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레이더’의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가 이번엔 ‘난민구호자’로 나섰다.
영화 ‘머나먼 사랑’(배급 UIP)은 두 가지 사랑을 담고 있다. 남녀간의 원초적인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그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뻔한 이야기를 강조하는 인간 사랑과 두 남녀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격정적인 사랑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다. 오히려 영화가 끝난 후 북아프리카 사막, 체첸의 눈덮힌 숲 등 영화의 배경을 이룬 풍경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인류애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영국 기아돕기 재단 이사장의 며느리인 사라 조르단(안젤리나 졸리)이 참석한 자선 파티에서 시작된다. 호화로운 자선파티에 난민 어린이 조조와 함께 등장해 자선사업자들을 질타하는 의사 닉 칼라한(클라이브 오웬)을 보고 사라는 눈물을 떨군다. 그들 주위에는 초라한 닉과 조조를 비웃는 사람들 뿐이다. 에티오피아 소년의 참혹한 몰골에 충격을 받은 사라는 자신의 저금을 털어 생필품을 구입한 후 닉이 활동하는 에티오피아 캠프를 찾아간다.
‘버티칼 리미트’ ‘마스크 오브 조로’로 유명한 마틴 캠벨 감독은 전세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난민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북아프리카 사막의 뜨거움, 캐나다의 강추위 등과 싸우며 영화를 제작해야 했다. 또 영양실조에 걸린 아프리카 원주민을 영화에 담을 때는 인권문제가 부각될 것을 고려해 건강한 아이를 모델로 삼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냈다.
부잣집 마나님이 단지 동정심 때문에 난민을 돕는다고 생각한 닉은 사라를 비웃지만 그녀는 고통받는 난민들을 접한 후 UN 산하 국제난민고등판문위원회(UNHCR)에서 일하게 된다.
실제로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에 출연한 후, 세계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로인해 자신이 맡은 역할인 사라가 활동한 UNHCR의 명예대사로 임명됐으며 유엔기자협회에서 ‘세계의 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난민의 모습이 눈에 익을 즈음, 이 영화는 또 하나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간다.
자선파티에서부터 눈을 뗄 수 없었던 닉. 남편과 불화에 시달리던 사라는 자신에게 도움을 청한 닉의 동료를 따라 크메르루즈 치하의 캄보디아 난민 캠프를 찾아간다. 닉과 함께 물자를 수송하며 사랑에 빠진 사라. 하지만 그녀는 일상으로 돌아와 딸을 낳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닉이 체첸에서 활동하다 반군에게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사라는 죽음을 무릅쓰고 그를 찾아 나선다. 2월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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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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