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재발 가능성에 항공업계가 떨고 있다.
사스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에 나타나는 계절성 전염병으로 조만간 중국에서 재발할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문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이미 사스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항공업계는 사스 재발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해결방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4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 싱가포르 항공, 일본항공, 중화항공 등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17개 회원사들은 제주 KAL 호텔에 모여 사스 재발시 입국심사 완화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난 사스 발생때 입국심사가 지나치게 까다로워 승객들이 탑승을 더 꺼렸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제 입국심사 절차를 완화하더라도 항공 수요가 급감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그래서 항공업계는 더 긴장하고 있다.
대한항공 이종희 여객사업 사장은 “사스가 또 발생하면 큰일”이라면서 “가뜩이나 지난 봄 사스로 실적이 저조한 데다 사스가 다시 발생하면 죽으라는 얘기”라며 절박감을 호소했다. 아시아나항공 박찬법 사장은 “사스를 마치 죽을 병 처럼 생각하는 데 조류독감 정도로 봐야 한다”며 “사스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올해 본전은 찾으려고 노력중”이라고 걱정했다.
사스로 인한 항공사들의 실적저하는 외국 항공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캐세이패시픽 필립 첸 부사장은 “사스로 지난 상반기 12억4000만 달러(홍콩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9월들어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 봄에나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항공 하네다 사장도 “사스로 1620억엔의 손실을 입었고 국제선 경우 50% 이상 수익이 감소했다”며 “내년 3월 결산을 해보면 상당한 적자가 발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스가 연내 재발하면 항공업계가 ‘공멸’ 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조성되고 있다”며 “중국 동남아행의 경우 아예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만큼 사스에 따른 손실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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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yqueen@fnnews.com 이경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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