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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집적 이익’ 잃는 대도시 과밀화


대도시 인구 2명중 1명이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는 통계청 조사는 대도시, 특히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이 활발해짐을 보여준다. 조사결과 부산 이외의 대도시에는 자기지역 출신 인구가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다.

대도시는 정치·경제·교육·문화 등이 발전돼 거주지 이동 요건이 적은 반면, 기타 지역 태생은 취업·학업 등으로 대도시로 이주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로 거주지를 옮기지는 않았지만 통근·통학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인구과밀화에 따른 문제를 심화시킨다.

서울의 경우 인구가 포화상태다. 서울시 유입인구의 대부분(82.3%)은 임금·봉급근로자로 대도시 중 가장 높다. 작년 11월 기준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인천·경기 등 인근 지역에서 하루 평균 110만명이 들어온 반면, 59만명이 밖으로 나갔다. 낮에는 상주인구보다 50여만명이 더 들어와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고 있는 셈이다.

대도시권으로의 인구이동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도시의 비대화는 교통난·환경오염·주택 및 학교시설 부족·변두리지역의 슬럼화 등 각종 도시문제를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쓰레기 처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도시와 인접지역간의 첨예한 이해대립은 서울과 경기도내 지차체의 충돌에서 보듯 도를 넘었으며 나아가 님비현상을 낳고있다.

흔히 도시는 문명의 상징이요 기술의 소산이라고 한다.우리는 60년대 이후 경제적 고도성장을 이루면서 자본과 인구가 대도시로 집중되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돼 왔다. 외형상으로는 도시화가 거의 이루어진 단계처럼 보이나 기능적인 면에서는 아직 미흡하기 짝이 없다.

거주 및 유동인구의 대도시 유입이 계속되고 있지만 주택,도로,상·하수도,병원 등 각종 도시 인프라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도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는 처지다. 도시의 과밀화가 초래하는 부작용으로는 대기 및 수질오염이 발생하고 거대한 고층빌딩은 주간에 인구 흡입을 유발, 교통난·각종 공해를 일으키며 지나친 과밀현상 때문에 도시의 가장 큰 이익이랄 수 있는 ‘집적의 이익’을 잃는 점이 지적된다.


또한 시민의식이 희박해지고 애향심이 사라지게 돼 공동사회의 해체가 우려되는 병리현상까지 나타난다. 우리의 현실에서 메트로폴리스(대도시권)의 형성은 어느면에서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계획적인 도시 집중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