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나 고구려사 문제는 영토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죠. 일본과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우리역사를 파괴하고 있다면 우리는 민간 차원에서 해외 젊은이들의 인식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rk of Korea)의 박기태 단장(31·사진)은 ‘사이버 외교 문제 해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크의 활동을 이렇게 설명했다.
반크는 최근 들어 계속되는 일본의 독도 망언,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 한국인의 울분을 자극하는 역사왜곡이 도처에서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부쩍 바빠진 순수 민간 단체이다.
박단장을 포함한 5명의 직원들은 서울 신당동의 사무실에서나 집에서나 한국 역사 왜곡 사례를 찾아내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라고 한다.
반크는 지난해 99년 펜팔을 통해 외국의 학생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박단장이 펜팔 사이트로 출발했으나 펜팔을 하는 과정에서 외국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고치는 일까지 맡게 됐다고 한다.
지난 7년간 반크가 찾아내 고친 해외의 한국 왜곡 사례만 310건이나 된다. 그러나 유엔기구가 ‘일본해’로 표기해 놓았던 ‘동해’를 반크의 지적으로 바로잡았다가 바로 다음날 다시 ‘일본해’로 바꿔놓자 힘이 쑥 빠지는 좌절감을 맛본 적도 있다.
반크는 현재 국내 1만5000명과 해외 3500명의 회원으로부터 받는 회비로 운영된다. 사무실 비용 등을 내고 나면 살림살이가 빠듯하지만 정부의 보조는 한푼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20만 사이버 외교관 양성, 오류시정 프로젝트, 한국홍보망 구축, 전세계 83개와의 자매결연을 통한 한국 바로 알리기 등 9개 사업을 벌이고 있어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은 계량화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반크는 3월부터 주한 미국 대사관의 요청으로 미국 교과서 출판사와 기관들에 한국을 알리고 반크 회원들에게도 미국을 바로 알리는 내용의 연대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을 활용, 일본과 중국 정부의 한국사 왜곡을 압박한다는 장기적 계획인 셈이다.
박단장은 특히 최근 불거진 독도 문제와 관련, “우리 영토이므로 국제분쟁화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처한다는 우리정부의 인식에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과연 이대로 1세기가 지나면 전세계 젊은이들이 독도를 일본땅으로 알고 있을텐데 점유만 하고 있는 것으로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