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는 국내외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발표가 지난주 하락세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다.
주중 미국 물가지수를 비롯해 인텔 등 해외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미국 증시의 하방경직성 확보와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는 환율과 국제유가가 더 이상의 하락을 막아 줄 버팀목으로 작용할 듯 보인다.
국내 증시는 LG전자와 삼성SDI로 이어지는 실적발표가 고비다. 1·4분기 저점론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니만큼 이들 두 업체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지 않을 경우 하락세를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주 증시는 주초반 지난주의 하락세를 완만하게 이어가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재상승을 시도하는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시장=지난주 코스피시장은 삼성전자 실적발표라는 터닝포인트를 허무하게 잃어버려 5일 연속 하락했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하고 외국인들의 포지션이 불명확한 가운데 당분간 추세전환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수하락을 주도했던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물이 계속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리라 예상하기는 어렵고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여전히 긍정적인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수 추가하락보다는 완만한 조정과 함께 920∼930선의 저항선을 기반으로 향후 방향설정 모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주초반 지난주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IT업종 실적에 대한 실망은 이미 증시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기 때문에 주후반에는 조심스런 상승전환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승기점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와 국내 IT기업 실적발표가 될 것으로 지적됐다.
외국인들은 다음달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계속 뚜렷한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세계증시가 워낙 안좋아 당분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FOMC의 결정이 예상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경우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유입을 예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T업종이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내수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실적호전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는 내수주가 IT업종의 주도력 상실 시기에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지난주 코스닥시장은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으로 450선이 무너졌다. 주초 463.85로 시작한 코스닥시장은 전주보다 14.82(3.19%) 하락한 449.08로 마감했다.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실망이 코스닥시장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다.
‘어닝 쇼크’에다 지난 주말 미국증시 하락까지 가세해 이번주에도 코스닥지수는 쉽사리 반등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들이 소폭이나마 매수세를 유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기관이 매수로 돌아서는 시점에 지수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달 말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발주와 우량기업들의 실적발표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대우증권 신동민 선임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주가가 견조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시장의 하방경직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IT 관련 신규상장 종목군과 턴어라운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셋톱박스 대표주에 대한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선물시장=이번주 선물시장은 기업실적 및 국내외 경기지표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약세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4일 옵션만기일 이후 6월물 지수가 시장베이시스 악화와 함께 추가 하락한 점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외국인투자가도 옵션만기일 대규모 선물 매도로 6월물에 대한 누적포지션을 매도로 전환시켰고 시장베이시스가 0.3∼0.6포인트 박스권을 하향돌파하고 있는 등 부담이 쌓이고 있다.
선물전문가들은 만기일 이후 지수가 하락한 만큼 향후 약세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덱스펀드의 현·선물 교체가 지난 3월 트리플위칭데이 매수 금액을 감안하면 추가저인 프로그램 매도에 대한 부담감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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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ooq@fnnews.com 박치우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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