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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 초밥] 연어살에 치즈· ‘퓨전’을 느낀다


‘이번 주말에는 더위를 피해 시원한 범선을 보며 초밥을 먹어볼까.’

국내서 처음으로 범선 위에 실린 회전초밥이 등장해 미식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의 회전식 초밥과 달리 물 위를 떠다니는 범선에 있는 초밥을 고객이 골라 즐기는 방식으로,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오픈한 ‘동해도’에서 첫선을 보였다.

수산물유통업에 입문, 15년 동안 일식사업을 해온 김상기 대표가 미국 방문 중 아이디어를 얻어 3개월 간의 준비와 노력 끝에 개발해낸 것이다.

80여평의 홀 중앙에 원형으로 자리한 45석의 초밥식탁은 일본 오사카성을 재현했고, 그 곳에 범선 34대가 요리사들이 바로 조리한 초밥(일명 보트 스시)을 싣고 고객의 입맛을 돋우며 달린다. 동해도는 이 범선 위에 전통초밥과 아메리칸초밥을 적절히 조화시켜 고객층을 다양화시켰다.

원래 초밥은 일본을 대표하는 가장 일본적인 음식으로 생선을 소금에 절여 자연 발효시킨 것 또는 식초로 맛을 낸 밥에 어패류 등을 곁들인 요리다. 현재의 초밥 형태는 에도 시대 후기인 1810년 하나야 요헤이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며, 그 당시에도 어패류를 쪄낸 후 덩어리를 쥔 밥 위에 얹어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에도마에 초밥이라고 해 어패류를 즉석에서 밥 위에 얹어 만들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초밥이 만들어졌고 밥 크기가 지금의 2∼3배 이상이 됐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1970년대 후반 일본 요리사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일본초밥을 미국화시킨 요리가 바로 ‘아메리칸초밥’이다. 밥 위에 날것의 생선 및 해산물을 얹는 기존 전통초밥을 탈피, 미국인 입맛에 맞춰 훈제한 생선을 이용하거나 롤타입 등으로 요리해 국제적 요리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며 서울의 대학로와 홍익대 부근, 청담동에서 전문점이 오픈하기도 했다.

동해도의 다카기 마사미 주방장은 흔히 맛볼 수 없는 아메리칸초밥 그중에서도 특히 필라델피아롤과 마카데미아롤, 하우스롤을 추천했다.

필라델피아롤은 연어와 오이, 아보카드를 주재료로 연어와 필라델피아치즈의 고소한 맛과 아보카드의 부드러운 맛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마카데미아롤은 아삭아삭하고 부드러운 마카데미아 콩과 칠리소스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우스롤은 아보카드와 장어가 조화를 이룬 담백한 맛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알맞다.


담백한 전통초밥을 먼저 먹고 다양한 재료로 퓨전화한 아메리칸초밥을 나중에 먹는 것이 좋다. 아메리칸초밥부터 맛보면 전통초밥의 담백한 맛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소주와 청주 등 다양한 주류와 함께 먹으면 더위가 싹 물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lsk239@fnnews.com 이상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