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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시장 호가공백 ‘거래 실종’


오피스빌딩 매매시장도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차가 커, 거래가 끊기는 호가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중소형빌딩뿐만 아니라 경기에 비교적 덜 민감한 대형빌딩도 비슷한 상황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이 극심한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빌딩 매매시장도 거래가 뚝 끊겼다. 특히 중소형빌딩 시장은 새로운 매수자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 대기 매수자들도 경기 상황을 좀 더 기다려 보자며 발을 빼고 있다.

일부 적극적인 매수의사를 보이는 매수자들도 수익성에 비해 빌딩호가가 너무 높아 매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연면적 1100평인 서울 강남 삼성동 W빌딩은 110억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몇달째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어 정확한 임대수익은 알 수 없지만 주변 임대가격을 고려했을 때 매입가 110억원이면 연 5%의 투자수익률도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매수자들은 이 빌딩을 90억원 정도면 매입을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강남 도곡동 G빌딩도 호가공백 5억원을 줄이지 못해 거래가 답보상태다. 연면적 900평인 이 빌딩은 현재 연 6%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매도자는 80억원, 매수자는 75억원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임대수익이 형편없는데 가격만 터무니 없이 높게 부르는 경우도 많다.

4층 규모의 강남 신사동 K빌딩은 65억원에 시장에 나왔다. 투자금액 대비 연 4%의 수익률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도가가 50억원 이하로 떨어져야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중소형빌딩매매 전문업체인 ㈜다임의 홍성호팀장은 “지난 9월 이후 빌딩을 사겠다고 사무실을 찾아오는 매수자가 한명도 없었다”며 “대기 매수자들도 현재 빌딩가격이 너무 높아 매입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0억원대가 넘는 대형빌딩도 거래가 뜸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형빌딩은 주로 외국계 자본이 주로 매입을 하는데 외국계 자본은 철저히 수익성을 따지기 때문에 현재 빌딩가격 수준으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외국계부동산 회사인 CB리처드앨리스 관계자는 “수익성만 맞으면 투자하겠다는 외국계 자본은 많지만 호가공백이 너무 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경기가 호전돼 임대료 상승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거나 빌딩 매도가가 낮아지지 않는 한 거래중단 상황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