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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이오벨트 에 기대한다


전국 연안을 ‘바이오 벨트’로 묶어 생태계 보호와 개발을 국가가 통합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연안통합관리 계획’은 지난번 동강댐 백지화와 함께 우리의 국토관리가 개발 중심에서 보전중심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다. ‘바이오벨트’설정에 따라 연안은 습지보호구역,조수보호지구,생태계보전지역 등으로 구분,보호를 받게 되고 추진중에 있던 매립기본계획과 국제관광단지 개발 계획 등은 폐지되거나 전면적으로 재조정을 받게 되었다.

60년대 초반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됨과 동시에 본격화된 국토개발은 경제성장과 국부축적에 적지 않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개발이 국토의 불균형발전과 생태계 파괴라는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온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처럼 개발과 환경보전은 양립하기가 쉽지 않은 상극된 개념이며 따라서 균형을 취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지구환경보전을 둘러싼 가진나라와 가지지 못한 나라간의 이른바 ‘남북갈등’ 역시 경제개발과 자연환경 보전의 갈등이며 이는 개발을 어느선까지 용인하느냐,다시 말하면 개발과 보전의 균형유지가 얼마나 어려운가 말해준다. 그러나 문제는 개발이 되었든 보전이 되었든 ‘하나뿐인 지구’는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을 만큼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상기후로 인한 갖가지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오 벨트’를 설정한 것은 우리 국토를 더 이상 개발논리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정책적인 결론이 되며 이는 우리도 지구환경 보전 책임의 한 부분을 실질적으로 짊어지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 된다. 그러나 하나의 정책이 성공적인 전환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의지와 함께 발상전환이 뒷받침될 때에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연안통합관리계획을 추진하기에 앞서 우선 이 계획과 정신에 맞추어 ‘진행중인 개발사업’을 과감히 재검토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계속해야 할 것은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조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매립기본계획의 폐지와 재조정을 포함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개발에서 보전으로 중심축을 옮긴 ‘바이오벨트’는 과감한 발상전환과 결단력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