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장 시네큐브에서 개봉된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가 16일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는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면 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이드리언 브로디. 그는 ‘빵과 장미’에서 익살스러운 노조운동의 리더로 출연한다.
‘빵과 장미’는 미국의 높은 빌딩에서 일하는 ‘미화원’들이 권익을 찾기위해 투쟁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다소 딱딱한 주제를 쉽게 풀어내기 위해 감독은 밝은 성격의 인물들을 등장시켰다.
맥시코 출신인 마야(파일러 파딜라)는 언니 로사(엘피디아 카릴로)가 있는 L.A로 건너온다. 국경을 넘으면서부터 그녀는 자신을 겁탈하려는 남자들을 재치있게 따돌린다. 언니의 도움으로 건물 청소 용역회사인 엔젤 클리닝사에 취직한 마야는 출근 첫날부터 엘리베이터 버튼을 층마다 누르며 직원들을 골탕먹이는 말괄량이 아가씨다. 열심히 청소를 하던 마야는 경비원에 쫓기는 샘(에이드리언 브로디)을 발견하게 된다. 마야는 그를 커다란 청소함에 숨겨 무사히 그곳을 탈출하도록 도와준다. 샘은 미화원의 권리를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준다. 하지만 샘이 말하는 권익찾기는 당장 ‘짤리면’ 먹고살기 힘든 그들에겐 너무 먼 이야기다.
어려운 형편의 테레사가 해고된 후 미화원들은 점점 동요하기 시작한다. 결국 마야와 샘 일당은 자신들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일하는 건물의 연예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 청소퍼포먼스 벌인다.
유쾌함이 가득하던 영화는 마야와 동료를 배신한 사람이 언니 로사임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다소 어두워진다. 언니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찬 마야에게 로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돈을 벌어야 했던 로사는 창녀로 청춘을 보낸 것이다. 마야의 일자리도 몸을 팔아 얻었다는 로사 앞에서 마야는 오열한다.
이 영화는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유쾌하지만 결코 크게 웃을 수 없는 씁쓸함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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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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