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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경매―주유소 등 특수물건]고가의 시설물·영업권 취득신고만으로 확보


경매시장에서 특수용도 부동산이란 부동산 수요자들이 일반적으로 투자하는 주거·상업용 건물과는 달리 특정한 사업 목적을 갖고 건물의 주제나 업종을 선택해 건축한 수익성 부동산을 말한다. 주로 주유소·숙박업소·주차장·예식장 등을 말하며 입지여건에 맞게 부동산을 적절하게 활용해 수익성을 이끌어내는 투자대상물이다.

한창 경기가 호황일 때 땅을 가진 지주들이 철저한 영업수익과 장래 투자 분석없이 마구잡이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지었다. 요즘 들어 불경기의 골이 깊어지면서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늘고 이에 따라 이들 소유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많아졌다.

서울·수도권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특수용도의 부동산들이 1개월이면 300∼400여건에 달하고 이런 물건을 노리는 투자자들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특수용도(테마) 물건을 겨냥한 투자자들은 소액 자금 보유자들로 물건 공급이 풍부한 불황기에 물건을 장만해 손쉽게 영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성공사례=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의 홍모씨(60)는 올해 3월 서울지법 동부1계에서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소재 30m 도로변의 주유소를 경매로 구입했다. 지난 95년에 지은 것으로 대지 148평, 건물 192평으로 지상 3층 규모의 주유소로 2회 낙찰 상태에서 낙찰받았다.

감정가 13억2889만원의 64%인 8억5050만원에 구입한 홍씨는 외환 위기 직 후 감정돼 감정가가 시세보다 훨씬 낮아 최소 5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 주유소를 구입할 수 있었다. 지하철 개룡역에서 가까운데다 30�V 거여동길에 접해 교통량이 많아 매달 2000만원 가량의 영업수익을 올리고 있다.

◇경매 취득시 장점=특수업종 경매물건은 일반들의 관심이 쏠리지 않는 비인기종목이고 경매 입찰공고상 용도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투자대상 물건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응찰률도 1∼2명에 불과한데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60∼70% 선에 경락이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이런 물건들은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고 고가의 시설물과 영업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 주유소의 경우 영업허가를 내 시설물을 갖추려면 민원에 시달려야하고 기간도 오래 걸려 실제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

신규 개점할 때의 각종 인허가 과정이 생략돼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 보통 경매로 물건을 취득하면 신고만으로 기존 사업자의 지위가 승계된다. 상업용 건물이어서 주택임대차 보호법에 의한 대항력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임차인 대부분이 명도대상이다. 따라서 낙찰자가 떠안아야 할 추가비용은 없다.

◇테마 물건의 경매 취득 요령=특수용도의 부동산 경매 입찰 정보는 입찰일 14일전에 일간지에 공고되는 ‘경매부동산의 입찰매각공고’를 보면 된다. 입찰물건의 ‘용도’란에 업종별로 기재된다. 경매정보지에는 통산 ‘근린’이라는 표시만 되고 층별 면적란에 세부 종별이 기재되는 경우가 많다.

시설의 용도가 정확히 표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집행법원에서 일반인들이 열람하는 ‘부동산의 현황 및 점유관계 조사서’를 보면 해당 부동산의 내부구조(도면)와 첨부된 사진을 보고 알 수 있다. 일단 서류조사와 법원의 진행 기록 열람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현장조사를 거쳐 투자자의 투자목적과 방향에 맞는 업종인지, 입지 여건은 괜찮은지, 해당 부동산을 찾는 소비층은 넓은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특수용도의 부동산을 잘 고르려면 우선 경매 진행 중 취하 가능성이 적은 물건을 선정해야 한다.
즉 경매를 부친 근저당권자와 채권청구액이 부동산의 시세보다 많아야 한다. 통상 이런 물건의 채무자들은 현금 유통이 원활해 쉽게 채무변제를 하며, 채권자들도 적은 채권금액으로 쉽게 경매를 부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채무자를 위협할 목적으로 경매에 부쳤다가 취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