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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정글, 허브] 신인류 소비공간 ‘허브’, 글로벌마케팅의 나침반


■비즈니스 정글, 허브(스탠 스톨네이커 지음/북스넛)

뉴욕 파리 런던 로스엔젤레스 도쿄 홍콩 시드니 상하이를 이웃처럼 오가며 사는 신인류가 있다. 한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각 지역에서 몇 개월씩 거주하며 세계 곳곳을 떠돌아 다니는 ‘글로벌 유랑민’이 그들이다. 그런데 글로벌 유랑민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가보면 그곳이 바로 문화와 비즈니스의 세계적인 중심도시들임을 금방 알 수 있다.

미디어 기업인 ‘포천’ 그룹의 마케팅 이사로 재직중인 스탠 스톨네이커가 쓴 ‘비즈니스 정글, 허브’(정준희 옮김·북스넛)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한 눈에 읽어낼 수 있는 허브도시와 허브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허브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허브도시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즐기는 글로벌 유랑민들에 속하는 개인들을 추적해 그들의 소비문화와 취향들을 드러냄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어떻게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허브란 중심이 되는 도시와 거기에 살면서 중심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탄생하는 중심적인 비즈니스 성향을 일컫는 말”이라면서 “소비가 날로 고급화되고 있는 21세기에 풍요로운 생활을 맘껏 누리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허브중심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략을 짜기에 앞서 우리는 허브를 허브이게끔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허브는 어느 정도의 덩치를 갖춘 채 무엇인가를 흡수하여 그것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브랜드와 국가간 또는 지역간 거리를 뛰어넘어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사람들이 허브를 오가며 하나의 혼합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바람에 일과 생활간의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여행과 통신이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주는 게 특징.

때문에 각 허브도시들은 성격이 전혀 다른 시장에 불과한 지금까지와는 달리 점차 허브의 ‘정체성’에 의해 점차 하나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만일 도쿄에서 유행한 브랜드는 로스엔젤레스나 상하이, 그리고 런던이나 파리에서도 그대로 유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허브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은 의류업체인 이브생로랑을 비롯해, 필립스, 캘빈 클라인, 나카미치 등. 이브생로랑의 경우 허브지역에만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매출의 대부분이 허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업체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과 서비스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허브 이외의 지역 거주민들은 이브생로랑이 요구하는 프리미엄까지 주면서 사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허브공략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이미 기존의 허브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사례를 살펴보라. 캐빈 클라인의 저가 전략이 실패하고, 이브생로랑의 고가 전략이 성공한 이유를 분석해보라는 것이다.


둘째, 허브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적하는 스타일추적자를 조직에 두라. 스타일추적자는 온-오프라인상에서 허브도시와 허브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적해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일본 도쿄를 그대로 옮겨놓은 영국 샐프리지의 도쿄라이프매장이 그러한 경우다.

셋째, 스팸메일광고보다 네트워크를 통해 입소문에 나서라. 허브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을 때, 또 개인적인 브랜드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때 보다 적극적으로 제품을 선전하고 다닌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를 여행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허브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다른 어떤 마케팅전략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