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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어떤 영화 볼까?] 멜로? 팬터지? 무협? 즐거운 고민


“설 연휴를 잡아라!”

설 특수를 노리고 간판을 내건 각 영화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설 연휴의 최대 이슈는 한국영화 ‘이중간첩’과 ‘클래식’, 외국영화 ‘영웅’과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자존심을 건 대결로 압축된다. 지난해말 개봉돼 아직까지도 관객의 시선을 끌고 있는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과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벌이는 막판대결도 볼만한 구경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영웅 VS 캐치 미 이프 유 캔=설 극장가 최대 화제작은 중국 5세대 감독 장이모가 메가폰을 잡은 무협영화 ‘영웅’(배급 코리아픽처스)이다. 지난 24일 모습을 드러낸 ‘영웅’은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69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최대의 티켓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에서도 37.8%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어 ‘영웅’의 흥행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연걸·장만옥·양조위·장쯔이 등 한국관객에게 낯익은 중국 배우들과 할리우드 자본을 끌어들여 제작된 화려한 액션 장면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영웅’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외국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캐치 미 이프 유 캔’(CJ엔터테인먼트). 196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사기꾼 프랭크 에비그네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영화는 2시간20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경쾌한 리듬의 드라마가 관객의 마음을 가볍게 한 것으로 보인다. 날렵한 천재 사기꾼을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어리숙한 FBI 수사관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연기도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간첩 VS 클래식=한국영화 중에서는 한석규가 4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첩보스릴러 ‘이중간첩’(쇼박스)과 30일 개봉하는 곽재용 감독의 신작 멜로영화 ‘클래식’(시네마서비스)이 단연 눈에 띈다. 개봉 첫주 전국관객 43만여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이중간첩’은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드라마에 대한 갈증과 한석규의 밀도있는 연기가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흥행 롱런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중간첩’에 도전장을 내미는 작품은 곽재용 감독이 펼쳐보이는 ‘신(新) 사랑학 개론’이라고 할 수 있는 ‘클래식’. 손예진·조승우·조인성 등 신세대 스타를 캐스팅한 ‘클래식’은 60∼70년대 고전적인 러브스토리와 신세대식 사랑 이야기를 병치시킴으로써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한 편의 멜로영화를 완성해냈다. 드라마 초반부의 재치있는 유머와 세대를 건너 유전되는 사랑의 아픔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밖의 영화들=전국관객 50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시네마서비스)과 전국관객 450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워너브라더스) 등 2편의 팬터지 영화도 이번 연휴 기간 중 만날 수 있다.
개봉 6∼7주째를 맞이한 두 작품은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셈이어서 이번 연휴를 넘기면 이들 영화를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한편,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틈바구니에서 선전했던 2편의 한국영화, ‘색즉시공’(쇼박스)과 ‘품행제로’(청어람)도 막바지 관객몰이에 나선다. 정육면체의 방에서 벌어지는 살인게임을 생중계하는 새로운 개념의 스릴러 ‘큐브2’(시네마서비스), 동양과 서양의 액션을 적당히 버무린 ‘트랜스포터’(20세기폭스코리아), 우디 앨런의 재치가 돋보이는 코미디영화 ‘스몰 타임 크룩스’(하이퍼텍나다) 등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