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빛깔을 띤 국물이 눈에 띈다. 한우 사골뼈를 듬뿍 넣어 장시간 푹 고아낸 뽀얗고 진한 사골 국물이다. 커다란 그릇에 쫄깃한 도가니가 가득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국물과 함께 한입 먹으면 쫀득하고 구수한 도가니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진하면서도 묘한 감칠 맛이 난다.
정성으로 시작해서 정성으로 끝나는 도가니탕. 한여름 무더위에 먹기는 좋지만 이를 만들기까지 많은 땀을 흘려야만 한다. 정성이 그만큼 들어가는 요리다. 적당히 하면 국물맛도 도가니살 맛도 겉돌기 쉽다. 정성으로 만든 도가니탕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일 듯싶다.
도가니는 소의 무릎이나 발목의 연골 주변을 감싸는 특수한 부위로 소 한마리에서 4인분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고기다. 부위에 따라 질감이 달라 입안에 부드럽게 녹아 들거나 살짝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아교 가 주성분이라 삶아내면 투명해진다. 뼈가 약한 노인들이나 성장기 어린이가 섭취하면 영양 보충에 그만이다.
대부분의 한식이 그렇듯 도가니탕 조리법의 핵심은 ‘정성’이다. 우선 한우의 도가니와 사태, 대파를 넣고 끓인 후 마늘, 생강, 무를 넣고 중간 불에서 푹 무르도록 충분히 끓인다. 고기가 연하게 익고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고기를 건져서 한입 크기로 썬 다음, 다진 마늘, 파, 후춧가루, 소금을 고루 묻힌다.
국물은 손이 많이 가더라도 한우 사골로 따로 만들어 내는 것이 포인트. 사골을 맑은 물에 담그었다가 핏물을 빼낸 뒤 끓은 물에서 4∼5시간 고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논현동 아미가 호텔 뷔페식당 패밀리아에서는 세계의 별미들과 함께 여름철 건강 음식으로 ‘도가니탕’을 선보이고 있다. 도가니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시큼한 배추김치, 아삭아삭한 깍두기는 물론 각종 젓갈, 여름 보양식인 장어구이 등 다양한 음식을 내놓고 있다.
이 레스토랑의 윤철우 조리장은 도가니탕은 “구수한 국물과 부드러운 도가니가 어울려 맛이 좋은 데다 영양 보충에도 더 없이 좋은 음식”이라면서 “여름철 보양식으로 최고”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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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h@fnnews.com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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