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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이수찬 인천 힘찬병원 원장…거동 힘든 관절염환자 위해 전국왕진 나설것



매주 수요일 관절염 전문 인천 힘찬병원에서는 색다른 광경이 벌어진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때나 봤을 법한 머리 크고, 우스꽝스런 호돌이가 어슬렁 어슬렁 병동을 돌아다닌다. 그러다 갑자기 병실로 뛰어들어 환자들의 손을 잡거나 각종 몸짓으로 재롱을 떤다. 신기한 구경에 한참을 배를 잡고 웃던 환자들은 잠시 동안이나마 무릎 통증을 잊는다.

이 병원 이수찬 원장의 호돌이 공연은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다. 이원장은 “웃음이 환자의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논문을 본 적이 있다”며 “관절염 환자들은 통증이 심해 웃을 기회가 별로 없는데 1주일에 한번씩이라도 호돌이 공연을 보면서 크게 웃고 나면 회복에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힘찬병원은 퇴행성관절염 수술로 유명하다. 하루에 대형 수술이 10여건씩 이루어진다. 이 병원 수술실에 들어가면 모든 의료진이 우주복과 똑같이 생긴 수술복을 입고 환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원장은 지난 2000년 10월 가천의대 동인천 길병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내 최초로 멸균 수술복을 도입했다.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할 때 나오는 뼛조각들이 의사의 인체에 닿았다가 환부로 떨어지게 되면 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멸균 수술복을 착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천의대를 떠나 힘찬병원을 개원할 때도 이원장의 ‘우주복 입기’는 계속됐다. 세트당 100만원이나 하는 수술복과 수술마다 10만원 이상 드는 소모품 비용을 모두 병원에서 부담하고 있다. 이같은 이원장의 노력 덕분에 수술시 보통 감염률이 1.7% 정도인 것을 0.55% 수준까지 낮출 수 있었다.

퇴행성관절염은 수술 후에 계속적인 치료와 함께 꾸준한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1년에 한번은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홀로 살거나, 먼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 환자들은 병원 방문이 쉽지 않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원장은 진료실에 앉아 기다리기 보다 직접 찾아 나서는 쪽을 택했다. 지난해 7월에는 1박2일 일정으로 전북과 충청도 지역 왕진을 마쳤다.

이원장은 “마음 같아서는 그간 만나지 못한 환자들을 모두 찾아가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두 지역으로 한정했다”며 “앞으로는 좀더 시스템을 갖춰 전국 왕진길에 오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