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주말엔 서울 한복판의 명물거리이자 명소인 인사동으로 나들이를 해보자.
인사동은 지금 190여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가히 ‘전시회의 봄’이다. 다양한 미술전시회를 찾아보며 예술의 향기에 젖어보자.
과거 조그만 골동품 골목에 불과하던 인사동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지역이 된지는 그리 오래지 않다. 전통한옥과 옛 골목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도심에서 옛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1999년 12월22일부터 인사동 일대에 건축허가를 제한하고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하여 문화지구로 지정했다.
인사동 골목길은 앞에 걸어오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좁은 골목이 많다. 서까래와 기와를 내보이며 골목에 촘촘히 들어서 있는 한옥들은 고유의 운치마저 더해준다.
민속풍물과 고미술품이 가득 널린 인사동 골목을 거닐며, 갤러리에 들러 전시중인 그림이나 조각작품들을 감상해 보는 것도 생활의 멋이리라. 고풍스런 찻집에서 느긋하게 차 한잔을 즐기는 것도 일상의 여유이자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좋으리라.
목각을 깎는 집, 액자를 만드는 집, 한지와 붓· 벼루·먹을 파는 집들이 봄에는 활기가 넘친다. 화랑에는 예술인들의 그림이 넘쳐난다.
요즘은 날씨도 대체로 맑고 기온도 딱 알맞다. ‘인사동의 봄소식’과 전통의 정취를 느끼다 보면 새로운 생활의 활력도 얻을 수 있겠다.
고서화나 옛자기를 보기 위해 굳이 상점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좋다. 바깥에서 유리를 통해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옛 물건을 바라만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꽃물 배어나는 닥종이로부터 투박한 질그릇까지 옛것을 마음껏 볼 수 있어 좋은 곳이다.
주말에 벌이는 다양한 거리행사도 볼거리다. 아이들과 손잡고 가족나들이를 한다면 더욱 좋을 일이다.
그곳을 찾는 인파에 묻혀 함께 휩쓸리듯 떼밀려 예술의 길을 여기저기 다녀보는 것도 단조로운 일상에서 자그마한 문화적 자극을 느낄 또 하나의 재미가 될듯하다.
좁은 골목 접어들어 ‘귀천’에서 천상병 시인의 시를 음미하기도 하고 풍악소리 울려퍼지는 먹거리집에서 된장에 보리밥 비벼먹는 즐거움도 있다.
골목길 한쪽 공간을 차지한 채 나들이객의 발길을 붙잡는 옛민속용품이나 석물들도 충분한 눈요기가 된다.
티베트의 향로, 남미의 귀고리까지 비집고 들어와 국적불명의 좌판을 벌이는 곳, 인사동은 외국인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이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아 있는 문화이자 박물관같은 곳이다.
3월 한달 서울 전역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는 대략 370여개. 인사동 일대에서만 열리는 190여개의 전시회를 일일이 돌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취향이 맞는 전시회를 골라 몇 군데만 돌아보아도 여유가 생길 듯하다. 발길 닿는대로 보이는 갤러리에 들어가 서양화 한국화 도예전 조각전 설치미술 등을 감상해 보는 ‘문화의 주말’을 가져본다면 잠시라도 복잡한 일상의 고민을 덜어내는 삶의 감미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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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jang@fnnews.com 장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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