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둔 매년 이맘때 쯤이면 각종 공연장은 클래식 음악과 함께 겨울을 즐기려는 관객들로 넘쳐난다. 음악·공연업계로서는 크리스마스를 끼고 있는 12월이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최대성수기인 셈이다. 올해도 즐거운 고민에 빠질만큼 풍성한 크리스마스 빅이벤트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만나는 오페라 ‘라보엠’=올 크리스마스 시즌 최대 이슈는 오는 18∼24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르는 대형오페라 ‘라보엠’이다. 지름 40m 규모의 대형 원형무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라보엠’은 1896년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가 내놓은 전4막 오페라.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시인 루돌포, 화가 마르첼로, 음악가 쇼나르, 철학자 코르리네 등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네 사람의 방랑과 우정, 그리고 폐결핵을 앓는 소녀 미미와 루돌포의 슬픈 사랑을 아름답게 그렸다. 작품의 배경이 된 프랑스 파리를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의 샹젤리제 거리’ 분위기로 재현, 관객들에게 푸치니 특유의 서정적인 아리아와 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연출은 지난 9월 프랑스 파리 생드니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된 야외오페라 ‘카르멘’을 총지휘한 베르나르 슈미트가 맡았으며, 소프라노 디미트라 테오도슈(미미 역), 테너 페르난도 델라 모라(로돌포 역) 등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이번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3만∼30만원. (02)521-2716
◇조수미 크리스마스 콘서트=지난 10월 모처럼만의 정통 클래식 독창회로 호평받았던 ‘월드스타’ 조수미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한차례 더 고국을 방문, 화려한 성탄절 무대를 꾸민다. 오는 21일과 24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 ‘조수미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라는 긴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 출신 팝페라 가수 알렉산드로 사피나가 함께 한다. 1부에서는 ‘사운드 오브 뮤직’ ‘포기와 베스’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주요 장면만을 모아 연주하며, 2부에서는 레오나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거리에서’ 등의 주요곡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카치니의 ‘아베마리아’와 ‘오 홀리 나이트’,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등 관객의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연주는 빅토르 조렌코가 지휘하는 우크라이나 팝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조수미는 경희대 공연에 이어 인천 주안 장로교회 부평성전(27일)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31일)에서 한차례씩 더 콘서트를 갖는다. 5만∼16만원. 1588-7890
◇김대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펼치는 성탄음악회는 오는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무대는 예술의전당이 매년 개최하는 기획공연으로 지난 2001년 소프라노 신영옥, 지난해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같은 무대에 선 바 있다.
올해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음악적 깊이와 대중적 인기를 함께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파 음악가. 올 하반기에만 21회의 공연을 갖는 등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왕성한 연주활동을 펼쳐온 그가 올 한해를 정리하는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바흐의 ‘예수는 인류의 기쁨’을 비롯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크리스마스’, 모차르트의 ‘6개의 참회의 엄숙한 저녁기도’,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1번’ 등을 들을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틸만 위크, 기타리스트 장승호 등 유명 연주자들이 특별 출연한다. 1만∼4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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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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