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카리브 해의 섬들을 취재하기 위해 크루즈 여행이 시작되는 미국의 마이애미로 갔다. 마이애미는 카리브해 크루즈 선착장이 있는 항구도시이자 세계적인 휴양지다. 온난한 기후와 짙푸른 바다, 끝없이 이어지는 흰 모래해변 등이 있어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기 전 짜투리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 곳이었다.
녹청색 바닷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카리브 해의 여러 섬을 돌아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잊지못할 짜릿한 추억을 남긴다. 카리브해에는 수백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는데 짧은 일정에 돌아보려면 크루즈 여행이 가장 적합하다. 이른 아침 크루즈에서 내려 섬들을 보게 되는데 섬마다 독특한 �I물이 있고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 흥미롭다.
크루즈 여행은 수천 명이 승선한 커다란 배안에서 먹고 자고, 위락시설(공연장, 카지노, 갑판 위의 풀장, 헬스센터 등)에서 즐기는 여행이다. 또한 목적지로 가서 새로운 풍물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크루즈는 세계의 이름난 관광지들을 순항하는 여행패턴으로, 운송의 개념과 리조트 호텔의 개념을 합친 것이다. 현재 크루즈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으로는 카리브해, 알래스카, 카나리제도, 에게해, 북유럽, 세계일주 크루즈 등이 있다.
오늘날 크루즈는 과거 부유한 특권계층, 혹은 노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것과는 달리 다양한 계층과 연령을 포괄하고 있으며 선박들은 점차 대형화 추세로 가고 있다. 또한 많은 객실보다는 부대시설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공간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스테이블라이저(크루즈 안정장치)를 갖추고 있어, 보다 안전하고, 롤링(배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있다. 크루즈 선박 역시 승객 운송 수단이 아닌 선상 리조트로서의 기능이 보다 강화되고 있다.
크루즈에서의 식사는 누구에게나 잊지못할 추억을 안긴다. 흑해에서 온 캐비어나, 차게 식힌 파파야 스프, 밤소스를 곁들인 구운 꿩요리와 비프 웰링톤, 베이크트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승객들은 매일 6번에서 9번에 걸친 식사 때마다 즐거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세계적 명성의 요리사들에 의해 준비되고 담담 웨이터에 의해 서브되는 세계 각국의 별미들. 상쾌한 바닷바람이 입맛을 돋우고, 화려한 아이스 카빙과 실버웨어, 크리스탈 제품들이 눈을 즐겁게 하며, 때때로 펼쳐지는 흥겨운 음악과 공연은 정찬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크루즈에서 소비되는 재료의 양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카니발 빅토리호의 경우, 2700여명의 승객과 1100여명의 승무원을 위해, 선박내에 112명의 요리사와 168명의 주방보조 스태프가 일하고 있으며, 1주일에 4만8000여개의 달걀을 소비한다. 매 식사시 1만4000여개의 접시가 사용되며, 20분동안 약 1800개의 앙트레(메인요리)가 준비된다고 한다. 카니발 트라이엄프호의 경우, 7박의 일정동안 약 140만 접시의 요리와 100만잔의 음료과 서빙되며, 요리를 위한 약 5000여종의 재료를 주문한다.
크루즈는 그동안 TV나 영화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었다. 마릴린 먼로 주연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를 비롯하여, 1997년 전세계를 강타한 헐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에 이르기까지 크루즈는 영화속에서도 많은 로맨스를 만들었다.
만약 크루즈 여행으로 가고자하는 지역이 결정되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인기있는 노선일수록, 좋은 객실일수록 빨리 마감될 뿐만 아니라 미리 예약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크루즈 여행에 드는 경비는 일반인들의 예상보다는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요즘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신혼부부나 회사의 포상휴가 등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 크루즈 자료문의 : 크루즈 인터내셔널( TEL : 02-775-0100, http://www.cruise.co.kr)
/ 글 허용선(여행정론 편집위원) yshur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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