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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유병용 외환은행 지점장·사진작가…“고객 마케팅 도움 커요”



“사진을 찍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세상 모든 것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게되고 아름다운 것을 찾으려 노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은행원이면서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사진 예찬론’을 펼치는 사람이 있어 눈길을 끈다. 유병용 외환은행 논현동 지점장(53)이 그 주인공.

전남 법성포에서 태어난 유지점장은 초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카메라를 접했다고 한다. 이후 그 마을에 유일하게 있는 집앞의 사진관을 들락거리며 사진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는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71년 외환은행에 입행, 은행업무를 시작했다. 입행 후 첫 월급을 받던 날, 그는 어릴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 충무로에서 ‘CANON DEMIS’하프사이즈 카메라를 사고 취미생활로 사진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유지점장은 단순 취미에 만족하지 않았다. 사진에 푹 빠진 그는 지난 88년 외환은행의 행화인 ‘장미’를 주제로 을지로 본점 로비에서 개인전을 열고 ‘로즈’라는 작품집을 만든데 이어 지난 93년에는 재능대학(옛 대헌전문대학)에서 사진학을 전공했다.

유지점장은 사진의 매력에 대해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실감나는 장면을 사진 한장으로 기록해 놓을 수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사진과 은행업무를 조화시켜 고객들과 직원들에게도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점을 그가 찍은 사진으로 꾸며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고객의 각종기념일이나 거래업체의 이전, 개업식에 화분대신 장미사진 액자를 오래전부터 선물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고객들과 거래업체 최고경영자(CEO)에게 무료로 사진 강의를 하는 것은 물론, 회사 방문 시 CEO의 집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CEO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CEO사진 자료를 모아 ‘내가 만난 CEO’라는 사진전도 가질 계획이다.

그의 사진소재는 생활주변에 있다.
도시의 벽을 주로 사진에 담아 ‘벽의 표정’이라는 주제로만 두번의 전시회를 가졌고 요즘에는 각 포구를 돌아다니며 포구의 모습을 틈나는 대로 찍고 있다. 또 하나 새로 시작한 테마는 서울의 젖줄 한강이다.

유지점장은 “사진은 은퇴가 없고 나이가 먹으면 오히려 더욱 성숙하게 표현할 수 있다”며 “늘 현장에 남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