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가보면 공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장사진을 이룬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고객뿐만 아니라 중개업자들도 많다. 이들을 보고 노점상까지 나타나고 있는게 요즘 모델하우스의 새 풍속도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해서 좋은 아파트로 현혹되선 안된다.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나 분양 대행업체가 주변 중개업소 참여를 단도리하거나 로비를 하는 경우도 많다. 모델하우스에서 사업설명회나 강좌를 개최해 많은 사람들을 끌여 들이기도 한다. 관람객이 많다고 아파트 가치가 높을 것이란 생각은 접어야 한다. ‘선물의 포장지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모델하우스에 가면 방문객을 유혹하기 위해 곳곳에 꾸며놓은 고급장식품이 눈길을 끈다. 이들 장식품은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전시용품이 대부분이다. 또 거실과 발코니를 터서 거실을 넓게 보이도록 만든 모델하우스가 대부분이지만 분양가에 웃돈을 붙여야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겉모습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시공이 될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주변환경과 단지배치 체크=마음에 둔 평형의 내부를 보기 전에 먼저 주변현황과 단지 배치도를 확인해야 한다. ‘주변현황도’에는 도로현황·지하철 연계방법, 소음 등을 살펴야 한다. ‘단지배치도’를 통해 단지간 간격과 형태, 방향, 경사도, 출입구의 위치, 주차시설, 놀이터, 상가위치, 분양받고자 하는 평형의 총 가구수와 향·층 등을 점검해 봐야 한다.
◇평형별 가구수·향과 층배치·라인배치·용적률·난방방식·현관구조 확인=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가 많아 좋은 동과 로열층은 대부분 조합원 몫이다. 일반분양분이 어느 동, 어느 층과 라인을 차지하는 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난방방식이 지역난방인지 개별난방인지 중앙난방인지, 현관구조가 계단식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단지 총 대지 면적에 대한 단지내 건물의 연면적비율을 뜻하는‘용적률’은 입주 후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내부평면도 보고 내부구조도 스크린 하라=내부평면도를 보면서 방의 배치가 어떻게 되는지, 방마다 발코니가 설치되는지 등을 확인한다. 가구 구성원에 따라 방의 면적과 배치가 적합한지도 살펴본다. 내부에 들어가면 전체구조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내 체크=주방은 주부가 하루를 보내는 생활공간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꼼꼼히 살펴야 한다. 싱크대 높이가 적당한가, 수납공간은 여유가 있는가, 냉장고 자리가 편리한 위치인가, 식탁놓을 자리는 충분한가, 싱크대 아래 막음판(걸래받이)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지, 주방 동선이 비효율적이지는 않은지 등을 살핀다. 또 위생문제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화장실이나 주방의 냄새가 잘 배출되지 않으면 곤란하다. 화장실은 가급적 외부로 창문이 나 있는 것이 환풍기만 달려 있는것 보다 좋다. 아파트에 살아 본 사람은 위층에서 내려오는 물소리에 잠못 이룬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 내려가는 배관의 재질과 굵기를 확인하고 배관 내부가 나선형으로 되어 있어야 소음이 없다. 또 화장실이나 발코니의 바닥면이 높거나 경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배수가 되지 않는다. 화장실은 미끄러질 위험은 없는지도 살핀다.
방마다 전기, 전화, TV, 케이블 TV선은 있는지 확인한다. 에어컨 전용 콘센트와 물빼기 구멍이 설치돼 있는지, 온도 조절기가 방마다 설치돼 있는지도 확인한다. 거실바닥 마감재는 무엇으로 시공되며 주방 싱크대의 재질은 원목을 사용했는지, 현관바닥이나 벽지의 재질이나 색깔이 난잡하지 않은지, 신발장은 값싼 재질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모델하우스는 조명 하나만으로도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분위기 연출을 위해 전기 소모량을 많이 요구하는 조명은 가정집에선 경제적으로 손해다.
앞으로는 평면설계가 더욱 중요해진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안목치수로 분양하므로 전용면적에 비해 공간이 넓어 보인다. 각 방의 프라이버시가 잘 지켜지도록 설계가 됐는지, 가족 수에 맞는 방수와 연령에 맞는 방 크기가 적당한 지, 외부에서 문을 열면 내부가 완전히 오픈되는 설계는 아닌지 등도 체크할 항목이다.
◇현장답사 반드시=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니다.
반드시 아파트가 건립되는 현장을 답사해야 한다. 현장이 모델하우스와 멀리 떨어져 있다면 일단 현장의 교통사정이 썩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모델하우스와 현장이 멀수록 현장 확인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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