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골퍼들에게 심미적으로 가장 즐거움을 주는 대표적인 코스다.”
지난주 브리티시오픈 고별 무대를 펼친 ‘황금곰’ 잭 니클로스가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 있는 ‘키엘레 코스’를 가리켜 한 말이다.
‘알로하’의 섬 하와이는 지구의 낙원이자 세계 가장 라운드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빅 아일랜드, 마우이, 몰로카이, 오하우, 카우아이 등 8개의 큰 섬과 100여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미국여자프골프협회(LPGA) 투어 대회는 하와이를 시작으로 1년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PGA와 LPGA 투어 개막전을 비롯해 각종 대회가 열리는 시기를 특별히 ‘알로하 시즌’이라 부른다.
하와이의 골프장 중 카우아이 섬의 리조트 코스는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멀리 보이는 쪽빛 바다와 절벽에 부딪쳐 부서지는 하얀 포말, 그리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해풍 속에서 즐기는 라운드는 골퍼라면 한번쯤은 경험하고픈 희열이 아닐 수 없다.
카우아이 섬에 있는 골프장은 공항 근처의 라군 리조트, 섬 북부의 프린스빌, 그리고 섬 남부의 포이푸 등 크게 3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지역 구분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섬의 어느 호텔에 묵더라도 30분 이내에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후에 공항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라군 리조트는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키엘레와 라군 2개 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리조트 오너인 크리스 헴미터는 골프장을 건설할 당시 니클로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돈은 얼마가 들더라도 신경쓰지 마십시오. 세계 최고의 골프장이라면 그걸로 족합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골프 코스를 만들겠다는 니클로스의 신념은 키엘레 코스를 세계의 명문 코스 반열에 올려놨다. 실제로 이곳은 미국 골프 전문지 골프매거진과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하는 세계 명문 코스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형의 기복도 심하고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사이에 해안 절벽이나 해저드가 있어 다소 어렵다는 평가다. 바람, 물, 계곡, 바다를 조화시켰기 때문에 그린을 공략할 때는 이 모든 걸 감안하고 샷을 날려야 한다.
키엘레 코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18번홀(파4)은 이곳의 명홀로, 페어웨이 왼편으로는 연못이 그린 앞까지 이어져 있다. 티샷을 정확하게 날리지 못하면 홀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샷을 날리다보면 워터해저드가 볼을 삼키기 일쑤다. 18홀 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 카드를 보면 역시 난코스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17번홀 연못가에 있는 원형건물에서는 가끔 깔끔한 양복을 차려 입은 일단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더할수 없는 감동을 주기 위한 웨딩홀이다.
섬 북쪽으로 가면 골프 설계의 세계적인 거장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프린스빌 리조트다.
27홀 규모의 골프장은 전체적으로 유럽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오션과 레이크 코스는 지난 91년 완공되었고 우즈 코스는 2년 뒤인 93년 오픈했다.
하와이에서 골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염두해 둬야 한다. 먼저 바람을 이해해야 한다. 시시때때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변하기 때문에 클럽 선택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뒷바람일 경우에는 2∼3 클럽 짧게 잡아야 할 경우도 많다. 반면 앞바람일 때는 2∼3 클럽 길게 잡아도 그린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샷을 하기 전 야자나무 맨 꼭대기 잎의 흔들림을 참조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하와이는 잘 알다시피 화산섬.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금방 배수가 된다. 따라서 그린이 딱딱하고 메말라 있어 홀을 직접 공략하기 보다는 10∼20m 정도 앞에 볼을 떨구는 게 현명하다. 또 모든 잔디는 바다를 향해 누워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스코어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곳은 다름 아닌 ‘지상의 낙원’이기 때문이다.
▲카우아이 여행 메모
교통=알로하 에어라인(AQ)이 호놀룰루에서 카우아이 섬의 리후에 공항 사이를 하루 25회 정도 오간다. 마우이 섬의 카훌루이에서는 22편 정도가 운항한다.
렌터카=공항 로비를 나와 길을 건너면 렌터가 회사의 카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내까지 버스가 운항하지만 배차 시간도 1∼2시간에 달해 택시나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주요 관광지=킬라우에아 등대, 고사리 동굴, 트리 터널, 나팔리 해안, 하나페페강, 하날레이, 포이푸 비치, 스파우팅 혼, 와이메아 캐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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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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