀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개와 산책을 하고 가끔씩 입양을 하기도 한다. 총 12마리를 센터에서 유지하며 최근 10마리가 새로운 가정을 찾았다. 하지만 입양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양도센터에 찾아가 강아지를 직접 볼 수 있지만 센터 직원이 희망자의 가족 구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강아지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강아지와의 궁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신청서를 제출하는데 신청서에는 가정 환경과 개사육환경은 물론 집의 크기까지 적어야 한다. 직원은 신청서 내용이 일치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며 약 1시간 가까이 사육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방문 결과에 문제가 없어야 입양시킨다. 피스윈즈재팬 관계자는 "현재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 히로시마시, 도쿄, 카아가와현 상남 등 4곳에 양도센터를 운영 중인데 향후 수도권 등에서 양도 센터를 늘리고 다른 단체에도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2017-07-02 15:50:29"일본 내 유기견 살처분이 최고였던 히로시마현을 지난해 살처분 제로로 만들었다. 유기견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의 결과다." 파이낸셜뉴스와 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주최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 정부 반려동물정책 어떻게'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오니시 겐스케 피스윈즈 재팬 대표는 '일본의 동물복지 선진사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피스윈즈 재팬은 국제구호 비정부기구(NGO)로 일본 내 최대규모의 유기동물보호단체이기도 하다. 오니시 대표는 "1996년부터 이라크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난민 11만명을 돌보는 사업을 해왔다"며 "그 경험을 통해 많은 유기견을 관리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들을 교육훈련해 입양과 구조견 등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오니시 대표는 히로시마현에서 유기견을 구조견으로 양성하는 사업 '피스완코(강아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가 히로시마현에서 사업을 개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당시 히로시마현이 일본 내에서 살처분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니시 대표는 "히로시마가 47개 현 중 살처분 상황이 가장 심각했기에 히로시마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구조견을 양성한 결과 히로시마나 대만 등에 파견할 수 있게 됐고, 이들 덕분에 조난자를 찾기도 했다"며 "인간이 살처분하려는 강아지가 인간을 구한다는 아이러니를 알려주지 않으면 살처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지 못할 것 같아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 2016년에는 히로시마현에서 살처분 수가 제로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피스완코 프로젝트가 각종 서적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구조견들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됨은 물론 살처분을 막게 하는 상징이 됐다. 오니시 대표는 "프로젝트 초기자금으로만 15억원이 들어 내부 비판이 거셌지만 고향세 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원금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고향세 50억원과 일반 기부를 포함, 총 100억원의 기부를 받았다"면서 "한국에서 고향납세가 시작된다면 동물복지를 위해 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니시 대표는 한국에서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제언으로 콜렉티브 임팩트와 반려견 공제조합을 제시했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부문의 조직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사회공헌을 말한다. 반려견 공제조합이 필요한 이유로 민간보험의 취약성과 고령화를 꼽았다. 오니시 대표는 "현재 반려동물보험은 의료비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쳐 개 주인이 먼저 죽는 경우를 대비해 공제조합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일본이 한국보다 고령화가 10~20년 빠른 상태에서 한국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에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제조합에서 보험뿐만 아니라 어느 동물병원에 믿고 동물을 맡길 수 있는지, 주인이 영외로 나갈 때 어디에 맡기면 될지 등을 제공하면 많은 사람이 가입할 것"이라며 "한국은 새 제도를 만드는 데 일본보다 더 좋은 상황일 수 있다. 앞으로 한국 등 동북아 동물복지를 어떻게 할지 함께 협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7-06-28 17:26:26[파이낸셜뉴스] 지난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양국의 사망자 수가 3만30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 세계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주일튀르키예대사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의 시민들에게 "일본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도 "종이학을 보내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진·폭우 피해지역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일이 많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일본인들은 대사관에 종이학을 전달했다. 1000마리의 종이학이 행운을 가져다주고 아픈 사람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부야구 카케즈카 초등학교에서 접은 8888마리의 종이학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 현지 언론 '아베마 프라임(ABEMA Prime)'은 재해 지원 전문가들을 불러 튀르키예에 어떤 지원 물자를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튀르키예에 재난 긴급 구호팀을 파견하는 일본 비영리단체인 '피스 윈즈 재팬'(Peace Winds Japan)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모토타카 이나바는 "돈을 보내는 게 가장 좋다"라며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시시각각 바뀐다. 물자 공급은 어렵고, 구분하는 작업도 발생한다. 물이나 빵, 따뜻한 음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존 사이트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배송되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요구에 맞게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는 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나바는 "상황에 따라 물품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1000마리의 종이학을 보내주는 게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빵과 물도 없는 지금 이 시기에 1000마리의 종이학이 재난 현장에 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피스 윈즈 재팬'에서 홍보 및 기업 제휴를 담당하고 있는 아라이 쿄코는 "하루가 아니라 몇 시간마다 필요한 지원 물품이 바뀐다"라며 "적시에 물건을 배달하는 것은 어렵고, 특히 해외는 그 나라 사람들에게만 익숙한 음식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우리는 구호품을 보낼 때 가급적이면 이웃 나라에서 조달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빨리 도착하고 문화적 격차가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일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어떻게 사용될지 잘 살펴보고 생각하고 보내라"라며 "자기가 기부한 단체를 제대로 살펴봐라"라고 강조했다. 이바나는 "내가 보낸 기부금이 제대로 도착했는지, 기부금을 받은 단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확인하는 것은 기부자의 책임"이라며 "그래서 기부처를 고르는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2-13 21:39:25【도쿄=전선익 특파원】“한 남자의 꿈이 한 마리의 강아지를 살렸고 그 강아지는 훗날 재난현장에서 수십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어느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 같지만 실화입니다. 일본의 마스코트라 불리는 구조견 ‘유메노스케’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 11월. 동물복지단체 ‘피스윈즈재팬(Piece Winds Japan)’의 오니시 겐스케 대표는 유기견과 유기묘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일본 히로시마현의 동물보호소로 견학을 갔습니다. 사전 약속을 하고 보호소를 찾았으나 이미 유기견들은 살처분을 당한 상태. 오니시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제대로 예약을 했음에도 기다려 주지 않았던 보호소 측이 야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씁쓸한 마음을 안고 보호소를 둘러보던 중 보호소 한켠에 자리잡은 ‘드림박스(Dream Box)’라고 불리는 방을 발견한 오니시 대표. 방을 열어본 그는 아연실색했습니다. 드림박스는 바로 유기견들을 집어넣고 도살하는 가스실이었던 것입니다. 오니시 대표는 “드림박스를 보고 바로 유기견과 유기묘 '살처분 제로'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림박스를 둘러본 후 자리를 뜨려던 순간 눈에 들어온 건 가스실 옆 케이지에서 공포에 떨던 ‘유메노스케’입니다. 사실 유메노스케는 오니시 대표의 방문 전날 살처분이 예정돼 있었는데보호소 직원의 실수로 남겨지게 됐고 운명적으로 오니시 대표를 만나게 됐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처음 유메노스케를 만났을 때 유메노스케는 죽음을 각오하고 떨며 오줌을 흘리고 있었다”며 “유메노스케를 만나자마자 바로 이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스실에서 살아 나온 유메노스케는 모든 유기견이 그렇듯 이름이 없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유메노스케에게 “꿈과 희망을 건다”라는 뜻으로 ‘유메노스케’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유메노스케는 2010년 8~9월생으로 추정되는 암컷으로 처음에는 인간을 경계하고 방에서 나오지 않는 등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다”며 “눈은 항상 텅 비어있었고 몸은 굳은 채 먹는 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희망이 없던 유기견 유메노스케를 희망을 주는 구조견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사람에 익숙해지도록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 3개월 만에 처음 산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사람과 산책하게 되는 데는 1년이 걸렸고 이후 엄격한 훈련을 통해 재해구조견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습니다. 2014년 8월 20일. 일본 히로시마 산사태 재해 당시 자신이 버려진 히로시마에 유메노스케는 첫 출동을 했습니다. 결과 실종자 1명을 발견해 내 처음으로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같은 해 필리핀, 2015년의 네팔과 대만, 2016년의 구마모토 지진 등 국내외의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약하며 수십명의 생명을 구해냈습니다. 일본동물애호협회는 유메노스케의 활약을 인정하고 2015년 ‘제7회 일본동물대상’에서 공로동물상을 시상했습니다. 공로동물상은 동물과 자연의 이해에 뛰어난 공적을 올린 실천자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일본동물애호협회는 “도살 직전에 구출돼 재해 구조견으로 훈련하고 실제로 히로시마의 토사 재해 등의 현장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한다”며 “현재도 많은 수의 유기동물을 살처분 하는 일본의 상황에서 큰 제안이 되는 사례”라고 극찬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유메노스케의 이야기는 TV와 책으로도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일본 가나가와현 등의 지자체에서는 유메노스케의 책들이 어린이와 청소년 권장도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SBS TV동물농장과 각종 언론들에 의해 전해져 애견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도 유기동물이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유기동물 8만9732마리가 구조·보호됐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9.3%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된 이들 유기동물들은 절반(44.9%)가량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니시 대표는 “그저 귀엽다거나 불쌍하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개들이 인간의 파트너로써 사회나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넓혀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개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도 사람이고 생명을 뺏는 것도 사람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유기동물들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생명을 구하고 그 생명을 빛내주면 어떨까요? 한국에서 제2의 ‘유메노스케’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2018-01-24 10:09:44【 히로시마(일본)=강규민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비정부기구(NGO)이자 사회혁신플랫폼인 '피스윈즈재팬(Peace Winds Japan)'은 일본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20여년에 걸쳐 쌓은 긴급구호 노하우를 우리나라에 전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 히로시마에 본부를 둔 피스윈즈재팬은 비행기, 헬기, 배, 구조팀, 구조견을 동원해 구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호활동에는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 구호에도 큰 활약을 하고 있다. 본부가 있는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유기견 살처분을 제로를 실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단법인 피스윈즈 코리아 설립 추진 피스윈즈재팬은 지난해 국내에 사무실을 내고 국내 진출작업을 펼치고 있다. 피스윈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혁신플랫폼(Social Innovation Platform)'으로서 새로운 사회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비영리 지주회사로 성장한다는 게 한국 진출의 목표다. 이에 따라 피스윈즈재팬은 '피스윈즈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연내,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법인 설립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피스윈즈코리아의 출범과 함께 첫번째 사회혁신과제로 서울 등 일부 지자체와 손잡고 유기견 살처분 제로 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보조프로젝트로 민간차원의 재난대응능력향상과 관련분야 글로벌인재양성을 위한 대학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첫번째 프로젝트 '유기견 살처분 제로' 피스윈즈코리아는 우선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피스윈즈코리아는 먼저 국내 동물보호 단체들의 역량강화와 협업관계 구축을 위한 지원사업(2018년 동물복지생태계의 조사와 지원책 마련)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 후에는 선도프로그램으로 '유기견'을 '치료견, 재해구조견'의 특수견으로 전환하며 긴급구조팀을 육성할 예정이다. 분양기능의 펫숍을 입양기능의 펫숍으로 전환하는 '미래형 펫숍' 개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특정 지자체 내에서의 유기견살처분 선언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오는 2020년까지 특정 지자체에 대한 유기견 살처분 제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개 식용문화 개선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오니시 겐스케 피스윈즈재팬 대표는 한국의 유기동물 현실에 대해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유기견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알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유기견 문제는 일본에서 더욱 먼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문제일수록 해결했을 때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파이낸셜뉴스가 동물복지국회포럼과 공동주최한 국회포럼에 참석해 동물보호단체들을 만났을 때 진지하게 열심히 하는 단체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과 함께 사회적 문제인 유기견 살처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스윈즈코리아는 동물보호에만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반려동물 산업을 양성하고 지향할 목표를 찾아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일본에서 생겼던 문제들이 한국에서 똑같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한국에서는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같이 고민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소셜플랫폼의 기능을 하고싶다는 게 오니시 대표의 입장이다. ■민간차원 재난대응시스템 구축 추진 피스윈즈재팬은 동물유기 문제 해결과 함께 우리나라에 민간차원의 재난구호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초에 '에이팟 코리아(APAD Korea)'라는 한국법인을 세웠다. 아시아 6개국이 참여하는 재난구호 플랫폼인 에이팟을 한국에 들여와 국내 재난구호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한국의 청년들과 함께 세계의 재난구호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일본의 에이팟 본부에는 이미 5명의 한국 청년들이 일하고 있다. 에이팟 관계자는 "아시아의 다양한 재난재해에 대한 공동대응을 목표로 에이팟을 설립했으며 에이팟코리아의 역할은 일본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서의 주도적인 재난구호활동을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지진 등 재해 및 재난에 대비한 각종 시스템과 훈련 및 교육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데 비해 한국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며 "일본 재난구호시스템을 토대로 한국실정에 맞는 지진대응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을 통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에이팟코리아는 피스윈즈코리아의 유기견 살처분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유기견을 보호견, 구조견으로 훈련시키면 긴급 구조팀을 육성해 재난에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피스윈즈재팬 관계자는 "한국의 청년들이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아시아 청년들과 함께 각종 재난 지역에서 땀 흘리며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에이팟이 길을 열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에이팟에는 현재 6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한국의 역할이 더 기대된다"며 "한국 스스로도 선진국이란 의식을 가지고 다른 아시아 국가를 돕는 일에 더 열심히 나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2017-11-29 17:47:13【 히로시마(일본)=강규민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경주, 올해 포항 등 연이어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우리나라에 지진 관련 전문가도 40여명에 불과해 지진에 대처할 수 없다.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에 맞는 지진 대응 시스템과 행동 요령을 작성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재난 대응에 있어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런 일본은 여전히 재난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군사긴장과 지진, 자연재해에 의한 위험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에도 재난대응을 위한 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피스윈즈재팬이 일본에서 지난 8월 발족한 SEMA(Social Emergency Management Alliance)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재난구호 모델이다. SEMA는 재난과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이 힘을 모아 구호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SEMA에는 17개의 일본내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재난발생 때 긴급 구난활동 및 물자 제공 등의 활동을 펼친다.우리나라의 네이버와 같은 야후재팬이 사무국을 운영한다. 야후재팬은 인터넷 미디어와 상품서비스 및 6개의 비영리조직을 지원하는 모금플랫폼도 가지고 있다. 내각부, 광역자치장회, 기초자치단체장회가 SEMA의 각종 행정적인 지원을 펼친다. SEMA는 우선 각 조직 담당자간의 비상연락 훈련부터 시작한다. 이후엔 전용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중핵간의 연결을 지속하고,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난대응에 대한 모듈이 없다는 현실에 부딪혔다. SEMA와 같은 개념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으나 현실적으로 실행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이 발생했을 때 더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SEMA에 함께 하고자 하는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먼저 시작하게 됐다.재해 대응 시 가장 큰 문제는 재난지역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였다. 지진이 발생하면 많은 기업들이 구호물품을 정부에 제공하지만 이 물품들은 현지에 제때에 도착하지 않고 현청에 쌓이기 일쑤였다. 같은 시간 일분일초가 아까운 현장에서는 물품의 공급부족으로 긴급구호와 대응에 애를 먹었다. 미디어에서는 창고에 물품이 쌓이는 점만 보고 더 이상의 물자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도하고, 정작 현장에서는 피해민에게 물자가 제공되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각 지역에 어떤 물품이 부족한지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정부에게만 물품을 지원하던 기업들은 새로운 방식의 재난대응에 눈을 뜨게 됐다. 국가의 대응 만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이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취지다. 에이팟 관계자는 "전국단위로 활동하는 조직들만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일하는 단체들이 가입을 하고 싶어한다"며 "재난은 지역단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각자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비영리조직이 함께 할 때 SEMA의 재난대응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EMA는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조직과 개인들이 협력하는 이른바 '콜렉티브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조직 운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2017-11-29 17:47:10【 히로시마(일본)=강규민 기자】 피스윈즈재팬의 오니시 켄스케 대표(사진)는 민간 차원에서 일본의 반려동물 구호와 보호의 기반을 닦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소셜플랫폼에 대해 강조했다. ―피스윈즈재팬에 대해 소개한다면 ▲1996년에 국제긴급구호 목적으로 피스윈즈재팬을 설립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 등 약 28개국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다 NGO, 기업, 정부가 함께 연계해야 더 효율적인 구호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각 조직을 연결하는 단체로 '재팬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단체들은 주로 세계에서 활동하고, 2009년 창립한 '시빅포스'는 일본 내 구호 활동을 주로 하는 NGO다. 그 후 지난 2012년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 6개 아시아 국가가 가입된 긴급구호플랫폼 에이팟(A-PAD)이 설립됐다. ―여러 번 강조한 소셜플랫폼 모델의 정의는▲기본적으로 사회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언제든 참여했다가 나갈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지금까지 NGO라고 하면 정부나 기업과 같이 1대1로 관계를 맺어왔었는데, 플랫폼은 하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섹터가 참여하고 플랫폼에 안에서 의사결정도 다 함께할 수 구조를 있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공익 목적이면 정부가 주로 진행했으나 요즘에는 개인도 공익을 위해 일을 할 수 있고 기업도 CSR을 통해 지원한다. 공익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함께할 수 있다. 이런 목표들을 갖는 여러 섹터들이 함께 하는 것이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인데 이를 제대로 효과를 내는 곳이 소셜플랫폼이라고 각한다.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라고도 본다.―콜렉티브 임팩트는 무슨 말인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섹터가 힘을 모아서 문제를 '제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정말 없애버릴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게 됐다. 그동안은 'small is beautiful'이라는 생각으로 작고 아름다운 일들을 위해 노력했다. 작은 사업이라도 모델이 혁신적이고 사회를 위한 것이라면 작은 사업이라도 합격이라도 충분히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앞으로는 사회적으로 임팩트를 내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를 제로로 만드는 사회적인 크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문제에도 굉장히 많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버린 문제들,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문제들, 약한 입장에 있는 부분들(유기견 살처분 등)이 있다. 일본 현대예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 자질이 있는 젊은 현대예술가들을 갤러리에서 투자하고 키워줘 상생하는 구조가 있는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팔리기 시작하는 예술가들을 발굴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과 미국같이 미리 발굴해 투자하고 키워주는 모델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예술섬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부분도 풀어나가려 한다. ―예술섬에 대해 설명해달라 ▲토요시마 예술섬은 피스윈즈재팬이 아닌 개인사업을 할 때 개발한 곳이다. 회사를 떠나면서 다른 이들이게 섬을 팔았으나 몇 년 후에 다시 샀다. 이 섬을 현대예술의 섬으로 할지 강아지들의 섬으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현대 예술의 섬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곳을 예술작품으로 만든 공간으로 채워갈 예정이다. 능력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초청해 갤러리를 열 계획이다. 이 곳에는 슈퍼리치들이 자주 찾아오기 때문에 자질이 있는 신인 예술가들이 자기 작품을 알리는 데 예술섬이 도쿄의 갤러리보다 더 눈에 띌 것이다. 잘 유도하면 도쿄 롯폰기의 갤러리를 가지는 것보다 여기 갤러리를 잘 이용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프로젝트가 있다면 ▲피스윈즈재팬의 연간 예산이 600억원 정도인데 2000억원~3000억원까지 늘어나면 오버헤드 코스트를 통해 재단의 역할을 하고싶다. 보통 오버헤드코스트는 10%인데, 10%라도 획득을 하면 200억~300억원을 직원들의 복리후생에만 쓰는게 아니라 신규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오버헤드코스트를 우리 조직만을 위해서 사용하고 분배를 해버리는게 아니라 이것을 사회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한다면 훨씬 더 좋은 사이클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판단한다.―오버헤드코스트 사용에 대한 구체적 예는. ▲소셜비즈니스 MBA 과정을 만들고 싶다. 세계적인 강사를 초빙하고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코스를 밟음으로 해서 다양한 도움을 받고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가졌으면 한다. 정치인이 되지 않더라도 사회를 위해 엄청난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2017-11-27 18:05:08【 히로시마(일본)=강규민 기자】 일본에 근거지를 둔 피스윈즈재팬은 세계적인 비정부기구(NGO) 구호단체로 사람은 물론이고 일본내 대표적인 동물구호 단체다. 오니시 켄스케 대표가 이끌고 있는 피스윈즈재팬은 지난해 기준 연간 600억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 스리랑카, 네팔 등 11개국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연간 30만명에게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일본 내 초고령화 지역의 재생사업과 동물복지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피스윈스재팬이 운영하는 동물복지 프로젝트인 피스완코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봤다. ■피스완코 프로젝트로 살처분 제로 실현 피스윈즈재팬은 유기견 보호 사업인 피스완코재팬(Peace Wanko Japan) 프로젝트를 통해 히로시마현에서 유기견,유기묘 살처분 제로를 실현해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피스완코프로젝트를 통해 살처분 위기에 놓인 유기견을 치료,교육훈련 등을 거쳐 구조견으로 활용하거나 입양하는 방법으로 일본 광역자치단체 중 살처분이 가장 많았던 히로시마현 전역의 개 살처분을 제로(0)로 만들었다. 지금도 1700여 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보호하며 일본 최대의 유기견 보호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피스윈즈재팬이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입양한 보호견은 700여마리가 넘는다.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현에만 4곳의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소에는 직원 50여명과 수의사 3명이 있으며 수의사들은 매일 4개 견사를 차례로 방문해 유기견의 상태를 살핀다. 모든 보호소는 도심에서 떨어진 깊은 산속에 위치해 주민들에게 소음이나 악취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한다. 각 보호소들도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다. 4개 보호소에 머무는 2200마리 이상의 유기견들은 피스윈즈재팬의 체계적인 위생관리 및 개들의 복지를 우선시한 운영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에 1700여마리의 보호견을 수용하는 제4견사에 이어 제5,6견사를 건설 중이다. 이들 견사가 준공되면 3000여마리의 보호견을 수용할 수 있게된다. ■피스완코의 마스코트 '유메노스케'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구조된 유메노스케는 피스윈즈재팬의 유명세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니시 대표는 히로시마에서 살처분 직전의 유기견을 데려와 구조견으로 훈련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살처분실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후 4개월된 강아지를 약 6개월간의 건강관리와 교육훈련을 통해 재난구조견으로 키웠다. 이 구조견은 2014년 히로시마 산사태를 시작으로 네팔 지진, 대만 태풍 현장 등 재난 현장에 투입돼 무너진 건물 속에서 실종자 발견 성과를 거뒀다.사람이 죽이려던 유기견이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이룬 것이다. 유메노스케 이야기는 각종 매체 등을 통해 일본 전역에 퍼지며 후원금이 쏟아졌다. 유메노스케의 힘으로 지난해에만 3만여명으로부터 100억원의 민간 후원금이 모아졌다. ■에이팟으로 글로벌 구호활동 강화 에이팟은 피스윈즈재팬의 일본을 위한 구호단체인 시빅포스에서 글로벌로 범위를 확장한 개념이다. 시빅포스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조헬기로 재해 현장을 가까이에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실시간 전파했으며 600여 기업과 시민 5만명의 후원, 350억엔의 모금을 이끌어냈다. 정부-기업-NGO-시민이 협업하는 재팬 플랫폼의 경험이 축적됐기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 피스윈즈재팬이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하나의 일본 NGO로서는 다 커버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된 것이다. NGO-기업-정부를 잇는 재팬플랫폼과 일본 내 구호활동에 초점이 맞춰진 시빅포스까지 만들며 대규모 재난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버전으로 넓혀가고 싶다는 생각이 이끌어 낸 결과다. 에이팟은 일본과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플랫폼이다. 아시아의 실정에 맞는 플랫폼을 만들자 생각했고, 이게 잘되면 새로운 형태의 국제기관 시초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외무성은 유엔과 적십자사에 내는 정부 분담금을 에이팟에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피스윈즈재팬은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구조된 개들을 유기견들을 구조견으로 양성한 후 에이팟의 구호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2017-11-27 18:05:03거대한 투명 유리패널을 관통해 시선이 닿은 곳은 그 섬 끄트머리 앞에 펼쳐진 바다였다. 대나무 숲속 삐거덕거리는 나무 계단을 지그재그로 오른 뒤 마주한 미니 갤러리에 그 작품이 있었다. 동독 출신의 현대미술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1932∼)가 이곳 일본 히로시마 도요시마 섬 일출에 영감을 받아 설치한 유리 구조물. 독일산 소나무 받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고정된 10여장 일본산 대형 유리패널은 전시실 입구 반대편 유리벽면을 한방향으로 바라보며 공간을 채웠다. 바깥 대숲에서 들려온 서걱서걱 바람소리가 이 유리들에 말을 거는 듯했다. 작품은 이 공간이 아니면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딱 이곳에 있어서 거장의 진가를 드러낸다. 작품 위치, 방향 일체는 리히터가 직접 결정했다. 히로시마 앞바다 무수한 섬 중 리히터 같은 대가의 미술을 두고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섬은 한때 노부부가 반려견을 키우며 산 적도 있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무인도나 다름없었던 것이 지금은 일본 비정부기구(NGO) 피스윈즈재팬의 민간 소유가 됐다. 외국 슈퍼리치들은 이곳을 크루즈선급 초대형 요트를 타고 들어온다. 대부분 연간 조단위 수입을 올리는 미국인들인데, 해외 각종 요트쇼 에이전시로부터 정보를 얻어 우연히 왔다가 다시 들르는 경우도 있다. 슈퍼리치들은 단 네 채밖에 없는 펜션을 통째로 빌려 휴식을 취한다. 리히터 설치미술을 감상하고, 도쿄 출신 최고 셰프가 해주는 식사를 즐긴다.섬 주인 피스윈즈재팬 오니시 겐스케 대표는 요즘 이들 슈퍼리치와 일본 신진 예술가 교량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충분히 주목할 만하지만 국적이 분쟁지역이거나 인지도가 낮아 활로가 없는 신진 작가를 위해 갤러리를 짓고 그 옆에 도서관, 숙소도 함께 들일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섬은 일본 신진 작가들의 아트마켓이 되는 셈. 현재 반려동물 보호사업도 펼치고 있는 그는 애초 이곳을 '강아지섬'으로 하려다 '예술섬'으로 구상을 바꿨다고 했다. 눈여겨볼 만한 건 오니시 대표의 정체성이다. 올해 50세인 그는 글로벌 재난 구조구호 활동 전문가로 활약 중인 NGO 리더다. 이끌고 있는 여러 민간단체들은 주력분야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지향점은 '문제'의 근원적 해결이라는 점에서 맥이 일치한다. 이 분야에 눈을 뜨게 된 것도 영국에서 평화학을 공부하다 이라크 분쟁지역에 들어가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면서였다. 리히터와의 친분 역시 분쟁, 난민 문제에 대한 높은 공감대에 기반한다. 그는 정부가 방치하거나 놓친 영역을 찾아 불같이 뛰어든다. 주식회사 등 영리법인도 설립해 비영리법인 재정을 보완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야 시작"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 역동적인 일본 활동가에게서 한국 NGO들이 참고할 게 많지 않을까, 섬을 빠져나오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국제부장
2017-11-27 17:12:56【 도쿄(일본)=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는 일본 도쿄의 가나가와총센터를 방문해 반려동물 사업과 보호견 분양사업을 하는 도시마사 사쿠마 그린독 대표(사진)를 만나 일본 반려동물산업의 전반적인 모습과 유기견 관리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컬러주라는 주식회사로 출범한 뒤 그린독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20년전에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게 됐는데 당시 일본의 반려동물 산업이 선진적이지 못했다고 느꼈다. 우선, 동물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펫숍에는 작은 케이지에 개를 전시하고 판매한다. 일반적으로 개를 귀엽다는 이유로 키우기 시작하기 때문에 어떤 책임이 발생하는지 등의 정보가 없이 시작하게 된다. 나 조차도 개를 키우면서 개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개를 키우면서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지 처음 알게 됐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개를 처음 키우면서 겪게 되는 곤란한 일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버리게 되고, 그 버려진 개들이 결국 살처분을 당한다. 지금도 살처분이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 당시에 엄청난 수를 살처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펫숍은 이런 부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그들의 책임은 판매함으로써 끝나버리게 된다. 원래 펫숍의 역할은 개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를 키우는 사람과 개를 위한 다양한 코칭을 통해 양측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두번째 이유는 펫숍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질이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원재료가 인간은 먹지 못하는 부분이 들어있거나, 개에게 해로운 첨가물이 많이 사용된다. 당시 키우는 사람들은 그런걸 모르고 있는 것을 먹이다가 원인 모를 병으로 개들이 죽는 일들이 많았다. 과거에 내가 키웠던 반려견도 그런 저질의 제품을 먹고 난 후 알러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려견의 보호자로서 펫숍의 안좋은 부분을 너무 많이 봤고, 직접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그린독은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가.▲그린독은 다 휴먼그레이드인 제품만을 판매한다. 휴먼 그레이드란 제품이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만 사용하고 제조 공정에서 관리까지 모두 실제 식품 수준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일본의 펫푸드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고품질의 사료와 간식을 만든다. 휴먼그레이드 제품들은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펫숍에서 10kg짜리 사료를 사면 2만원도 안하겠지만, 이 곳에서는 10만원 정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잘 팔린다. 사료의 값이 비싸도 개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면 좋은 것을 먹이고 싶다는 손님들이 많아 자주 사가는 편이다.―그린독에서는 개를 판매하지 않고 보호견을 분양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피스윈즈재팬과 함께하게 됐는가.▲그린독은 애초부터 개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다. 펫숍에서 개를 판매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고민해왔다. 일본내 살처분이 많다는 것도 마음에 걸려서 살처분 당하는 개들에게 새 주인을 찾아줄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 그 와중에 우연한 계기로 피스윈즈재팬의 피스완코 프로젝트에 대해서 알게 됐다. 2014년 4월에 히로시마에 직접 방문해 보호견 사업을 보게 됐고, 그곳의 개들을 양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호견 분양을 추진해 같은해 12월에 첫 그린독 매장을 오픈하면서 보호견 분양을 함께 시작하게 됐다. 4월에 만났을 때 방향이나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잘 통했다. 예를 들어서 보호견을 양도하더라도 보호견을 키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키워야 한다는 점, 그런 지식을 가지고 보호견을 입양하는 사람들을 늘려가는 것이 이 그린독 펫숍을 통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향후 그린독의 사업 확장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점포 수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도 그린독에 오면 개의 모든 것을 케어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사료나 간식 등 물품도 판매하지만, 미용도 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는 등 개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이 이곳에서 다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현재 도쿄 롯본기점에서만 운영하는 펫호텔도 전 점포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장례서비스까지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반려견의 수명이 사람보다 짧기 때문에 반려견이 죽기 전과 죽고 난 후도 중요하다. 그린독에서 시니어 케어를 넘어서서 사후 대처와 장례 등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펫로스를 준비하는 과정도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2017-11-26 16:5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