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가 외국인 주식투자제도 선진화 방안으로 추진중인 ‘개별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상위 5개 증권사 정보 실시간 공개 중지’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실증 분석자료가 나왔다.
외국계 증권사 대량매매정보 공개를 놓고 외국인 투자가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지금처럼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것이 시장의 유동성, 정보 및 분배효율성을 증가시켜 시장의 질적 수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증권연구원 선정훈·한상범 연구위원 및 강대일·이윤재 연구원은 이를 골자로 한 ‘외국계 증권사 대량매매 정보공개 효과 분석’ 보고서를 펴냈다.
조사는 우선 삼성전자 등 상장 28개 종목의 지난해 일중거래자료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 또는 매도 상위 5개 증권사에 포함된 정보가 공개된 이후 활발한 매수·매도호가로 호가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축소,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 매매주문 중 외국인 비중이 70%에 달하고,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보다 우수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어 외국계 증권사 매매정보가 해당 종목에 긍정 또는 부정적 뉴스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 거래가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간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어 펀더멘털에 기초한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짐으로써 주가의 정보 효율성 또한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정보 공개가 개인들의 맹목적 추종매매를 유발해 가격 변동성을 일으키고, 시장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일축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보공개 60분후 동일하게 매수 또는 매도하는 모의실험에서는 모두 플러스 수익을 냈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는 정보보유자로부터 모방자로의 부(富)의 이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선정훈 연구위원은 “연구결과는 시장관리자 입장에서 실시간 거래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들이 증권사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곳은 한국 뿐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내 주식시장이 ▲HTS 발달로 데이트레이딩이 활성화돼 투자판단지표로 실시간 거래정보의 유용성이 높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시장지배력이 높은 점 등 다른 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어 획일적으로 적용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증권거래소 박인석 부이사장보는 “현재 연구기관 2곳에 용역을 위뢰한 상태”라며 “내년 1월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swshin@fnnews.com 신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