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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올드 보이·실미도·말죽거리 잔혹사



▲설 특선 한국영화 ‘올드 보이’ (MBC 9일 오후 9시55분) 츠치야 가론·미네기시 노부아키의 일본만화를 영화화한 2003년도 작품.

영문도 모른 채 무려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나온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 사이의 대결을 그렸다. 제5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하는 오대수. 어느 날, 술이 거나하게 취해 집에 돌아가는 길에 존재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납치, 사설 감금방에 갇히게 된다. 언뜻 보면 싸구려 호텔방을 연상케 하는 감금방. 중국집 군 만두만을 먹으며 8평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텔레비전 보는 게 전부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무렵, 뉴스를 통해 나오는 아내의 살해소식. 게다가 아내의 살인범으로 자신이 지목되고 있음을 알게 된 오대수는 자살을 감행하지만 죽는 것조차 그에겐 용납 되지 않는다.오대수는 복수를 위해 체력단련을 비롯, 자신을 가둘만한 사람들, 사건들을 모조리 기억 속에서 꺼내 ‘악행의 자서전’을 기록한다. 감금 15년을 맞이하는 해, 마침내 사람 몸 하나 빠져나갈 만큼의 탈출구가 생겼을 때, 어이없게도 15년 전 납치됐던 바로 그 장소로 풀려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설 특선 한국영화 ‘실미도’ (MBC 10일 오후 9시40분) 북파 공작을 목적으로 실미도에서 훈련을 받은 특공대원들이 1971년 8월 23일에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2003년도 작품.

북으로 간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인간대접 받을 수 없었던 강인찬 역시 어두운 과거와 함께 뒷골목을 전전하다가 살인미수로 수감된다. 그런 그 앞에 한 군인이 접근, ‘나라를 위해 칼을 잡을 수 있겠냐’는 엉뚱한 제안을 던지곤 그저 살인미수일 뿐인 그에게 사형을 언도한다. 누군가에게 이끌려 사형장으로 향하던 인찬,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은 인천 외딴 부둣가. 그 곳엔 인찬 말고도 상필, 찬석, 원희, 근재 등 시꺼먼 사내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강제 차출된 31명은 북침 공작을 위한 지옥훈련을 받는다.

▲설날 특선대작 ‘말죽거리 잔혹사’(SBS 9일 오후 9시50분) 유하 감독,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주연의 2003년도 작. 1978년 유신말기, 개발 붐에 들어선 강남 말죽거리의 한 남자 고교를 배경으로, 이 학교에 전학온 한 남학생을 통해 학창생활과 우정, 풋사랑, 친구들과의 주먹다툼 등 학원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

현수(권상우 분)는 강남의 정문고로 전학온다. 정문고는 교사들의 강압적인 분위기 외에도 학내 폭력사건으로 악명이 높은 학교. 그 시절 학생들의 우상이었던 이소룡의 팬이라는 이유로 금세 죽고 못사는 친구가 된 모범생 현수와 정문고의 짱인 우식. 그들은 하교길 버스 안에서 당대의 여배우인 올리비아 핫세를 빼닮은 은주를 보고 동시에 반하고, 모범생 현수보다 남자답고 적극적인 우식이 은주와 사귀게 된다.
한편 학교 짱 자리를 놓고 선도부장과 일전을 치르는 우식, 그런데 비열한 선도부장 종훈이 우식을 이기게 되고 결국 우식은 학교를 떠난다. 우식이 없는 학교는 그야말로 선도부장 종훈의 천하다. 친구들에 대한 종훈의 괴롭힘과 교사들의 편애와 폭력이 극에 달하자 마침내 현수는 밤새 쌍절곤을 연습하고, 결국 현수는 종훈과의 맞대결에서 이기지만 그 역시 학교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