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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세대통합망 구축계획 발표, HFC-xDSL “우리가 적격”


지난 27일 정부의 차세대통합망(NGcN) 구축계획이 발표되자 케이블망(HFC)을 기반으로 한 두루넷, 데이콤, 파워콤 진영과 디지털가입자회선(xDSL)망의 KT진영이 서로 자가망의 차세대망 적합성을 주장하며 융합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보통신시장의 무게중심이 유·무선 통합, 방송·통신 융합을 통한 멀티미디어서비스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경쟁에서 탈락하는 망은 결국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양 진영은 자가망의 강점과 상대방 망의 약점을 강조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NGcN은 융합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차세대 망을 일컫는 말로, 집안까지의 광케이블망(FTTH)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HFC망은 방송에 강하고 데이터통신엔 약한데 비해, DSL은 데이터 통신엔 강하지만 방송엔 약하다. 그러나 당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쪽은 HFC다.

두루넷, 데이콤 등 HFC진영은 “HFC는 방송제공을 기본으로 하는 망이기 때문에 융합서비스에 필요한 450∼500㎒의 속도는 물론 1㎓대 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러나 DSL로는 이러한 속도를 수용할 수 없어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엔 HFC가 단연코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DSL망은 현재 ADSL이 8㎒, VDSL이 20∼50㎒의 속도가 가능하나 VDSL도 거리가 멀어지면 통신품질이 뚝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이를 커버하려면 대용량 스위칭 장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대해 DSL망 사업자인 KT측은 “VDSL로도 융합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는 한편 “HFC망을 인터넷서비스 제공용으로 사용하려면 망 업그레이드와 장비·소프트웨어 구입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하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KT측은 차세대통합망이 어차피 광통신망으로 가야 한다면 중간과정을 거칠 것 없이 바로 광망으로 가는 게 낫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서비스개발 경쟁은 더욱 뜨겁다. 특히 HFC는 방송용으로 쓰이고 있는 외에 데이터 송수신용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이를 이용한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데이콤은 파워콤의 HFC망을 기반으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물론 디지털미디어(DMC), 인터넷전화(VOIP)서비스 등 융합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데이콤은 오는 9월께 PC를 켜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VOIP서비스와 DVD수준의 해상도로 영화, 드라마 등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미디어서비스(DMC)를 번들로 내놓을 계획이다.


KT는 그러나 정부의 통신사업자 규제에 묶여 당장 방송·통신 융합시장에 진출할 수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 대신 KT는 현 설비로 쉽게 서비스할 수 있는 동영상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스카이라이프와의 홈네트워킹 사업,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 진출 등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 등 인구밀집지역은 DSL이, 일반 개인주택지역은 HFC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며 “상당기간 서로 공존하며 발전해야 하는 만큼 선의의 기술경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lim648@fnnews.com 임정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