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등산은 7월말∼8월말에만 허락된다. 그외 기간에는 눈이 녹아있지 않아 출입이 통제된다. 시즈오카현 측에서는 해발 2400m까지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데 여기까지 3시간이 소요되고, 그 다음 4시간은 온전히 두발과 팔로 등반해야 한다. 내려오는 길은 좀더 수월해 성인남자의 경우 2시간 정도면 내려올 수 있다.
3일내내 비가 내린다. 현지인들에게는 ‘반가운 봄비’이겠지만 후지산을 온통가린 비구름이 길손에게는 반가울리 없다. 후지산을 오를 수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간직하려 했는데 그것은 고사하고 눈에도 못 담아 가겠다며 일행들 모두 불만이 대단했다.
여행의 마지막날 아침 거짓말처럼 날이 개었다. 창밖으로 하얀 설산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더 없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구름위로 치솟은 흰 봉우리들이 명징한 빛을 발하고 있다. 버스안에서 후지산을 바라보며 달린다는 것은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이다. 멀리서 바라본 후지산은 커다란 콘형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문 모양이다.
후지산 서쪽기슭 아사기리고원에 위치한 둘레 4㎞의 인공호수 타누키호수는 호수면에 비치는 역후지산과 본산이 다이아몬드모양을 만들어 ‘후지다이아몬드’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4월, 8월 중 20일간은 후지산정에 해가 뜨고 질때 다이아몬드가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처럼 보여 더욱 많은 사람이 찾는다. 근처에는 후지산의 생물·나무·돌 등을 전시해 놓은 자연체험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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