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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노란물 들것네… 후두둑 터진 봄


남쪽에서 들려오는 봄 소식에 겨우내 움츠렸던 산과 들의 꽃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3월은 여행지 선정에 이만저만 힘든 달이 아니다. 포근한 날씨와 향긋한 봄내음이 느껴져 피크닉을 떠나려면 이를 질투하는 꽃샘추위가 고개를 내밀기 일쑤다. 노랗게 피어나는 산수유 가득한 전남 구례와 환상적인 동굴의 도시 강원 삼척의 환선굴, 서울 근교이면서 드라이브를 겸할 수 있는 다산마을 경기 남양주,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유적지로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월에 가볼만한 곳’이다.

◇전라남도 구례=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빚어내는 풍광 아늑한 곳으로 산수유, 화엄사, 피아골에 자리한 연곡사, 천은사, 매천사 등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특히 3월에는 샛노란 산수유가 도시 구석구석에 피어나 산뜻한 봄나들이 나 온 이들을 향기에 취하게 만든다.

지리산 만복대아래 자리한 위안리, 그 중에서도 상위마을이 산수유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데, 산수유는 2월 중순부터 하나 둘 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피어 마을 전체를 노란 꽃구름으로 뒤덮는다. 산수유는 상위마을 입구의 작은 다리 위로 난 계곡과 뒷산 언덕배기에 집중돼 있다. 반짝거리는 물빛을 배경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노란 꽃이 계곡과 어울려 매우 아름답다. 이 마을에서는 3월21일부터 3일간 ‘산수유축제’가 열려 봄을 알리는 합창제와 산수유 꽃길 거닐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또 구례는 아이들과 온 가족이 자연과 하나 되는 체험여행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황토와 천연염료로 염색해 보기, 야생화 관찰과 무공해채소 수확하기, 고로쇠 약수 맛보기, 판소리 동편제 배워보기, 다도 배우기, 다기 및 토우 만들어보기, 짚신 만들어 보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 남원으로 향하는 17번 국도를 탄 뒤, 임실을 거쳐 남원시 직전에 있는 춘향터널을 지난다. 바로 19번 국도로 갈아탄 다음, 밤재터널을 지난 뒤, 산동면에서 지리산온천랜드(산수유마을)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2km쯤 가면 된다. 서울에서 구례까지는 5시간 정도가 걸린다.

◇강원도 삼척= 얼음이 풀리고 땅속의 벌레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는 봄이다. 삼척의 봄은 바다, 계곡, 산에서 소리없이 찾아온다. ‘동굴의 도시’라 불리는 삼척에서는 환선굴, 관음굴, 큰재세굴 등 6개의 커다란 동굴 탐험이 재미나다. 또 아름다운 덕항산과 산간부락 화전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너와집, 굴피집, 새천년해안도로 등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생명의 세계’라 불리는 환선굴은 삼척10경 중 하나로 오랜 시간에 걸쳐 빚어낸 다른 동굴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삼척시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신기면 대이리쪽으로 28km정도 가다보면 입구가 나온다. 흐르는 물소리를 귓전으로 하고 굴피집과 너와집을 지나 멀리 촛대바위가 눈에 들어올 쯤이면 마음은 어느덧 산맥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듯 하다. 신선교를 지나 철계단을 하나 둘 오르며 흥건히 적신 땀을 바람에 맡기며 들어선 동굴은 신선한 감동을 준다. 얼음석순이 여럿 올라앉아 있고 종유석 도룡뇽모양과 미녀상, 천정에서 빗물처럼 떨어지는 낙수는 폭포와 어우러져 신비스러움을 더한다. 만리장성과 용머리, 사자상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그 모습이 원형과 흡사하다. 동굴 관람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오후 4시 30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입장료 1000원.

*찾아가는길=강릉 초입까지 가면 동해·속초로 빠지는 길을 만난다. 동해·속초 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빠져 고가도로를 타고 넘어가면 동해고속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동해 쪽으로 달리면 된다. 동해고속도로가 끝나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7번 국도로 접어들게 된다. 7번 국도를 계속 달리면 삼척이다.

◇경기남양주 다산 정약용 유적지=양수리에서 팔당댐 방향으로 시원한 강변 드라이브를 즐기며 3km 정도가면 ‘다산 정약용 유적지’를 만난다. 다산유적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목민심서의 구절 하나하나가 새겨져 있는 나무기둥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고, 수원성을 쌓는데 쓰였다는 거중기 모형과 그를 기념하는 기념비 등이 시선을 끈다. 입구에 들어서면 ‘여유당’이라는 현판이 올려져 있는 다산 선생의 생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입구 왼편에 위치한 다산기념관에는 다산의 업적이 그대로 배어있다. 다산의 영정과 함께,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 다산의 실학사상이 담긴 저서와 집필기록, 산수화 등이 전시되어 있고, 수원성을 쌓는 공정을 단축하는데 크게 공헌했다는 거중기와 녹로(도르래)의 모형이 복원돼 당시의 기술수준을 짐작케 한다. 다산기념관 옆에 가까이 있는 다산 문화관은 다산 영상물 및 교육자료를 상영하고 있다.

시대의 모순을 타파하고 새시대 변혁의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던 다산의 정신을 가슴 한켠에 자리해두고 뒷동산으로 걸음을 옮기면 다산의 묘가 있다. 유적지를 나와 밤나무숲을 지나면 팔당호와 맞닿는다. 강변을 따라가는 자갈길을 걸어보는 것도 운치있다. 월요일은 휴무이며, 입장료는 없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찾아가는길=팔당대교를 지나 양평으로 향하는 6번 국도를 타다가 짧은 터널 4개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면 양수리 방면으로 향한다. 다산 정약용 유적지 표지를 보면서 철도 굴다리 밑에서 바로 우회전해 들어간다.

◇경기도 강화유적지=섬이라는 지정학적인 특성으로 수천년을 조국과 운명을 함께 해온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역사의 섬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지만 남아있는 사적지는 다난했던 강화의 역사를 짐작케 해 ‘역사의 달 3월’에 맞춤인 여행지다.

강화의 역사를 총괄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는 강화역사관, 동서고금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강화읍내를 비롯해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인 강화지석묘, 풍물시장, 인삼센터, 화문석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국내 유일의 단군 유적인 첨성단은 강화 최고 산인 마니산을 1시간 남짓 등반해야 닿을 수 있다.

강화의 동남쪽 해안가를 따라 병인양요, 신미양요 때의 전적지를 둘러보다보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켰던 선조들의 얼을 느낄 수 있다.
신미양요 당시의 전적지인 광성보와 병인양요·신미양요 때 가장 치열한 포격전을 치룬 덕진진은 지금은 잘 가꾸어진 공원으로 변했다.

초지대교를 건너기전 근처에 있는 초지진에 들려 포탄흔적이 남아있는 소나무 보는 것도 잊지말자. 선조들의 다사다난 했던 삶의 현장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찾아가는길=김포로 들어가는 48번 국도를 타면 강화읍까지 갈 수 있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