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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양떼 목장] 매에에∼ 구름속 양떼… 이땅엔 평화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초원위로 복실복실한 양떼가 삼삼오오 모여 한가롭게 풀을 뜯는다. 찌를 듯 높은 파란 하늘엔 흰 구름도 쉬어 간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단풍구경에 질렸다면, 강원 횡계 대관령 양떼목장을 찾아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험하기로 소문난 구불구불 대관령 고갯길에 들어서기전, 각오를 다시 다지기 위해 꼭 들리곤 했던 옛대관령휴게소. 지금은 폐쇄되어 허름한 간판만이 남아있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 올라가는 것이 좋겠다. 자칫 지나쳐버릴 정도로 횡한 휴게소 뒷편의 오솔길을 걷다 보면 멀리서 알록달록 울창한 나무들에 가려진 양떼목장이 나온다. 꼭 동화나라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5분여 단풍을 벗삼아 걸어오르다 보면 오른편 언덕에 하얀 나무집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해발 900m에 위치한 20만8000㎡의 넓은 초원에 주인 전영대-이강희씨 부부와 몽실몽실한 양 150여 마리가 더불어 살고 있다.

앞쪽으로 산책로가 보인다. 이곳에는 가이드도, 안내표지판도 따로 없다. ‘매에에’소리나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기만 하면 된다.

잘 가꾸거나 화려하게 치장한 목장이 아닌 약간은 촌티나는 모습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특별한 관람법이나 주의사항도 없다. 그저 자유스럽게 양들의 모습을 보며 도란도란 풀밭을 거닐어 보는게 전부다.

드라마 ‘가을동화’,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촬영지로 소개된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풀밭에 코를 박고 오물오물 식사중인 양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아이들은 숨을 죽이며 쳐다본다.

곳곳에 들풀들이 꽃을 피우고 초지에 제법 굵직한 나무들이 그대로 풍경이 되어 서 있는 자연스러움이 정감있게 느껴진다.

울타리도 그리 높지 않아 월담(?)을 시도해 보는 탐방객들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하지만 워낙 겁이 많은 양들이여서 울타리에 손을 대자마자 양들은 저만치 도망가기 바쁘다.

뒤뚱뒤뚱거리며 도망가는 모습에 실웃음이 절로 나지만 무리하게 �v아간다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양들이 모여 있는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언덕을 가로질러 내려오는데는 약 1시간이 걸린다. 언덕이라고 하지만 경사가 완만하여 피곤이 느껴지지는 않는 길이다. 언덕 위로 올라 횡계 쪽으로 내려다보는 전망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살짝 들뜨게 하면서도 푸근함이 전해지는 느낌, 양떼목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다.

숨을 깊게 들여마신뒤 목장입구를 향해 내려오다보면 오른편 커다란 느티나무에 앙증맞게 매달려 있는 그네를 볼 수 있다. 옆에 놓인 낡은 풍금과 어울려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케 한다. 인근에 사는 신혼부부들의 야외촬영장소로도 인기라 한다.

목장 입구에는 숯불바비큐장이 마련돼 강원도 감자, 옥수수 등을 삶아서 팔기도 한다.
대관령 양떼목장 (033)335-1966

#찾아가는길=양떼목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는 힘들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평창을 지나 횡계IC에서 빠져나온 뒤 바로 나오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7㎞정도 직진하면 지금은 폐쇄된 옛대관령 하행 휴게소가 나온다.이곳에 차를 세우고 뒤편에 난 오솔길로 5분정도 걸어들어가면 목장이 나온다.

횡계/글·사진=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