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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2004년 경제전망] 환율하락등 부담…내년 성장률 4.3%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최근 경제동향과 2004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이 2.7%로 하락, 3% 밑으로 떨어지고 내년에도 4.3%에 그쳐 잠재성장률(5%대 초반) 수준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금까지 제시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로 IMF의 4.7%를 비롯해 모건 스탠리는 4.9%, LG경제연구원은 5.1%,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은행(CSFB)은 5.4%로 예측한 바 있다.

연구소는 또 민간 소비의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경기 활성화 정책이 소비를 자극해 올해보다는 개선되겠으나 증가율은 2.9%의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세계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에 따른 투자 증대와 정부의 투자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4.2%가 증가하지만 건설투자 증가율은 주택건설 위축 등으로 3.0%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역흑자 축소 전망=IT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의 상승으로 전체 수출은 8.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에따라 무역수지 흑자가 70억9000만달러 규모로 축소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경상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연구소는 이와함께 서방 선진 7개국(G7) 회담 이후 금융시장의 핵심변수로 떠오른 환율은 내년 달러당 1110원으로 하락하고 여기에 노사불안이나 북핵 등의 불안요안이 가세할 경우 1100원선 밑으로 떨어지는 강세상황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 실업률은 3.0%로 각각 예측했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올해와 내년에 2년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는 것은 지난 7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에도 내수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원화 가치의 급속한 상승으로 성장동력인 수출마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북핵 위기가 고조될 경우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가산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IT산업 회복 기대=산업별로는 휴대폰과 컴퓨터의 대체수요 발생, 반도체의 호조에 따라 IT산업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특히 경기회복과 아테네올림픽 개최 등에 힘입어 가전시장이 디지털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가계부채 누적과 신용 축소, 청년실업 증가 등으로 유통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부통산투기 억제정책에 따른 주택부문의 둔화가 겹쳐 서비스산업은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신차 출시 등으로 내수가 증가세로 전환되나 수출은 올해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는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특히 원화절상과 해외생산을 둘러싼 노사마찰이 수출확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아울러 석유화학은 대중국 수출 증가와 수요산업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했으며 충분한 일감 확보와 중국의 건조능력 증가로 인해 수주량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4%대 성장도 우리 실력에 기인하기보다는 미국 경제와 세계 IT 경기의 회복 등 외부 여건 호조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주요 현안 해결과 함께 정책 리더십 강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