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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리모델링 바람 거세다…‘도곡 동신’ 재건축서 전환


공동주택의 리모델링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던 서울 강남의 중층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 전환 ‘1호 사례’로 등장했는가 하면 강남구에 이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서초구 잠원동과 강동구 둔촌동 등지로 리모델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하던 단지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재건축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또한 업체들간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쌍용건설과 동신아파트 리모델링조합측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재건축을 추진해오던 도곡동 동신아파트가 지난 7일 주민총회를 통해 재건축조합을 해산하고 리모델링조합을 출범시켰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참석자의 91%인 330명의 찬성으로 쌍용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마감한 재건축과 리모델링에 대한 사업방식 선택 투표를 한 결과 90%의 찬성으로 리모델링으로 결정된 바 있다.

그동안 재건축의 대안으로서 리모델링이 거론되어 왔으나 실제로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전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78년 474가구로 건립돼 약 26년 된 동신아파트는 내진설계가 적용되고 지하 주차장이 신설되며, 욕실수를 늘리는 등의 공간 재구성을 통해 현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리모델링된다. 특히 지상 주차공간을 최소화하고 녹지 공원을 갖춘 개방형 주택단지로 조성되는 등 공익에도 기여하게 된다.

박윤섭 쌍용건설 리모델링팀장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설계안을 제시하고 주민 의견 수렴 및 건축심의 등을 통해 정확한 평면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공사비는 신축이나 재건축에 비해 20% 가량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용기 동신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은 “내 돈을 들여서라도 오래되고 불편한 집을 고쳐보자는 취지에서 리모델링을 택했다”며 “사업기간이나 공사비면에서도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더 낫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한신 21차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LG건설과 리모델링 사업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단지 25차는 지난 3일 현대산업개발을 리모델링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84년 준공된 단지로 21차는 41평∼45평형 총 108가구, 25차는 35평∼39평형 총 169가구로 각각 구성돼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잠원동 신반포 한신아파트는 1차부터 24차까지를 모두 합하면 총 2만여 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라며 “이 일대에 리모델링 바람이 확산되고 있어 시장선점을 위한 업체간 각축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1차와 25차 외에 13차도 최근 LG건설, 동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리모델링 사업설명회를 갖는 등 리모델링 추진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아파트가 밀집한 잠원동의 초기 리모델링 추진 사례라는 점에서 사업수주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 수주가 주변 단지 수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원동과 더불어 강동구 둔촌동에서도 현대1차아파트가 현대산업개발을 리모델링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리모델링이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대형 고급아파트가 밀집한 용산구 이촌동에서도 최근 현대아파트가 현대건설을 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한데 이어 인근의 골든맨션과 빌라맨션 등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등 리모델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동, 신사동, 일원동 등 강남구에 집중됐던 아파트 리모델링이 주변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각종 규제로 재건축이 매력을 잃으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김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