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보안업계에서 안철수연구소와 양대산맥을 이뤘던 하우리가 지난 22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8년 맨주먹 하나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전문회사인 하우리를 창업한 이래 기록적인 성장과정을 거치며 한때 ‘벤처신화의 주역’으로 불렸던 권석철 사장도 이에 책임을 지고 23일 김정호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주고 창업 7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서는 하우리가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이유에 대해 권사장이 지난해 코웰시스넷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다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이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권사장은 지난해말 충북 청주 소재 영화관을 130억원에 매입, 극장에서 나온 수익으로 보안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으나 업계와 투자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현재 권사장의 회사 지분은 5.6%대로 명목상 최대주주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감안할 때 채권담보나 가압류로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한편 하우리측은 어떻게든 퇴출만큼은 최대한 막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22일 삼일회계법인의 회계감사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과 함께 재감사를 요구했으며, 증권선물거래소를 상대로 ‘주권상장폐지금지가처분신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보안업계는 이미 적지 않은 인력들이 회사를 빠져나간데다 실추된 회사 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회생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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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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