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휴보’와 정보통신부의 ‘마루’가 17일 첫 만남을 가졌다.
휴보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기계공학과 교수(51)는 “지난 2002년 휴보 개발에 착수할 당시만 해도 정부, 학계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청난 비용과 시간 때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3년 만에 휴보는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일본 휴모노이드 로봇 ‘아시모’의 85%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휴보는 120㎝의 키에 몸무게 55㎏으로 한시간에 1.2㎞를 걸을 수 있다. 아시모(26개)보다 월등히 많은 41개의 모터가 동시에 움직이는 덕분에 휴보는 수화가 가능할 만큼 사람의 움직임과 흡사한 모습을 보였다. 음성을 인식하고 말을 할 수 있으며 두 눈이 따로 움직이는 비전(Vision)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오교수는 “2002년에 교육부의 KAIST 지원자금 5000만원과 과학기술부 산하 우수연구센터 자금 3000만원을 가지고 ‘KHR-1(카이스트 휴머로이드 로봇-1)’ 프로젝트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1년 정도 걸려 걷는 직전 단계까지 갔을 때 주변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KAIST 기관 고유사업으로 채택돼 1억2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휴보의 전신인 ‘KHR-2’가 개발됐으며 이때부터 전신 설계에 착수, 지난해 산자부로부터 5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지금의 휴보 모습을 갖춘 ‘KHR-3’을 완성했다.
오교수는 “앞으로 휴보가 자연스럽게 걷고 뛰고 층계를 오르는 한편 60㎏ 정도의 사람을 업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면서 “이를 위해서 정부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로봇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참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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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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