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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공사 덤핑수주 왜하나]“무조건 따놓고 보자” 출혈경쟁


건설업체들이 ‘공공공사를 무조건 따놓고 보자’는 배짱수주를 일삼고 있다.

특히 올들어 대형건설업체들까지 출혈수주에 가세하고 있어 그동안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가까스로 마련한 경영안정성을 해치지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에서는 공사 1건에 평균 40개업체가 수주전에 뛰어드는 등 수주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저가낙찰 사례= 올해 최저가낙찰제로 발주된 공사는 예정가격 기준으로 6조8930억원 어치다. 하지만 업체들은 58.5%선인 4조350억원에 덤핑 수주했다.차액 2조8580억원은 건설업체가 손해를 자처한 셈이다.

올해 발주된 공사의 공종별 평균 낙찰률은 ▲건축 72.9%▲공항 61.9%▲도로 54.9%▲발전 80.3%▲수도 55.9%▲저장시설 75.7%▲철도 60.8%▲항만 70.1%등으로 특히 도로와 철도공사의 덤핑수주가 극심하다.

건축부문과 발전부문은 원가 비율이 높아 낙찰률이 높지만 건교부 관계자는 건축은 80%,발전은 85% 이상이 되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로,철도,항만 등도 75%이상이라야 현상유지가 가능하다는 것.

지난 3월 조달청에서 입찰한 3308억8100만원 규모의 경기 성남∼장호원 국도건설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 44.7%인 1477억7400만원에 낙찰받았다. 또 계룡산업개발은 1746억3800만원짜리의 경남 진주시 집현∼유곡 국도우회도로 공사를 47.9%인 838억원에 수주했다.

경남기업은 1463억3700만원 규모의 충북 단양∼가곡 도로공사를 47.8%인 698억9300만원에 저가 수주했다. 경남기업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1140억3700만원규모의 강원 춘천∼동홍천 고속도로 건설공사(1공구)도 50.8%인 580억800만원에 따냈다. 한라건설도 1815억3600만원 규모의 전남 목포시 삼향∼청호 국도 공사를 47.8%인 867억9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대우건설은 전북 순창∼운암 도로확장공사(1434억8200만원)를 역시 50.4%인 723억2200만원에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전철 분당선 서울 왕십리∼선릉복선전철공사를 예정가의 59.3%인 549억5400만원에 따냈다.

이밖에도 SK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 등 내로라하는 건설업체들도 대부분 50∼60%선의 저가수주를 일삼고 있다.

◇정부대책=건교부는 우선 각 공종별 및 공사별 사전입찰자격심사를 대폭 강화해 공사 1건당 입찰 참여업체수를 현재 평균 40개에서 10∼20개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저가낙찰업체에 대한 서울보증 및 건설공제조합의 이행보증서 발급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장기적으로는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관적 심사’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