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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고정거래가격 또 인상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이달초에 이어 또다시 D램 고정거래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같은 고정거래가 인상을 놓고 반도체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 조짐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17일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 장기공급계약에 따라 D램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형PC업체 등 거래선과 가격협상을 통해 128메가 SD램 등 주요제품 공급가를 10∼20%(평균 15%)가량 올렸다고 밝혔다. 또 하이닉스도 대형PC업체들과의 협상에서 128메가 SD램 공급가를 종전보다 10∼20%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비수기인 12월 고정거래가 인상이 드물기는 하지만 2002년 1·4분기 D램 현물가격의 추가하락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 외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더이상 적자를 못견디겠다는 D램업체들의 신호를 대형PC업체들이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려면 감산이나 수요증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이같은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반도체업체들이 128메가 SD램을 감산하고, DDR D램의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는 데다 재고가 낮아 수급불안을 예상한 PC업체들이 고정거래가 인상에 합의한 것”이라며 “가격 주도권이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가는 전환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신증권 민후식 팀장도 “최근 현물가격의 인상추세 속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추진하고 있는 제품 구성비 변화가 고정가 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향후 고정거래가의 지속적 인상 여부와 관련, 가격협상이 1개월에 두차례 정도 있기는 하지만 겨울철 비수기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준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 1월에 추가적인 인상이 있으려면 현물시장 가격이 2달러(128메가 기준)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전부장은 “그러나 현재 도시바와 인피니온간, 마이크론과 하이닉스간 제휴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이들 업체의 D램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하고 있어 협상결과에 따라 고정거래가격 인상 추세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 양효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