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투증권 본사에서는 현재 모종의 작전이 진행중이다.증권사에서 벌어지는 작전이라고 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필요는 없다.각 지점에서 활동하는 주식브로커들을 주식도사로 만들어 고객이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도록 도와주자는 작전이기 때문이다.물론 고객이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현투증권의 약정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수수료 수입도 늘어난다는 계산이 깔려있기는 하다.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10명, 그외 전국 각지역 지점에서 10명 등 20명을 선별해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장군이 현투증권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외부인물이라는 점이다.베스트투자자문의 펀드매니저이며 국내 터틀(turtle) 1호인 김지철 과장이 그 주인공이다.김과장이 장장 7개월이 걸리는 브로커교육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고객이야 손해를 보건 말건 무조건 약정만 나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 고객이 이익을 내야 증권사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그를 사로잡았다.김과장은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는커녕 비싼 수수료로 증권사 배만 불려줬다”며 “현투증권의 새로운 시도는 하나의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과장은 공인된 주식도사다.대학시절에는 모 증권사 모의투자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현대증권에 입사해 고유계정의 주식운용에서 탁월한 운용능력을 발휘, 입사 2년만에 대리로 특진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그는 또 국내 터틀시스템의 1호 전수자다.터틀이라는 이름은 지난 84년 뉴욕 월(Wall)가의 거물급 투자자인 리처드 데니스 와 빌 에커트가 동남아 어느 국가의 거북이 농장에서 벌인 설전에서 유래됐다.훌륭한 트레이더는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교육으로 가능한지의 논쟁.결과는 후천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한 데니스의 완승이었다.당시 데니스가 무작위로 선발한 15명의 터틀들은 3000만달러의 원금으로 3년만에 5억달러의 수익을 올려 월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김과장이 현투증권에서 가르치는 것도 터틀시스템의 핵심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김과장은 “돈은 시장이 벌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아무리 빠른 정보와 탁월한 분석력을 가지고 있어도 시장보다 나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그래서 그는 리스크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과장의 교육은 단순히 투자이론과 원칙을 전달하는 데 있지 않다.그는 브로커들의 실제 매매내역을 직접 검토하고 각각의 매매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해 준다.잘 오르는 종목을 중간에 팔고 빠지는 행위, 한 종목에 이른바 ‘몰빵’을 하는 행위, 등이 주요 지적사항이다.나쁜 습관을 하나 하나 뜯어고쳐 투자이론과 철학이 완전히 몸에 배도록 만드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김과장은 대답은 단 한마디지만 명료하기 그지 없다.“시장을 이기려 하면 안됩니다.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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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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